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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 - 고독한 예술가의 뒤늦은 성장 영화

크고 찢어진 눈, 볼이 튀어나온 얼굴의 소녀를 독특한 만화풍으로 그리는 일본의 예술가 요시토모 나라를 취재한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은 로드 다큐멘터리입니다. 서울로부터 뉴욕과 런던, 방콕에서 요코하마로 이어지는 여정은, 제목 그대로 요시토모 나라의 발자취를 뒤따르는데, 서울에서의 팬 미팅을 취재한 장면에서는 ‘왜 그런 인상의 소녀만 그리는가?’, ‘왜 결혼은 아직 하지 않았는가’와 같이 속물적이지만 누구나 궁금해 했을 법한 질문에 대한 요시토모 나라 본인의 답변을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초반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힘이 들 때마다 요시토모 나라의 이름을 부른다’는 한국의 일곱 살 소녀 세희와의 정신적 교류입니다. 요시토모 나라는 자신을 연예인처럼 대접하는 성인 여성 팬들과 달리 세희만큼은 자신의 그림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털어놓는데, 요시토모 나라와의 만남을 계기로 화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히는 세희와, 세희를 통해 새로운 창작 영감을 얻는 요시토모 나라를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은 매우 따뜻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가 되어서도 한국 여행에서 허름한 골목 모텔의 작은 방에서 머무는 그의 소탈한 면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중반 이후부터 카메라가 집착하는 것은 요시토모 나라의 내면입니다. 작품 속 고독한 소녀처럼 그는 언제나 혼자 작업해왔는데, 자신의 방을 재현한 오브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graf의 스탭들과 친해지고, 여기서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총정리하는 ‘A to Z’ 전시회를 준비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자신이 그리는 소녀의 표정이 조금씩 온화해지는 것처럼 요시토모 나라의 내면도 변화하고 있음을 자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예술가의 일상을 밀착 취재하는 다큐멘터리라면 그의 작품 세계와 동시에 인간적인 내면 또한 완벽하다는 전제하에 제작하는 것이 보통인데, 사카베 코지 감독은 올해로 나이 오십이 되는 예술가의 내면이 나이에 비해 뒤늦게 성장하고 변화하는 순간을 포착하는 행운을 누립니다.

따라서 ‘요시토모 나라와의 여행’은 어깨에 힘을 빼고 눈높이를 낮춘 낙천적이며 인간적이고 깔끔한 다큐멘터리로 부담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요시토모 나라의 팬이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선물이 되겠고, 그의 작품 세계를 잘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많은 장면에서 개입하여 분위기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에만 흘러나오는 미야자키 아오이의 낭랑하고 절제된 나레이션은 덤이며, 엔드 크레딧과 함께 올라가는 세희와 요시토모 나라의 사진은 부녀처럼 정겹습니다. 한 가지 굳이 지적하자면, 다작의 예술가라 그런지 몰라도 창작의 고뇌를 깊숙이 엿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덧글

  • 희엔 2009/01/03 14:46 #

    요시모토 나라와의 여행.. 보고 싶었는데 진짜 언제 시간내서 봐야겠네요^^
  • yucca 2009/01/05 18:40 #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리뷰네요. 미야자키 아오이 나레이션이라니 더 그렇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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