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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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홍당무 - 섹스에 버무린 스물아홉 여성의 성장기 영화

고등학교 시절 담임교사 종철(이종혁)을 사랑하는 미숙(공효진 분)은 같은 중학교에 근무하면서 어떻게든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유부남인 종철이 동료 교사 유리(황우슬혜 분)와 결혼하기 위해 이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미숙은 종철의 딸이자 자신의 제자 종희(서우 분)와 함께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으려 합니다.

안면홍조증에 걸린 여교사의 좌충우돌 치정극 ‘미쓰 홍당무’는, 외모 지상주의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이를 사회적 수준으로 끌어올리지 않는 대신 개인적 차원에서 주변 인물들과 얽히는 인간관계를 코믹하게 담아냅니다. 하지만 이런 인간관계가 의외로 빠른 시간 내에 많은 반전을 제시하며 복잡하게 제시되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나이는 스물아홉이지만 정신 연령은 10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그야말로 ‘미숙한’ 미숙이, 자신보다 어리지만 오히려 꿋꿋한 종희와 함께 어울리며 진정한 성인으로 성장해간다는 것이 실질적인 주제이기 때문에, 스승과 제자라는 신분적인 간극과 나이 차를 극복하며 격의 없이 친해지는 성장 영화이자 여성 버디 무디라 할 수 있습니다. 섹스는 미숙의 성숙을 위한 하나의 매개물이며 통과 의례입니다. 예상 외로 섹스에 관한 개그의 수위가 높은데, 중반부까지는 보편적인 윤리에 의존하지 않고 중학생 종희까지 이야기의 흐름에 깊숙이 끌어넣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중학생 종희가 자신의 영어 교사 미숙과 친구와 다름 아닌 사이가 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아버지 종철을 사랑하며, 종철과 불륜에 빠진 유리를 증오한다는 점에서 다른 성인 캐릭터들과 동등한, 아니 그 이상의 비중으로 대접받습니다. 섹스 코미디이지만 시각적인 말초적 섹시함이나, 최근 섹스 코미디의 대세인 화장실 유머에 의존하지 않고, 대범한 개그 그 자체로 승부하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교사들이 주인공이며, 좋아하는 사람에게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코미디라는 점에서 ‘연애의 목적’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미성년자까지 얽힌 치정극이 우습게 마무리될 수는 없는 법. 모든 캐릭터를 한 자리에 모아놓고 해결을 시도하는데, 매우 연극적이면서도 법정극을 연상시키는 어학실 장면은, 다소 호흡이 길기고 비현실적이기는 하지만, 이전까지 아껴둔 비장의 카드, 종철의 아내 은교 역의 방은진을 투입하면서 관객을 쥐락펴락한다는 점에서 압도적입니다.

그러나 ‘미쓰 홍당무’는 보편적인 유머 감각과는 거리가 먼 영화입니다. 오히려 ‘다찌마와 리’보다 한 걸음 더 진전된 기묘한 유머에 도전하고 있는데, 각본과 제작에 참여하고 단체 사진 촬영 장면에서 카메오로 등장한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이 많이 반영되었습니다. (봉준호 감독도 두 장면 카메오로 등장합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유쾌한 코미디라는 점에서 1970년대 학원 코미디의 대명사 ‘고교 얄개’와도 비슷한 우중충한 화면을 추구하지만, 정서적으로는 한국 영화들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삐딱하고 일그러진 등장인물들로 가득한 기묘한 일본 영화와 닮았습니다. 장영규의 독특한 배경 음악은 기묘함을 배가시키는데, 결정적인 장면에서 사용되는 합창곡 ‘자비의 씨’는 가사가 놀랍습니다.

평범한 미인형과는 거리가 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미지의 공효진이 마구 망가지며 자신의 개성을 극대화한 것이 인상적이지만, 차후 스테레오 타입을 연기하기보다 보다 매력적이고 다양한 이미지의 연기를 시도했으면 합니다. 외모와 달리 소극적이며 수동적인 등장인물로 분한 이종혁이나 10년 전의 이민영을 보는 듯 흡사한 황우슬혜보다는 실질적인 주연인 서우의 연기가 더욱 놀랍습니다.

보편적인 유머 감각과 정서를 지닌 것은 아니어서 흥행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그래도 톡톡 튀는 대사를 비롯해 공들여 만든 흔적이 역력한 ‘미쓰 홍당무’는 두고두고 회자될 만한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덧글

  • 마지막천사 2008/10/17 12:33 #

    근데 솔직히 섹스를 주제로 하고 가뜩이나 청소년들에게 않좋을 중학생때의 이야기를 다뤄서 주제자체는 별로였다는 생각
  • 류노 2008/10/17 14:03 #

    영화의 주제는 뭐가 되든 상관은 없을듯.
    주제를 일일히 따지고 수위를 일일히 따지다보면 좋은 영화는 많지 않다고 생각.
    청소년에게 좋고 안좋고를 떠나서 불륜이라거나 사랑이라는 주제는
    어른들에게도 온갖 영향을 끼치죠.

    -_-; 역시 영화는 생각없이 봐야 제맛이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리플이엇음.
  • 근데요 2008/10/17 16:11 # 삭제

    이 영화가 왜 청소년관람불가일까요...?

    그 카마수트라 그림 몇 장 때문에? 아님..채팅도중에 나오는 야릇한 대화? 아니면, 러시아말로 연신 라이타를 외치는 장면 때문에??

    좀 이해하기 어려워요~~ 영화 심의결정의 기준이 뭔지..
  • 팬티팔이소녀 2008/10/18 09:17 # 삭제

    돈이요
  • SDPotter 2008/10/30 15:11 #

    다름 친구가 이 영화에 대해 물어보길래 그냥 "노처녀 선생님이 히스테리 부리는 영화"라고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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