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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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1화 혁신의 문 건담 00(더블오)

최종화를 4화 남겨두고 히어로와 히로인의 역할 강조 및 캐릭터 정리로 압축된 이번 화였습니다. 우선 간단히 짚고 넘어가면, 히로인 마리나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최종전을 평화로 승화시키며 마무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마리나의 노래를 라디오 방송하는, 카탈론과는 별개로 보이는 조직이 어디에서 어떻게 도망다니기 바쁜 마리나의 노래(마리나가 자작곡을 어린이들과 함께 스튜디오 같은 곳에서 녹음을 의식하고 불렀을 리 없으니 상당히 어색한 설정입니다.)를 입수하여, 연방정부의 삼엄한 언론 통제를 뚫고 방송하는지 알 수 없으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민메이 어택을 방불케 하는 결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건담 시리즈 사상 가장 감성적이며 여성적인 결말이 될 텐데, 개연성이나 사실성과는 거리가 먼 엔딩이 될 것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시드’(이하 ‘시드)와 ‘기동전사 건담 시드 데스티니’에서 가희 라크스도 해내지 못한 것을 마리나는 해내는 셈이니 미미한 히로인이라는 오명을 벗을 기회입니다. 제22화에서는 마리나가 처음으로 우주에 올라오는데, 노래를 부르기 위한 포석으로 예상됩니다.

홍롱과 왕 류민, 그리고 네나를 한꺼번에 정리했습니다. 왕 류민에 대한 네나의 불만은 자주 암시되던 것이었으나, 홍롱의 무능함으로 인해 왕 류민이 가문을 물려받았다는 설정은 처음 언급된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남매라는 사실은 2기 제6화 ‘상흔’에서 이미 암시되었으나, 왜 두 사람이 주종관계가 되었는지는 최후를 앞두고 처음 언급된 것이라 허겁지겁 튀어나온 설정이었습니다. 네나의 배후에는 리제네가 있는데, 리제네 역시 리본즈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을 테니 비참한 최후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네나에게 복수한 루이스는 유아기로 퇴행이라도 한 것처럼 즐거워하는데, ‘기동전사 Z건담’ 제50화 ‘우주를 달린다’에서 시로코의 디 오를 격파하고 정신이 붕괴된 카미유를 연상시키는 장면이었습니다. MA에서 MS로 변형한 레그넌트는 의외였지만, 지근거리에서 빔을 저격해 네나를 죽이는 장면은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 제13화 ‘휘몰아치는 태풍’에서 코우가 덴드로비움의 주포로 시마의 거베라 테트라를 산산조각 낸 연출과 유사합니다. 복수를 달성한 루이스에게 남은 과제는 없으니, 사지와의 결말이 남았을 뿐입니다.

이번 화의 가장 큰 변화는 이노베이터로 진화하는 세츠나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악과 증오를 한 몸에 지면서도 담담한 표정으로 평정심을 잃지 않는 세츠나였는데, 리본즈를 비롯해 인위적으로 창조된 이노베이터가 강화인간을 의미한다면, 더블오에 의해 자연스레 이노베이터로 진화하는 세츠나는 뉴타입에 비견된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츠나의 진화는 뉴타입보다는 ‘시드’에서 키라의 시드에 더 가깝습니다. 인류 전체가 세츠나처럼 진화, 각성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통해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의 뉴타입론과 유사한 전개 방식을 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뉴타입이 인간적인 감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감정을 잃어가고 있는 세츠나와는 다르며, 세츠나는 오히려 불살생의 길로 들어선 키라와 닮아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평정심을 추구하며 감정을 상실하는 것은,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최종화를 앞두고 손쉬운 전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지만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어렵게 만드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한편, 라일은 세츠나에게 스스로 마이스터로서 실격임을 인정하면서도 등 뒤에 총을 겨누며 불만을 완전히 삭히지는 못한 모습인데, 솔레스탈 빙에 적응하지 못한 라일이 돌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소마와의 관계를 제외하면 존재의의조차 미미한 알렐루야와, 전사한 어뉴를 제외하고는 다른 멤버들과 인간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 라일 역시 겉돌고 있는데, 이것은 알렐루야와 라일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진의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의 깊이가 부족하며 전쟁을 개인적인 차원으로 해석하는데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1기에서의 알렐루야와 스메라기의 술친구 관계나, 이번 화에 언급된 라일의 닐에 대한 열등감과 같은 소재를 파고들었다면,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는 보다 깊이 있는 작품이 되었을 텐데,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더욱 겉돌고 있는 것은 상처 입은 맨 언굴을 처음 드러낸 그레이엄입니다. 그레이엄은 자신이 이처럼 된 것은 모두 세츠나와 솔레스탈 빙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순전히 남 탓을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1기에서 자부심과 카리스마 넘쳤던 그레이엄은 온데 간데 없고, 개인적인 원한을 해소하는데 진력하기 위해 이노베이터에 복종했다는 미스터 부시도 역시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1기 제25화 ‘세츠나’에서 엉뚱한 순간에 튀어나온 이후 그레이엄은 내내 겉돌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레이엄에게는 ‘신기동전기 건담W’의 젝스 마키스로의 방향 전환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화에서 생략했던 더블오의 출격이 이번 화에서 회상 형식으로 삽입되었는데, 어뉴의 죽음을 극적이며 집중적으로 조명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멋진 연출이 가능했던 장면을 포기하고 회상 형식으로 삽입하니 김빠진 맥주 신세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1기 각화 리뷰 바로 가기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화 천사 강림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화 트윈 드라이브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3화 알렐루야 탈환 작전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4화 싸우는 이유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5화 고국 불타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6화 상흔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7화 재회와 이별과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8화 무구한 일그러짐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9화 지울 수 없는 과거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0화 하늘의 빛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1화 더블오의 목소리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2화 우주에서 기다리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3화 메멘토 모리 공략전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4화 노래가 들린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5화 반항의 개가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6화 비극으로의 서장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7화 흩어져 가는 빛 속에서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8화 교차하는 마음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9화 이노베이터의 그림자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0화 어뉴 리턴

