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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 강의 다리 - 전쟁의 집착과 광기를 차분히 조명한 걸작 영화

1943년 동남아시아 전선에서 포로가 된 영국군의 니콜슨 대령(알렉 기네스 분)은 일본군 사이토 대령(하야카와 셋슈 분)의 지시에 불복하며 콰이 강의 다리 건설을 거부하지만, 장교는 노동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자 적극적으로 건설에 나섭니다. 포로수용소를 탈출한 미군의 시어스 소령(윌리엄 홀덴 분)은 영국군 특공대와 함께 다리 파괴에 나섭니다.

작품상, 감독상 등 오스카 7개 부문을 석권한 1957년 작 ‘콰이 강의 다리’는 ‘혹성 탈출’의 원작자 피에르 불의 원작 소설을 거장 데이비드 린이 연출한 전쟁 영화입니다. 대규모 전투 장면으로 대변되는 일반적인 2차 대전 전쟁 영화들과 달리, ‘콰이 강의 다리’는 공병대를 중심으로 한 교량 건설 현장과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전쟁에 휘말린 군인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극적으로 포착했기에 걸작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니콜슨은 지독한 원칙주의자로 제네바 협정에 기초하여 사이토에게 맞서 한 달 간 독방 신세를 지면서도 신념을 굽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이토와의 신념 대결에서 자신이 승리하자,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능동적으로 교량 건설에 나서며 사실상의 이적 행위를 합니다. 니콜슨 못지않은 원칙주의자는 시어스와 함께 파견되는 영국군의 폭파 전문가 워든(잭 호킨스 분)인데, 그는 부상을 무릅쓰고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려 합니다. 니콜슨과 워든에 대비되는 것은 계급을 사칭하고 여자를 밝히며 살아남는데 주력하는 시어스인데, 원칙주의자인 니콜슨과 워든은 영국인이고, 현실주의자 시어스는 미국인으로 구분되며, 궁극적으로는 다리의 운명을 놓고 두 영국인 원칙주의자의 대결로 압축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다리에 집착한 니콜슨은 운명의 장난으로 다리의 운명을 좌우하게 됩니다.

이 영화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알렉 기네스가 분한 니콜슨의 미묘한 심리 변화야말로 야생의 밀림을 그대로 담아낸 영상보다 더욱 압도적인데, 초반부에는 극단적인 대립을 서슴지 않았던 적 지휘관 사이토와 완성된 다리 위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소회를 털어 놓고 교감하는 장면은, 선인과 악인, 적과 아군이라는 전쟁 영화의 관습적 갈등 구도를 사뿐히 뛰어넘습니다. 이에 버금가는 명장면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니콜슨이 환자들마저 공사에 동원하며 이미 사망한 군인들의 무덤 옆을 행진하는 장면인데, 이는 니콜슨과 환자들이 맞이할 운명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니콜슨은 광기에 가까운 집착으로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에 도달했지만, 알렉 기네스의 빼어난 연기와 설득력 있는 각본 덕분에 보는 이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동조하도록 유도합니다.

‘콰이 강의 다리’를 상징하는 것은 초반부 만신창이가 된 영국군인들이 휘파람으로 부는 그 유명한 ‘보기 대령 행진곡’입니다. 처참한 결말과는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그 결말이 한편으로는 전쟁이 빚어낸 역설과 블랙 유머 같은 것임을 감안하면, 가볍고 경쾌한 ‘보기 대령 행진곡’이야말로 매우 적절한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덧글

  • 레이트 2009/01/21 14:13 #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군요.(필견의 영화중 하나.)
  • 城島勝 2009/01/22 05:38 #

    개인적으로는 아무것도 모르고 보았을 때와, 정황을 알고 보았을 때의 편차가 매우 컸던 작품으로 기억되는군요. 메가TV 에서도 서비스 되서 근시일 내에 다시 볼까 합니다. 하하.
  • rumic71 2009/01/22 10:58 #

    요전에 큰맘 먹고 샀습니다. 찬찬히 다시 볼 예정입니다 (TV에서 유강진 씨의 더빙연기가 참으로 출중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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