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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두산:삼성 플레이오프 3차전 - 박진만, 여전히 최고임을 입증하다 야구

번트를 비롯한 작전을 구사하지 않고, 테이블 세터진의 빠른 발과 중심타선의 장타에 의존하며 선수들에 맡기는 두산 김경문 감독의 스타일은 베이징 올림픽과 같이 성공할 경우 대단히 선이 굵고 멋진 야구가 되지만,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 잔루가 많아지며 답답한 흐름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오늘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좋은 예입니다.

연장 14회 접전 끝에 종반에 무너진 지난 2차전 패배의 흐름이 이어진 듯, 두산 타선은 13안타 6사사구를 기록하고도 단 2득점에 그쳤습니다. 무수히 많은 출루 속에서도 득점권에서 터진 안타는 8회초 1사 1, 2루에서 대타 유재웅의 중전 적시타뿐이었습니다. 다소 살아나는 듯한 김동주와 달리 홍성흔은 마지막 타석의 빗맞은 안타를 제외하면 철저히 침묵을 지켰는데 작년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 후 4연패 했을 때의 중심타선 부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하지만 패인을 두산 타선이 못했다는 식으로 규정하는 것은 결정적인 세 차례의 호수비를 선보인 박진만의 수훈을 무시하는 것이 됩니다. 3회초와 8회초 2사 만루, 김현수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를 모두 처리하며 대량실점을 막았고, 4회초 1사 1, 3루에서는 이대수의 타구를 병살로 연결하며 이닝을 종료시켰습니다. ‘위기 뒤에 기회’라는 야구 속설처럼 3회초 위기를 박진만의 호수비로 막아낸 뒤 삼성은 3회말 박석민의 선제 2타점 2루타가 터졌습니다. 1차전에서 하나의 플레이에 두 개의 실책을 범하며, ‘예전만 못하다’는 비난을 들었던 박진만이 왜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의 유격수인지 증명했습니다. 만일 박진만이 세 개의 타구 중 하나만 처리하지 못했어도 삼성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 이후 플레이오프에서 첫 출전한 박석민의 투혼도 빛났습니다. 결승타가 된 3회말 2타점 적시 2루타와 최형우의 3점 홈런으로 연결시켜준 6회말 2루타 등 4타수 2안타에, 2회초에는 두산 덕아웃 앞에서 홍성흔의 파울 타구를 몸을 던지다시피 하며 어렵게 처리했습니다. 야구는 단체 운동이지만 한 선수가 팀 분위기를 바꾸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박석민의 투혼은 팀 전체의 정신력을 강화시켰습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의 침묵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의 불안한 수비, 그리고 오늘 두산 선발투수가 좌완 이혜천임에도 선동열 감독은 최형우를 선발 기용했고, 최형우는 보답이라도 하듯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과거 선동열 감독은 선수들이 부진한 플레이를 보이는 경우 곧바로 교체하는 냉정한 모습을 자주 보였고, 올 페넌트레이스까지만 해도 연승 시에는 인터뷰조차 거부하는 무뚝뚝한 모습이었는데, 준플레이오프부터는 스타일이 달라졌습니다. 가을 야구 좌절 직전에서 부활해 덤을 누리고 있기 때문인지 알 수 없으나 선동열 감독의 여유가 선수단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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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ide 2008/10/19 18:35 # 삭제

    선감독과 신명철에게 기생수라도 달라붙은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습니다. 달라져도 이렇게 달라질수가...;;;
  • 동사서독 2008/10/19 19:44 #

    연승도 많고 연패도 많은 김경문 감독님.... 연패 모드일까 걱정이 내심 됩니다.

    박석민의 그 플레이는 예전 데릭 지터의 (유격수인데 3루쪽 덕아웃까지 뛰어가서 공을 잡았던) 투혼의 플레이, 분위기를 반전시키면서 승기를 가져온 장면을 연상시킨다고나 할까요.
  • 두산 2008/10/20 00:44 # 삭제

    난 두산팬이지만 박진만의 수비는 정말 명품이었어요
    특히 현수볼 잡았을 때 ㅜㅜ
    아깝다는 말보다는 짱이다라는 탄성이 저절로.........
  • 디제 2008/10/20 09:32 #

    hide님/ 신명철, 김재걸은 큰 경기에서 더 강해지더군요. 두산 전상열도 비슷하고요.
    동사서독님/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오늘 4차전을 패하면 두산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산님/ 와신상담한 듯한 박진만의 호수비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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