덧글

  • 오렌지대좌 2009/03/02 09:06 #

    화수부족이라는 게 절절히 느껴지는 화였달까요...어쨌거나 제작진 벌써 네나를 죽이다니!! 안돼!! 네나를 됼려주세요!!
  • 나르사스 2009/03/02 09:39 #

    정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죠. 1기는 지루하게 끌다가 잘나가더니 2기는 중간들어 김빠진 맥주라니... 정말 산으로 가는 배에 탄 느낌입니다.
  • Hineo 2009/03/02 09:51 #

    제가 더블오를 좋게 보고는 있지만... 이번화에서 나온 왕류밍의 동기는 정말로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렇게 보여줄거라면 차라리 안 보여주는게 더 낫죠. 아니면 외전에 집어넣던가.(의문을 가질 요소긴 하나 본편에 가볍게 집어넣을 정도는 아닙니다)

    이번화에서 세츠나는 이번화를 기점으로 바뀐 느낌이 드는데, 지적하신 것과는 다르게 사지와의 대화때는 좀 더 '나긋나긋'해졌습니다.(연기톤이 이전의 세츠나와는 좀 다릅니다) 이 부분에선 오히려 '감정을 가졌다'라고 보는 편이 더 좋을듯. 디제님께서 지적하신 것은 그라함과의 대결에서 유사 NT체험을 할때 나타난 태도로 이때 세츠나는 명백히 감정이 없어진 이노베이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쪽이든 이번화에서 뜬금없이 바뀌었다는데 조금 걸리지만, S.E.E.D 능력과는 조금 다르다고 보여집니다.(물론 NT와는 명백히 말해 다르죠)

    그라함은 이번화에서 겉돌고 있지 않고, 오히려 이번화에서 한 축이 되고 있습니다만 이게 아무래도 마지막 불꽃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그라함은 퍼스트 시즌때부터 '변했으니까요.' 사실 이미 퍼스트 시즌 최종화때부터 그 조짐이 보이긴 했습니다만 제작진의 멋진 패착(...)으로 그게 제대로 조명되지 않은 탓이 좀 큽니다. 그 마지막 대결이 제대로 조명되었다면 그라함이 결코 '겉돈다'라는 이야기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젝스가 될 가능성은 확실히 있겠군요.(근데 얘가 젝스가 될까...)

