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화를 4화 남겨두고 히어로와 히로인의 역할 강조 및 캐릭터 정리로 압축된 이번 화였습니다. 우선 간단히 짚고 넘어가면, 히로인 마리나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최종전을 평화로 승화시키며 마무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마리나의 노래를 라디오 방송하는, 카탈론과는 별개로 보이는 조직이 어디에서 어떻게 도망다니기 바쁜 마리나의 노래(마리나가 자작곡을 어린이들과 함께 스튜디오 같은 곳에서 녹음을 의식하고 불렀을 리 없으니 상당히 어색한 설정입니다.)를 입수하여, 연방정부의 삼엄한 언론 통제를 뚫고 방송하는지 알 수 없으나, ‘초시공요새 마크로스’의 민메이 어택을 방불케 하는 결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건담 시리즈 사상 가장 감성적이며 여성적인 결말이 될 텐데, 개연성이나 사실성과는 거리가 먼 엔딩이 될 것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시드’(이하 ‘시드)와 ‘기동전사 건담 시드 데스티니’에서 가희 라크스도 해내지 못한 것을 마리나는 해내는 셈이니 미미한 히로인이라는 오명을 벗을 기회입니다. 제22화에서는 마리나가 처음으로 우주에 올라오는데, 노래를 부르기 위한 포석으로 예상됩니다.
홍롱과 왕 류민, 그리고 네나를 한꺼번에 정리했습니다. 왕 류민에 대한 네나의 불만은 자주 암시되던 것이었으나, 홍롱의 무능함으로 인해 왕 류민이 가문을 물려받았다는 설정은 처음 언급된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남매라는 사실은 2기 제6화 ‘상흔’에서 이미 암시되었으나, 왜 두 사람이 주종관계가 되었는지는 최후를 앞두고 처음 언급된 것이라 허겁지겁 튀어나온 설정이었습니다. 네나의 배후에는 리제네가 있는데, 리제네 역시 리본즈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을 테니 비참한 최후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네나에게 복수한 루이스는 유아기로 퇴행이라도 한 것처럼 즐거워하는데, ‘기동전사 Z건담’ 제50화 ‘우주를 달린다’에서 시로코의 디 오를 격파하고 정신이 붕괴된 카미유를 연상시키는 장면이었습니다. MA에서 MS로 변형한 레그넌트는 의외였지만, 지근거리에서 빔을 저격해 네나를 죽이는 장면은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 제13화 ‘휘몰아치는 태풍’에서 코우가 덴드로비움의 주포로 시마의 거베라 테트라를 산산조각 낸 연출과 유사합니다. 복수를 달성한 루이스에게 남은 과제는 없으니, 사지와의 결말이 남았을 뿐입니다.
이번 화의 가장 큰 변화는 이노베이터로 진화하는 세츠나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악과 증오를 한 몸에 지면서도 담담한 표정으로 평정심을 잃지 않는 세츠나였는데, 리본즈를 비롯해 인위적으로 창조된 이노베이터가 강화인간을 의미한다면, 더블오에 의해 자연스레 이노베이터로 진화하는 세츠나는 뉴타입에 비견된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츠나의 진화는 뉴타입보다는 ‘시드’에서 키라의 시드에 더 가깝습니다. 인류 전체가 세츠나처럼 진화, 각성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통해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의 뉴타입론과 유사한 전개 방식을 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뉴타입이 인간적인 감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감정을 잃어가고 있는 세츠나와는 다르며, 세츠나는 오히려 불살생의 길로 들어선 키라와 닮아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평정심을 추구하며 감정을 상실하는 것은,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최종화를 앞두고 손쉬운 전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지만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어렵게 만드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한편, 라일은 세츠나에게 스스로 마이스터로서 실격임을 인정하면서도 등 뒤에 총을 겨누며 불만을 완전히 삭히지는 못한 모습인데, 솔레스탈 빙에 적응하지 못한 라일이 돌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소마와의 관계를 제외하면 존재의의조차 미미한 알렐루야와, 전사한 어뉴를 제외하고는 다른 멤버들과 인간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 라일 역시 겉돌고 있는데, 이것은 알렐루야와 라일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진의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의 깊이가 부족하며 전쟁을 개인적인 차원으로 해석하는데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1기에서의 알렐루야와 스메라기의 술친구 관계나, 이번 화에 언급된 라일의 닐에 대한 열등감과 같은 소재를 파고들었다면,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는 보다 깊이 있는 작품이 되었을 텐데,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더욱 겉돌고 있는 것은 상처 입은 맨 언굴을 처음 드러낸 그레이엄입니다. 그레이엄은 자신이 이처럼 된 것은 모두 세츠나와 솔레스탈 빙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순전히 남 탓을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1기에서 자부심과 카리스마 넘쳤던 그레이엄은 온데 간데 없고, 개인적인 원한을 해소하는데 진력하기 위해 이노베이터에 복종했다는 미스터 부시도 역시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1기 제25화 ‘세츠나’에서 엉뚱한 순간에 튀어나온 이후 그레이엄은 내내 겉돌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레이엄에게는 ‘신기동전기 건담W’의 젝스 마키스로의 방향 전환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화에서 생략했던 더블오의 출격이 이번 화에서 회상 형식으로 삽입되었는데, 어뉴의 죽음을 극적이며 집중적으로 조명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멋진 연출이 가능했던 장면을 포기하고 회상 형식으로 삽입하니 김빠진 맥주 신세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1기 각화 리뷰 바로 가기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화 천사 강림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화 트윈 드라이브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3화 알렐루야 