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결정권이 네게 있느냐!?”에 뒤이어, 칸젠의 ‘영원의 건담 어록’ 중 일부를 번역했습니다. ‘기동전사 건담ZZ’(이하 ‘건담ZZ’) 제36화 ‘중력 하의 플2’에서 만신창이가 된 큐베레이에 탑승한 플이 압도적인 성능의 사이코 건담 Mk-Ⅱ의 플2와 혈투를 벌이며 남긴 마지막 대사, ‘나여! 죽어랏!’입니다. 쥬도와 하만의 최종 결전보다 오히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건담ZZ’의 최고의 명장면입니다. 칼럼을 쓴 것은 타니타 슌타로로 1969년 생, 나가노 출신의 프리랜서입니다.
---------------------------------------------------------------
자신을 죽이고 싶은 기분, 알겠더군요.
건담 붐이 일단락된 중1 때, 저는 ‘자기혐오’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당시 에도가와 란포(역주 : 1894 ~ 1965, 일본 추리 소설의 선구자로 본명은 히라이 타로이지만 에드거 앨런 포를 본 따 필명으로 삼음.)에 푹 빠져서, 도서관에 있는 포프라사의 소년 취향의 단행본은 모두 독파하고, 성인 대상의 가도카와 문고판을 섭렵하다시피 했다. 책 말미의 해설을 읽으면, 란포는 항상 ‘자기혐오’에 빠져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일촌법사’와 ‘파노라마 섬 기담’의 집필이 끝나가며 점점 오그라들고 말았다. 작품에 대한 수치, 자기혐오, 인간증오에 빠져, 결국, 우스운 말로 하면,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들어가고 싶은 기분에... (후략)” (‘거미남자’ 가도카와 문고)
나는 그렇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을 쓰면서, 왜 자신을 혐오하게 되었을까’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몹시 자주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이 재미있었고, 란포를 즐겨 읽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기혐오’가 어느덧 유행어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마음 편한 시기였다.
그 후 사춘기가 왔고, 어느새 사회에 나오게 되자, 나는 혐오스러울 정도로 란포의 기분을 잘 알게 되었다. 글 쓰는 일을 하게 되면 더욱 더 그랬다.
자신이 쓴 문장의 치졸함에, 수치, 자기혐오, 인간증오에 빠져, 쥐구멍이 있다면 들어가고 싶어졌다. 꼭 ‘나여, 죽어랏!’ 이었다. 하지만 플은 이전에 멋진 말도 남겼다.
“아무리 불쾌하고 아무리 미워도, 자신을 죽이는 것도... 자신을 끝장내는 것도 할 수 없어!” 그렇다. 란포는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나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자신을 죽이고 싶은 기분, 알겠더군요.
건담 붐이 일단락된 중1 때, 저는 ‘자기혐오’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당시 에도가와 란포(역주 : 1894 ~ 1965, 일본 추리 소설의 선구자로 본명은 히라이 타로이지만 에드거 앨런 포를 본 따 필명으로 삼음.)에 푹 빠져서, 도서관에 있는 포프라사의 소년 취향의 단행본은 모두 독파하고, 성인 대상의 가도카와 문고판을 섭렵하다시피 했다. 책 말미의 해설을 읽으면, 란포는 항상 ‘자기혐오’에 빠져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일촌법사’와 ‘파노라마 섬 기담’의 집필이 끝나가며 점점 오그라들고 말았다. 작품에 대한 수치, 자기혐오, 인간증오에 빠져, 결국, 우스운 말로 하면, 쥐구멍이라도 있다면 들어가고 싶은 기분에... (후략)” (‘거미남자’ 가도카와 문고)
나는 그렇다면,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을 쓰면서, 왜 자신을 혐오하게 되었을까’하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지만, 어쨌든 몹시 자주 자기혐오에 빠지는 것이 재미있었고, 란포를 즐겨 읽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자기혐오’가 어느덧 유행어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마음 편한 시기였다.
그 후 사춘기가 왔고, 어느새 사회에 나오게 되자, 나는 혐오스러울 정도로 란포의 기분을 잘 알게 되었다. 글 쓰는 일을 하게 되면 더욱 더 그랬다.
자신이 쓴 문장의 치졸함에, 수치, 자기혐오, 인간증오에 빠져, 쥐구멍이 있다면 들어가고 싶어졌다. 꼭 ‘나여, 죽어랏!’ 이었다. 하지만 플은 이전에 멋진 말도 남겼다.
“아무리 불쾌하고 아무리 미워도, 자신을 죽이는 것도... 자신을 끝장내는 것도 할 수 없어!” 그렇다. 란포는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나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