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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마블 초콜릿 - 사랑의 환상, 스스로 허물다 애니메이션

소심하고 덜렁대는 유다이는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 하지만 순수한 치즈루는 반대로 이별을 생각하며 벌어지는, 한 커플의 엇나가는 48시간을 묘사한 애니메이션 ‘도쿄 마블 초콜릿’은 2부작의 OVA를 극장판으로 재편집한 작품입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나 ‘파프리카’에서 그랬듯이, 최근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의 얼굴을 비롯한 선이 과감히 생략되어 단순해지는 경향을 계승했지만, 반면 캐릭터들의 머리모양, 소품 및 배경 작화는 공을 들인 흔적이 뚜렷합니다. 캐릭터의 다양한 의상은 멋 내기에 유달리 관심이 많고 화사하고 튀는 패션을 즐기는 일본의 젊은이들을 그대로 반영했고, 실물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도쿄 타워 주변의 풍경도 매력적으로 윤색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남녀의 모습은 일본 청춘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이지만, 수채물감과 색연필로 그린 듯한 귀여운 영상을 통해 나름대로 설득력을 발휘합니다. 아직 사랑에 설레는 20대 초반의 알콩달콩하면서도 미묘한 심리 변화를 1부와 2부로 나뉘어 묘사하며, 1부는 유다이의 시점으로, 2부는 치즈루의 시점으로 동시간대의 사건이 전개되는데, 1부에서 증폭시킨 의문을 2부에서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도쿄 마블 초콜릿’은 공들여 쌓아 놓은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허무하고 밋밋하게 허겁지겁 결말짓습니다. 두 주인공의 성격이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자기 표현력이 약해 가상의 동물 미니 당나귀를 앞세워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기왕 미니 당나귀로 인해 판타지의 영역에 들어섰다면, 보다 과감한 전개가 가능했음에도 그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합니다. 애니메이션의 형식을 빌었지만 장르적 측면에서는 로맨틱 코미디라면, 그에 걸맞은 환상적이고 스펙타클한 결말로 관객의 예상을 뛰어넘는 해피 엔딩이 필요한데, 지극히 평범하게 마무리 됩니다. 두 주인공이 도쿄의 하늘을 나는 포스터의 이미지는 극중에서 단 몇 초만 활용되는데 그쳐 진한 아쉬움을 남깁니다. 게다가 치즈루가 유다이에게 주려고 했던 선물도 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합니다. 따라서 왜 제목이 ‘도쿄 마블 초콜릿’인지는 극장에서 배부되는 팜플렛을 봐야 간신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작품 속에서 명확히 전달하지 못합니다.

일부 일본 애니메이션 팬을 제외하면, 커플 관객을 노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도 발렌타인 데이도 아닌 어정쩡한 시기에 개봉되는 점과 러닝 타임이 지극히 짧아 채 1시간도 되지 않는 근본적인 한계 또한 흥행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정적으로 ‘사랑’을 한 단어로 압축하자면 바로 ‘환상’인데, 중반까지 열심히 키운 사랑의 환상을 제 손으로 뒤엎었다는 것이야 말로 가장 큰 약점입니다.


덧글

  • 시북군 2009/01/30 21:14 #

    그리고보면 저 포스터 자체는 없잖아 낚였다는 기분도 좀 들긴 합니다.; 처음에는 뭔가 화려한 작품인줄 알았다랄까요.
  • 디제 2009/01/31 09:03 #

    시북군님/ 동감입니다. 저도 하늘을 나는 두 주인공을 기대했습니다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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