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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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라 영화

노인으로 태어나 나이를 먹을수록 젊어지는 기묘한 사나이 벤자민(브래드 피트 분)의 일생을 묘사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하 ‘벤자민 버튼’)는 80년 안팎의 인생 중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새삼 상기시킵니다. 벤자민의 일생의 사랑이라 할 수 있는 데이지(케이트 블란쳇 분)와 어긋나기를 반복하다 결국 두 사람이 이루어져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는 하지만, 그 시간은 극히 짧으며 강 건너 불처럼 명확히 끝이 보입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벤자민의 모습은 은유와 우화에 불과할 뿐, 우리의 삶 또한 벤자민처럼 시간이 많지 않기에,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며 현재를 즐기라는 경구를 확인시킵니다.

‘벤자민 버튼’은 스케일이 크거나 화려한 시각적 쾌감을 제공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가는 브래드 피트의 외모의 변화는 놀랍습니다. 출생 직후 갓난아기는 당연히 브래드 피트가 아니지만, 5살 이후의 모습부터는 과연 어디까지가 브래드 피트의 실제 연기이고, 어디까지가 특수 효과와 대역 배우의 연기인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습니다. 극중에서 브래드 피트가 한창 때 입는 의상 스타일은 제임스 딘이나 말론 브란도를 연상시키며, 햇볕이 내리쬐는 바다에서 요트를 타고 있는 모습은 ‘태양은 가득히’의 알랭 들랭을, 케이트 블란쳇과의 해변 장면은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떠올리게 합니다. 브래드 피트의 변화가 원체 강렬해 가리는 감은 있지만, 첫 등장에는 임종을 앞둔 노인으로 등장했다, 20대 초반의 모습으로 분장해 등장하는 등 폭넓은 나이로 분한 케이트 블란쳇도 인상적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세븐’과 ‘파이트 클럽’으로 재기발랄함을 과시하던 데이빗 핀처가 노거장과 같이 유장한 스타일로 ‘벤자민 버튼’을 연출했다는 점입니다. 힘이 빠진 ‘패닉 룸’과 긴 세월을 조명했던 ‘조디악’이, ‘벤자민 버튼’의 예고편인 셈이었습니다. 물론 ‘벤자민 버튼’은 충분히 흥미로운 영화이지만, 중반부 벤자민의 내레이션이 깔리는 사고 장면에 대한 가정과 벼락을 일곱 번 맞았다는 노인의 회상에 삽입되는 흑백 영화 장면(무성 영화에 대한 오마쥬로도 읽힙니다.)을 제외한다면, 데이빗 핀처다운 면모를 찾기가 어려워 아쉽습니다. 나이를 거꾸로 먹는 사나이의 삶이라면 데이빗 핀처의 전작들과 같은 블랙 유머나 기묘함을 삽입하기가 쉬웠을 텐데 이 같은 점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이 평이하다는 사실은 분명 예상외입니다. 심하게 말하면 데이빗 핀처가 아니어도 ‘벤자민 버튼’은 충분히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따라서 데이빗 핀처의 감각조차 나이를 먹어 녹스는 것인지 여부는 차기작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븐 - 음울한 도시가 진범(眞犯)인 걸작 스릴러
파이트 클럽 - 우리는 세상의 쓰레기다
조디악 -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덧글

  • SAGA 2009/02/13 10:04 #

    영화를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이...... 이야기가 참 잔잔하게 흘러간다는 거였죠. 포레스트 검프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좋게말하면 잔잔하다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조금 지루했다는 거죠. ㅡㅡ;;;

    다음 작품에선 세븐이나 파이트 클럽과 같은 좀 강렬한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 나르사스 2009/02/13 12:59 #

    어떤분께서는 오스카상 한번 타보려고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었다...라는 칭찬 + 혹평이 섞인 평을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저는 보러갑니다!
  • 지루치 2009/02/13 17:31 #

    잔잔한것 치곤 전개는 지루하게 느껴졌어요. 워낙 속도감있는 영화들을 봐서인지 데이빗핀처의 전의 영화들의 스릴을 만끽하고 싶어서였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상당한 여운이 남네요. 아마 이런 잔잔한 영화가 핀처에게는 일종의 도전이 아니었을까 생각되네요.
  • kasmir 2009/02/13 20:07 #

    데이빗핀처의 영화들을 다 본 것 같은데...조디악도 너무 재미있었고. 이번 영화는 내일 발렌타인데이를 기념하여 보게되는군요. 기대중.
  • 투명한블랙 2009/02/14 03:30 #

    미처 생각 못했는데 <조디악>이 예고편이었다는 말씀이 꽤나 와닿네요. <벤자민...>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데이빗 핀처 감독의 스타일(혹은 감각?) 변화 측면에서 말이죠. 그래도 최소한 <조디악>에 비해선 그 긴 상영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 2009/02/15 01:37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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