    지난화에서 나오지 않은 더블오의 이노베이터 요격 장면은 명백히 말해 '일부러 이번화에 넣으려고 빼놓은듯한' 인상이 강했습니다. 리바이브의 대사가 그것을 증명하죠. 결국 세츠나의 이노베이터화 떡밥으로 쓰이긴 했습니다만.(사실 그때 당시 대화 주체가 리바이브와 힐링이고, 주제가 세츠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회상 장면에서 아뉴의 비극을 조명한다는 것은 오히려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차라리 라일이 세츠나를 향해 총을 겨누는 장면이 몇 배는 더 아뉴의 비극을 조명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 엑스프림 2009/03/02 11:02 #

    저도 마리나가 어떻게 녹음해서 라디오로 방송하는지 궁금했었는데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는 남자 목소리더군요. 아마 우연히 마리나의 노래를 들은 누군가가 감동을 받아 아이들과 녹음해서 라디오로 흘려보내고 있다는 설정 같습니다. 크라우스의 대사로 봐도 카탈론과는 상관 없는 듯하고 말이죠. 그런데 엔딩 스탭롤에는 아무런 언급도 없지 말입니다;;
  • 열혈 2009/03/03 18:02 #

    가베라테트라를 박살낸 연출하고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선 빔이 결정타였는데... 코우 놈은 주포찌르기로 결정타를 먹여서 그냥 버려도 저세상에 갈걸 포신에 무리가 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쓸데없고 잔인하게 메가입자포를 쏴버리는 잔인성을 보여준 듯한... 곰 대령님부터 시작해서 주요인물들이 너무 허무하게 가는 건 많이 거슬리는군요. 잘 끝맺음을 할 수 있으려나...
  • dieskau 2009/03/04 14:25 #

    1. 1기에서의 알렐루야와 스메라기의 술친구 관계나, 이번 화에 언급된 라일의 닐에 대한 열등감과 같은 소재를 파고들었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되었어도 결국은 개인적인 해석의 차원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죠^^

    2. 더블오는 이미 구도가... '기계가 그 동료(내지는 수하) 기계와 함께 인류를 골라낸 후 선택된 종자들을 기계화시키려는' 구도입니다... 더구나 그런 구도가 형성된지 시간이 꽤 됐습니다... 기존의 건담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요컨대 더블오를 평가할 때는 진영간의 대립이라는 요소를 많이 걷어내야 합니다... 특히 그 요소를 의도적으로 억제시킨 2시즌은...

    시드와의 경우와는 다릅니다... 시드는 진영간 대립을 계속 끌고 가다가 실패한 케이스고... 더블오는 아예 중심에서 벗겨내 버린 케이습니다... 2시즌에서는 제작진이 그 점에 별 관심이 없어요... 바로 그 점 때문에 더블오는 적어도 우주세기 팬들에게는 시드보다 더 크게 얻어맞을 지도 모릅니다...

    건담의 전통에 어긋난다는 악평은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 이 시점에서도 가능하지만 이야기 그 자체로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4화가 남았는데도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는 완벽하게 오리무중이라고 보여집니다

    제작진은 아주 현실적인 배경으로부터 시작해서... 극도로 천천히 그 반대쪽으로 이끌었고... 지금은 그 어떤 건담보다 판타지적 요소가 도입된 편입니다(이 과정에서 리본즈가 정말 큰 역할을 했죠)... 과연 결말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기왕에 이 쪽으로 이끌었으니 현실을 위주로 하면서도 판타지적인 면이 일부나마 연결된 결말이 났으면 좋겠습니다...
  • SAGA 2009/03/05 22:33 #

    생각했던 것보다 왕류밍과 홍롱의 퇴장이 너무 어이없었고 더더욱 어이없었던 건 왕류밍의 세계를 변혁시키려는 이유...... 였지요. ㅡㅡ;;; 뭐, 10대의 삐뚤어진 마음이야 뭘 생각못하겠습니까만은...... 그래도 좀 허무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

    그리고 네나의 최후는 더 어이가 없더군요. 아니 다른 캐릭터들은 4년 동안 각자의 건담이나 모빌슈츠들을 업그레이드 시켜왔는데...... 제가 제대로 봤는진 모르겠습니다만 네나의 쓰로네는 4년 전 모습 그대로인 거 같더군요. ㅡㅡ;;; 4년전 세츠나의 엑시아를 구했을 때의 압도적인 능력을 자랑하던 네나의 쓰로네가 참 어이없이 루이스에게 당해버려서 더더욱 허무해졌다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괜찮았던 건 라일의 연약함과 루이스의 허무한 복수였습니다.
  • 인민해방군 2010/11/05 19:37 #

    소설에서는 시린이 클라우스의 아이를 임신한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TV판에는 그런 소리는 없으나, 시린이 평소에 즐겨입는 검정색 쫄티에 건빵바지를 버리고 임부복 같은것을 입은것으로 보아 사실 같은데 왜 설명이 없는거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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