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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 사라져간 그녀, 이은주를 기리며 영화

친한 형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휴학생 지환(차태현 분)은 카페에 손님으로 온 수인(손예진 분)에게 한눈에 반해 고백합니다. 하지만 지환은 이후 수인의 절친한 친구 경희(이은주 분)와 가까워지며 마음이 변하게 됩니다.

이한 감독의 2002년 작 ‘연애소설’은 지나치게 친해 동성애 관계가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절친한 두 여자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한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화면과 소품이 예쁘고, 순결한 이미지의 병약한 소녀와 털털하고 보이시한 그녀의 친구가 등장하며, 첫눈에 반해 마구 들이대는 순진한 남자가 엮이는 전형적인 멜러 영화입니다. 그러나 중반부 이후부터는 이야기가 급반전하며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 과감하고도 가혹한 결말을 선택합니다. 어느 정도 암시를 뿌리기는 했지만, 반전이 급작스러워 상당히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하지만 ‘연애소설’의 치명적인 약점은, 급반전이나 가혹한 결말보다는, 5년의 간격을 두고 병치되는 과거와 현재 시점의 이야기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뒤섞여 헷갈린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모두 종결된 이야기가 현재 시점에서 주인공에 의해 재구성되어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도 새로운 사건들이 일부 전개되는데 두 시제를 구분하는 방법은 차태현의 얼굴 분장 정도 밖에 없어서 혼동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멜러 영화라면 당연히 보는 이의 감정적인 공감을 얻어야 감동이든 눈물이든 극대화할 수 있지만, 지환이 수인에게 고백했다 경희에게 다가서게 되는 장면에서는 감정적 우연 이외에는 심적 고통이나 갈등이 보이지 않습니다. 절친한 두 친구 사이에서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죄의식도 없이 순진한 것으로 포장되는 남자 주인공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세 주인공으로 분한 배우들이 전면에 내세워졌지만, 의외로 조연이 쏠쏠해 호화 캐스팅이라 할만 합니다. 문근영, 박용우, 김남진과 카메오로 출연하는 이문식도 있습니다. 6년 전의 열다섯 살의 풋풋한 문근영이나, 스테레오 타입의 연기에 머무르는 박용우를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연애소설’을 언급할 때에는 2005년 스물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이은주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현 시점에서는 그녀가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봉 당시에는 관람하지 않았지만, 블루레이 발매 가능성이 희박한 ‘연애소설’의 dvd를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현실과는 떠난 이유는 다르지만, 시종일관 죽음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깨지기 쉬운 이미지의 영화 속 이은주를 보고 있자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슬픔이 차오릅니다. 취객 연기가 서투르고, ‘안녕! 유에프오’에서 재탕하게 되는 이미지가 아쉽지만, 화면 속에서는 생생히 살아있는 그녀가 이제는 사라졌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습니다.

번지 점프를 하다 - 경계선 위의 아슬아슬한 사랑
주홍글씨 - 봉건적 주제 의식, 헐거운 내러터브
안녕! 유에프오 - 지금은 없는 그녀를 위하여

▶◀ 이은주 씨 명복을 빕니다


덧글

  • 오메가씨 2008/11/13 00:48 #

    참 이쁜 영화예요. 이 영화 속 경희의 캐릭터가 이은주씨의 실제캐릭터와 가장 비슷하다고 하던데....이은주 씨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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