탈환 작전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4화 싸우는 이유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5화 고국 불타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6화 상흔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7화 재회와 이별과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8화 무구한 일그러짐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9화 지울 수 없는 과거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0화 하늘의 빛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1화 더블오의 목소리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2화 우주에서 기다리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3화 메멘토 모리 공략전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4화 노래가 들린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5화 반항의 개가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6화 비극으로의 서장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7화 흩어져 가는 빛 속에서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8화 교차하는 마음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19화 이노베이터의 그림자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2기 - 제20화 어뉴 리턴
홍롱과 왕 류민, 그리고 네나를 한꺼번에 정리했습니다. 왕 류민에 대한 네나의 불만은 자주 암시되던 것이었으나, 홍롱의 무능함으로 인해 왕 류민이 가문을 물려받았다는 설정은 처음 언급된 것이었습니다. 두 사람이 남매라는 사실은 2기 제6화 ‘상흔’에서 이미 암시되었으나, 왜 두 사람이 주종관계가 되었는지는 최후를 앞두고 처음 언급된 것이라 허겁지겁 튀어나온 설정이었습니다. 네나의 배후에는 리제네가 있는데, 리제네 역시 리본즈의 손바닥을 벗어날 수 없을 테니 비참한 최후가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네나에게 복수한 루이스는 유아기로 퇴행이라도 한 것처럼 즐거워하는데, ‘기동전사 Z건담’ 제50화 ‘우주를 달린다’에서 시로코의 디 오를 격파하고 정신이 붕괴된 카미유를 연상시키는 장면이었습니다. MA에서 MS로 변형한 레그넌트는 의외였지만, 지근거리에서 빔을 저격해 네나를 죽이는 장면은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 제13화 ‘휘몰아치는 태풍’에서 코우가 덴드로비움의 주포로 시마의 거베라 테트라를 산산조각 낸 연출과 유사합니다. 복수를 달성한 루이스에게 남은 과제는 없으니, 사지와의 결말이 남았을 뿐입니다.
이번 화의 가장 큰 변화는 이노베이터로 진화하는 세츠나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악과 증오를 한 몸에 지면서도 담담한 표정으로 평정심을 잃지 않는 세츠나였는데, 리본즈를 비롯해 인위적으로 창조된 이노베이터가 강화인간을 의미한다면, 더블오에 의해 자연스레 이노베이터로 진화하는 세츠나는 뉴타입에 비견된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츠나의 진화는 뉴타입보다는 ‘시드’에서 키라의 시드에 더 가깝습니다. 인류 전체가 세츠나처럼 진화, 각성 할 수 있다는 논리를 통해 우주세기 건담 시리즈의 뉴타입론과 유사한 전개 방식을 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뉴타입이 인간적인 감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감정을 잃어가고 있는 세츠나와는 다르며, 세츠나는 오히려 불살생의 길로 들어선 키라와 닮아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평정심을 추구하며 감정을 상실하는 것은,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최종화를 앞두고 손쉬운 전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지만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어렵게 만드는 것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한편, 라일은 세츠나에게 스스로 마이스터로서 실격임을 인정하면서도 등 뒤에 총을 겨누며 불만을 완전히 삭히지는 못한 모습인데, 솔레스탈 빙에 적응하지 못한 라일이 돌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소마와의 관계를 제외하면 존재의의조차 미미한 알렐루야와, 전사한 어뉴를 제외하고는 다른 멤버들과 인간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 라일 역시 겉돌고 있는데, 이것은 알렐루야와 라일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진의 인간관계에 대한 인식의 깊이가 부족하며 전쟁을 개인적인 차원으로 해석하는데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1기에서의 알렐루야와 스메라기의 술친구 관계나, 이번 화에 언급된 라일의 닐에 대한 열등감과 같은 소재를 파고들었다면,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는 보다 깊이 있는 작품이 되었을 텐데,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더욱 겉돌고 있는 것은 상처 입은 맨 언굴을 처음 드러낸 그레이엄입니다. 그레이엄은 자신이 이처럼 된 것은 모두 세츠나와 솔레스탈 빙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순전히 남 탓을 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1기에서 자부심과 카리스마 넘쳤던 그레이엄은 온데 간데 없고, 개인적인 원한을 해소하는데 진력하기 위해 이노베이터에 복종했다는 미스터 부시도 역시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1기 제25화 ‘세츠나’에서 엉뚱한 순간에 튀어나온 이후 그레이엄은 내내 겉돌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레이엄에게는 ‘신기동전기 건담W’의 젝스 마키스로의 방향 전환의 여지가 남아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화에서 생략했던 더블오의 출격이 이번 화에서 회상 형식으로 삽입되었는데, 어뉴의 죽음을 극적이며 집중적으로 조명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멋진 연출이 가능했던 장면을 포기하고 회상 형식으로 삽입하니 김빠진 맥주 신세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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