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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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 - 기시감으로 가득한 잡탕 오락 영화 영화

남편의 농장을 찾아 영국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온 애쉴리(니콜 키드만 분)는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과 농장 매니저 플레처(데이빗 웬햄)의 배신으로, 소 떼를 팔지 못할 상황에 처합니다. 몰이꾼 드로버(휴 잭맨 분)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 애쉴리는, 드로버와 원주민 혼혈 소년 눌라(브랜든 월터스 분)와 남편과 아들처럼 지내게 됩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바즈 루어만 감독이 주연 배우 전원을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으로 캐스팅했으며, 영화 제목도 국명을 그대로 가져와 오스트레일리아 관광청이 제작비를 지원한 ‘오스트레일리아’는 그야말로 야심작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과 ‘물랑 루즈’에서 선보인 속도감 넘치는 편집과 화려한 원색의 화면과 같은 전작의 스타일은 배제하고, 166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 속에서 가히 두 편의 영화는 족히 나올 법한 유장한 서사시로 승부합니다. 음악이 이야기 전개의 중요한 모티브가 되기는 하지만, 바즈 루어만 감독의 전작들처럼 영화 전체를 좌우하는 것은 아닙니다.

니콜 키드만과 휴 잭맨이라는 스타 캐스팅도 무난합니다. 광활한 오세아니아의 사막을 횡단하면서도 여정의 마지막에 가서야 얼굴에 간신히 잡티가 묻어나는 니콜 키드만의 시종일관 귀족적인 모습은 어색하지만, ‘액스맨’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젊은 시절과 비슷해 서부극에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휴 잭맨이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황야에서 말 달리는 모습은 멋집니다. 중반부 이후부터 반복되는 두 배우의 키스 장면에 관객들이 한숨을 쉴 정도이니 스크린 상으로 잘 어울리는 한 쌍입니다. 후반부가 늘어지고 정서적으로 신파에 가깝지만, 오락 영화라는 측면에서는 대중적인 감각에 적절하게 호소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반부가 끝나고 관객이 지루할 만한 타이밍에 삽입된 전쟁 장면도 적당한 눈요깃거리입니다.

대중적 감각을 갖춘 ‘오스트레일리아’이지만 분명한 약점이 존재합니다. 우선 이야기의 독창성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전반부에는 주변의 성차별을 딛고 역경을 헤쳐 나가는 주체적인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연상시키며, 일본군의 공습과 2차 대전에서 희생되는 사람들을 묘사한다는 점에서는 ‘진주만’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목과 캐스팅을 비롯해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제작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영화이지만 지극히 미국적인 블록버스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도 아이러니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개척 신화를 설명하기 위한 매개체와 테마 송이 미국의 신화 ‘오즈의 마법사’라는 사실 역시 어색합니다. ‘백호주의’로 대변되던 오스트레일리아의 인종 차별적 행태에 대한 비판을 통해 헐리우드의 백인 우월주의적 서부극과는 반대되는 정치적 노선을 추구하지만, 눌라를 둘러싼 인종차별적 에피소드가 주제인지, 애쉴리와 드로버의 로맨스가 주제인지, 그것도 아니면 유사 가족의 가족애가 주제인지 불분명합니다.

사족이지만 애쉴리의 목장 이름 ‘파러웨이(Faraway Downs)’는 니콜 키드만이 탐 크루즈와 함께 출연한 서부극 ‘파 앤드 어웨이’(Far and Away)를 연상시킵니다. 가급적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쓸 데 없는 연상을 불러일으킬 극장 배부용 팜플렛(속칭 ‘찌라시’)은 관람 전에는 펼쳐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