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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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 - 사랑은 구속된 미친 꿈 영화

헤어진 여자친구(지아 분)를 잊지 못하는 진(오다기리 죠 분)은 그녀의 꿈을 꾸다, 자신의 꿈이 란(이나영 분)의 몽유병 증세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옛 여자친구가 란의 전 남자친구(김태현 분)와 사귀게 된 것을 알고도 진은 여전히 그리워하지만, 란은 진의 꿈으로 인해 옛 남자와 만나는 것을 고통스러워합니다.

김기덕 감독의 열다섯 번째 영화 ‘비몽’은 꿈과 몽유병 증세를 통해 비극적 관계를 맺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헤어진 연인과 얽힌 것이 인연이 되어 가까워지는 남녀의 설정은 장동건, 김희선 주연의 1997년 ‘패자부활전’에서 본 것이고, 꿈에서 참혹한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잠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주인공은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설정과 같지만, 김기덕 감독은 ‘비몽’에서 꿈과 현실, 사랑과 증오, 자신과 타인, 흑과 백,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뭅니다. 처음에는 두 주인공이 각자 분리된 존재라는 의미에서 진은 검정색 의상을, 란은 흰색 의상을 입지만, 두 사람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옷 색상을 바꾸거나 섞어 입습니다. 치밀하게 계산된 정교한 미장센은 중반부까지는 두 주인공을 한 화면에 집어넣지 않으며, 설령 집어넣더라도 칸막이나 가리개를 사용합니다. 시각적으로 건조했던 김기덕 감독의 최근 영화와 달리 화면이 풍성하고 아름다우며 상징과 은유가 많아 눈이 즐겁지만, 필름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인지, 작품 분위기의 비현실성을 반영한 의도적인 것인지, 화질이 흐릿한 것은 아쉽습니다.

극중에서 여러 차례 등장하는 나비 목걸이는 장자의 호접몽을 의미하며, 공간적 배경으로 등장하는 절이나 소품인 불상 등은 도교적/불교적 세계관에 기반하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타인의 삶을 사는 것은 윤회의 은유에 가까우며, 결말에서 제시되는 환생 역시 불교적입니다. 진은 도장을 각인하며, 란은 한복을 제작한다는 점에서 두 주인공의 직업은 한국적이며, 불상 등의 소품을 제외하더라도 한옥 마을 등 공간적 배경 역시 지극히 한국적입니다. 이처럼 한국적인 배경과 소품에 일본 영화의 톱스타 오다기리 죠가 투입되니 화면이 도드라집니다. ‘’에서 장첸을 캐스팅했지만 언어 장벽으로 인해 대사를 말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던 김기덕 감독은, ‘비몽’에서는 오다기리 죠는 일본어로 대사를 말하고, 다른 배우들은 한국어를 사용하면서도 전혀 문제없이 소통하는, 좋게 말하면 대담하고 나쁘게 말하면 뻔뻔스런 상황을 연출합니다. 따라서 오다기리의 죠의 대사가 나올 때마다 관객은 한글 자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처럼 생뚱맞을 정도로 어색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 역시 김기덕 감독의 개성입니다. 달콤한 CF의 요정 이나영의 당돌하면서도 엉뚱한 이미지를 흡수해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귀여움을 강조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그의 큰 눈이 지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통해 몽상적인 집착과 병적인 과격함을 강조하는 것은 인상적입니다.

생모래알을 씹는 듯한 서걱거리는 생경함이 김기덕 영화의 장점이지만, 갈대밭 장면이후 두 여배우가 함께 지내는 개연성이 떨어지는 상황 연출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중반부까지의 이야기의 균질함이 사라지고 갑작스레 널뛰는 것 또한 약점입니다.

빈집 -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김기덕 영화
숨 - 소통이 불가능한 답답한 사랑


덧글

  • 나르사스 2008/10/10 15:26 #

    예고편보면서 오다기리죠와 이나영이 이야기가 되는 장면이 참 어색했었습니다... 말씀듣고보니 베짱맞네요...
  • 《우작가》 2008/10/13 03:33 #

    내일 비몽을 보기 전에 리뷰를 보고 싶어서 들렀다가 링크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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