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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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소년 - 충실한 원작 재현도가 장점이자 단점 영화

초등학생이었던 켄지는 친구들과 함께, 지구가 멸망하는 치기어린 내용의 ‘예언의 서’를 만듭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2000년, 세균 테러와 중요 시설물 폭파 등 ‘예언의 서’가 그대로 실현되자 켄지는 배후로 의심되는 신흥 종교의 교주 ‘친구’의 정체를 파헤치며 동창들을 소집합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동명의 만화를 영화화한 츠츠미 유키히코 감독의 ‘20세기 소년 제1장 강림’(이하 ‘강림’)은 사전 예고된 실사판 3부작 중 1부입니다. ‘강림’은 1960 ~ 70년대의 락과 어린이 문화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성인 취향의 음모 이론이 결합한 원작 만화를 충실한 재현했습니다. 우선 ‘철인 28호’, ‘울트라맨’, ‘사이보그 009’, ‘자이언트 로보’ 등 원작이 오마쥬한 만화/애니메이션/특촬물이 스크린에서 충실히 재현되었습니다. 원작의 사건 전개 순서를 다소 변형시킨 것 이외에는, 새로 콘티를 그릴 필요는 거의 없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거의 모든 장면들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심지어 만화가 3인방도 스쳐가듯 등장합니다.) 따라서 원작의 열렬한 팬이라면 지면에 한정되어 있던 장면들이 거대 스크린으로 부활하는 것만으로 흥분되겠지만, 원작을 접했지만 열렬한 팬이 아니라면 원작과의 차별화에 실패한 영화에 지루함을 느낄 수 있으며, 원작을 전혀 접하지 않았다면 141분의 긴 러닝 타임 속에서 정신없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가는 전개, 그리고 수많은 캐릭터들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친구’의 정체에 대한 암시가 많지 않으며 결국 ‘강림’에서는 밝혀지지 않는다는 점 역시 원작을 접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짜증스러울 것입니다.

게다가 만화를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로 옮기며 비롯되는 어색함과 유치함 또한 회피하지 못했습니다. 액션 영화라면 기본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거대 시설물의 폭발 장면과 종반부의 로봇 액션은, 원경으로 촬영하고 CG에 의존해 비현실적이며, 압도적이지 못합니다. 특촬물에 대한 오마쥬가 묻어나는 원작 재현의 의도가 원인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과거 특촬물의 미니어처 폭발 장면 수준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스케일이 작습니다. 원작에 의존하지 않은, 영화만의 명장면이 있어야 영화가 존립할 근거가 확보되는 것인데, ‘강림’은 이를 갖추는 데 실패했습니다. 만화에서는 허용되는 감수성이 실사로 구현되며 유치함으로 전락하는 것도 막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원작의 캐릭터들이 그대로 현실로 걸어 나온 듯한 캐스팅은 인상적입니다. 주인공 켄지 역의 가라사와 토시아키는 원래 얼굴이 닮았다기보다 이미지를 재현하는 방식을 선택했지만, 나머지 조연들의 원작 재현도는 놀라운 수준입니다. 요시츠네 역의 카가와 테루유키, 오쵸 역의 토요카와 에스시, 유키지 역의 토키와 다카코 등은 원작을 빼다 박았습니다. 다른 작품에 출연할 때에는 만화 ‘20세기 소년’을 떠올리기 힘들었는데, 의상과 분장, 연기가 결합되니 완전히 만화 속 인물 그대로로 보입니다. 하지만 원작과 닮은 캐스팅을 추구하다 보니 각각의 배우들이 극중에서는 동갑으로 보이지 않고 연령차가 드러나는 것은 아쉽습니다. ‘쉘 위 댄스’의 다케나카 나오토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이케와키 치즈루도 단역으로 출연했을 정도로 호화 캐스팅입니다.

원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인 ‘강림’의 후속편의 예고편이 엔드 크레딧 이후 공개되는데, 이에 앞서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하는 10대의 칸나의 캐스팅은 불만스럽습니다. 실사판 2부부터 주인공이 되어야하는 칸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두 아역 배우는 똘망똘망하면서도 귀여워 원작의 분위기를 훌륭히 재현했지만, 막상 10대의 칸나로 분한 배우는 보이시하면서도 진지한 원작의 이미지와 달리 지나치게 가볍고 유쾌해 보입니다. 실사판 2부 이후부터 선택한, 원작과는 다른 전개와 관련된 캐스팅과 연기인지 아직 판단할 수 없으나 현시점에서는 불만스럽습니다.


덧글

  • yucca 2008/09/14 09:07 #

    우라사와 나오키 쪽에서 원작을 훼손하지 않았다면 좋겠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었던것 같습니다...
  • 디제 2008/09/14 22:51 #

    yucca님/ 각본을 우라사와 나오키가 썼죠. ^^ 2, 3편은 그가 직접 쓰면서 엔딩을 바꿀 모양이더군요.
  • 컬러링 2008/09/16 05:56 #

    흠.. 이 글을 보니 함 볼까 하는 생각이..
    (지금까지 볼 생각이 없었는데 말이죠 흠흠..)
  • 잠본이 2008/09/18 23:23 #

    미니어처 폭파라면 차라리 호쾌하기라도 하지만 CG로 폭발흉내내는 건 영...OTL
    그래도 음모론이나 과거회상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재미있을 법하더군요. 길기는 좀 길었지만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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