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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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유니폼 입은 LG가 보고 싶다 야구

야구는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경기하는 스포츠입니다. ‘야구 모른다’는 말처럼 무수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며, 9회말까지 결판이 나지 않으면 연장전에 돌입하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탄생하는 수많은 명승부는 ‘야구를 끊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명승부는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조차 단번에 매료시키기도 하는데, 베이징 올림픽에서 보여준 한국 야구 대표팀의 연이은 명승부는 2008 시즌 500만 관중의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쿠바와의 결승전에서 한국이 3:2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구리엘의 타구가 6-4-3의 병살타로 연결되어 금메달이 확정된 짜릿한 순간은, 억지로 시나리오를 써도 그렇게 되기 힘든 야구의 극적인 성격을 웅변합니다.

한국 프로야구는 어느덧 27년의 역사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국내 리그의 열기만을 따지면 최고의 스포츠임에 분명한 프로야구가 출범 첫 해부터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원년 개막전의 극적인 명승부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82년 3월 27일 전두환 대통령의 시구로 서울 운동장 (지금은 철거된 동대문 운동장) 야구장에서 거행된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전에서 이만수의 홈런을 내세운 우승 후보 삼성은 초반 7:1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했습니다. 그러나 경기 중반부터 타력이 살아난 청룡은 백인천과 유승안의 홈런으로 7:7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9회말까지의 난타전으로 승부를 내지 못한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고, 10회말 2사 만루에서 청룡 이종도는 ‘비운의 투수’ 이선희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11:7로 경기를 종료시켰습니다. 야구가 지닌 극적인 매력을 출범 개막전이 완벽하게 뿜어낸 덕분에 프로야구는 인기몰이에 성공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국민적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통산 첫 승이자 첫 번째 역전승이며 끝내기 승리이자 첫 만루홈런은 모두 MBC 청룡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원년의 청룡은 투타 불균형으로 3위에 머물렀고, 이듬해 한국 시리즈에 진출했지만 ‘무적함대’ 해태 타이거즈에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패퇴했으며, 이후 1990년 럭키금성에 인수되어 LG 트윈스로 개명될 때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종도의 원년 개막전 만루홈런과 더불어 진청색 유니폼은, 청룡을 세련된 서울 연고팀의 이미지로 강하게 각인시켰습니다. 특히 ‘개구리 번트’로 1982년 세계 야구 선수권 대회의 우승 주역이 되었고 원년 시즌 말부터 청룡에 합류한 명유격수 김재박은 진청색 유니폼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프랜차이즈 스타였습니다. 1990년 창단된 LG는 청룡의 흔적들을 깨끗이 지워버렸지만, LG의 깔끔한 줄무늬 유니폼에는 어딘지 모르게 청룡의 세련된 진청색 유니폼의 느낌이 남아 있으며, 수도 서울의 유일한 원년 팀답게 매끈한 팀 컬러도 고스란히 계승되었습니다.

어느덧 한국 프로야구에 30여 년의 역사가 축적되었고, 무수한 스타들이 시대를 풍미했으며, 이제는 아시아 최강 일본을 넘볼 만큼 성장했습니다. 축적된 프로야구 역사가 추억이 되자, 일부 구단은 마케팅 차원에서 과거 착용했던 올드 유니폼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원년부터 착용했으며, 1984년과 1992년 우승 당시에도 입었던 원정 유니폼을 활용한 롯데의 마케팅입니다. ‘스머프 유니폼’이라고도 불리는 이 유니폼은 ‘강한 롯데’의 부활을 염원하는 팬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롯데의 올드 유니폼이 화제가 되자 두산과 삼성이 동참했습니다. 두산은 OB 시절의 홈 유니폼을, 삼성은 모기업 로고가 한자로 새겨진 올드 유니폼을 입으며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비록 직속 후계자는 아니지만 SK도 인천의 올드 팬들을 위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유니폼을 착용한 바 있습니다. 아직까지 올드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은 원년 팀은 LG와 전신이 해태인 기아뿐입니다.



LG도 2007 시즌 말, 철거를 앞둔 동대문 운동장에서 올드 유니폼 행사를 가지려 했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취소했고,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한 2008년에는 소극적인 마케팅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러나 2008 시즌 말 구단 사장과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가 대대적으로 교체되며 구단 운영과 마케팅이 공격적으로 변모하였습니다. FA 이진영과 정성훈을 영입했고, 1990년대의 전성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러브 페스티발’도 성황리에 개최하였습니다. 팬들은 ‘이제 LG는 야구만 잘하면 된다’ 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하곤 합니다.

그러나 LG의 공격적 마케팅이 이 정도에서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LG의 역사도 1990년이 시작이 아니라 원년인 198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원년 개막전의 극적인 승자이고, 원년부터 서울을 연고지로 사용한 유일한 프로야구팀이라는 역사를 주지시키며, 서울의 올드 팬들을 위해서라도 청룡 유니폼을 활용하는 올드 유니폼 데이를 2009 시즌에는 도입해야 합니다. 원년 청룡의 대스타였던 김재박 감독과 개막전 스타팅 멤버이자 1루수였던 김용달 타격 코치가 다시 진청색 청룡 유니폼을 입는 모습을 보며 향수에 젖고 싶습니다. 박용택과 심수창, 이대형과 같은 꽃미남 스타들이 청룡 유니폼을 입고 환호하는 장면을, 조인성과 안치용, 봉중근 등 듬직한 선수들이 청룡 유니폼을 입고 승리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언론을 통한 홍보 효과와 올드 유니폼의 판매를 통한 매출 증가는 덤으로 수반될 것입니다. LG팬들의 청룡에 대한 추억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청룡 유니폼을 통해 일깨웠으면 합니다.


덧글

  • R쟈쟈 2008/12/31 09:23 #

    90년대 초에 제가 LG를 응원한것도 사실은 청룡때문이라지요^^;;

    (그런데 청룡 좋아한 이유가....어딘가 살짝 모자란 기분의 팀능력치와 유니폼때문이라는 한심한 이유가....)
  • 프랑스혁명군 2008/12/31 10:23 #

    청룡 시절땐 너무 어렸던 관계로 응원하지 않았지만...^^;;
    쌍마에서 박용택 선수가 청룡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본 적이 있네요.
    디제님. 새해 福 많이 받으시고, 2009년엔 LG만의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 2008/12/31 16:45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디제 2009/01/01 09:31 #

    R쟈쟈님/ 청룡이나 LG나 겉모습은 볼만한데 말씀하신대로 어딘지 모르게 뺀질대는 팀이라는 점은 마찬가지이군요.
    프랑스혁명군님/ 지난 한 해 고마웠습니다. 내년에는 LG의 포스트 시즌을 함께 보러다녔으면 합니다. ^^
    비공개님/ 지적 고맙습니다. 수정했습니다.
  • 희엔 2009/01/03 14:47 #

    진짜 엘지도 올드 유니폼 행사 했으면 좋겠어요!!ㅠㅠ 늦었지만 디제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디제 2009/01/04 09:41 #

    희엔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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