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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평] 8월 19일 한국:쿠바전 - 성공적 세대교체를 확인하다 야구

야구는 매우 아이러니컬한 스포츠입니다. 최약체 중국전에서 승부치기까지 이르며 보는 이를 가슴 졸이게 했던 야구 대표팀이, 아마 야구 최강 쿠바를 상대로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편안한 승리를 이끌어냈습니다. 예선 2위를 확보한 상황에서 패해도 무방한 경기였으며 최강 쿠바를 상대로 낙승을 거두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을 테니, 이것 또한 예상을 뒤엎는 야구의 묘미입니다.

쿠바전 승리의 일등공신은 선발승을 거둔 송승준입니다. 6.1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것은 예상외의 호투였습니다. 사실 중국전과 마찬가지로 오늘도 송승준의 구위는 올 시즌 국내에서 보여준 최상의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마이너 리그 시절의 경험을 살려 노련한 피칭으로 승리를 거두며 이닝을 먹어준 것은, 준결승전 이후를 대비해 투수력을 아껴야 하는 대표팀의 입장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고마운 것입니다. 아무리 버리는 경기라도 송승준이 난타당하며 대량 실점해 일찍 강판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면, 계투진을 소모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송승준 못지않은 수훈갑은 고영민입니다. 대만전에서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타격감을 회복한 고영민은 오늘도 4회말 2사 만루에서 3:3을 만드는 2타점 우전적시타를 기록했는데, 힘들이지 않고 밀어 쳐 내야와 외야 사이에 떨어뜨리는 기술적 타격이 돋보였습니다. 6회말에는 2사후 중전안타로 출루해 딜레이드 스틸로 고급 야구가 무엇인지 보여주며 쿠바 내야를 흔들고, 이용규의 좌전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을 올렸습니다. 두 차례의 결정적인 수비 또한 빛났습니다.

오늘도 3타수 무안타, 볼넷 하나만을 기록한 이승엽의 극도의 부진 속에서, 김동주가 부상으로 결장한 대표팀 타선이 쿠바의 투수들을 상대로 7점이나 뽑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강팀은 2사후와 경기 후반에 득점하기 마련인데, 쿠바전에서 얻은 7점이 모두 2사후에 나왔으며, 5:3의 불안한 리드를 낙승으로 바꾼 것은 6회말과 7회말의 각각 1득점이었습니다.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습니다. 이는 2006년 WBC 이후 야구 대표팀의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인데, 세대교체의 밑거름이 된 것은 2006 도하 아시안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메달을 노린 대만과 사회인 야구선수로 구성된 일본에게 연패해 동메달에 머물렀던 악몽만이 남아 있지만, 이대호, 정근우, 강민호, 장원삼, 류현진 등은 국제대회에 처음 출전해 소중한 경험을 쌓았고 현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종욱, 고영민, 이용규, 김현수, 김광현 등 도하 아시안 게임 이후에 합류한 젊은 선수들도 국제무대에서 제 실력 이상을 발휘하며 성장하는 것은 2009년 WBC와 그 이후의 전망을 밝게 하며 한국 프로 야구의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쿠바에게도 낙승해 6연승을 기록하며 예선 1위로 4강에 안착한 대표팀이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2006년 WBC에서 일본에 연승하고, 미국과 멕시코를 연파하며 준결승전에 진출했지만, 막상 어처구니없는 대진으로 일본과 세 번째 조우한 끝에 패해 결승에도 오르지 못해 쓸쓸히 짐을 쌌고, WBC 우승은 일본에 넘겨준, 그야말로 ‘죽 쒀서 개 준’ 뼈아픈 기억을 되새겨보면 방심은 금물입니다. 물론 이승엽 혼자 분전했던 WBC와 달리 현 대표팀의 타선은 골고루 제몫을 해주며 확실한 원투펀치 류현진, 김광현이 버티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긴 합니다만, 이번 올림픽 역시 예선 3, 4위가 확정된 미국과 일본이 마지막 예선 경기에서 준결승전 상대를 고를 수 있는 기이하고 편파적인 대진이니, 진정한 초점은 준결승전에 맞춰야 합니다. 준결승전에 패해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리면 예선의 연승이 무의미해지며, 국민적인 성원도 차갑게 식을 확률이 높습니다. 연승이 중단된 팀이 연패로 추락하는 일을 종종 볼 수 있으니, 가급적 투수를 아껴야 하지만 네덜란드전 역시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네덜란드전에서도 승리해 예선 전승으로 바람몰이를 하며 그 여세로 준결승전에 진출해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덧글

  • 城島勝 2008/08/20 07:56 #

    쿠바전은 대충 쿠바가 좀 느슨한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선 이 승엽 이외의 선수들은 다 분전하는 듯.

    한편 네덜란드 전에선 장 원삼 - 한 기주 양 선수로 투수진은 끝이라고 못 박아 놨더군요. 바꿔 말하면 결국 이 두 사람이 이닝 때우기용으로 낙점된 이야기인데 당사자들은 참 묘한 기분일 듯 싶습니다. 허헛.
  • 프랑스혁명군 2008/08/20 08:57 #

    제발 WBC때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필코 결승전에 진출했으면 합니다!~
  • 빌리 밥 2008/08/20 13:14 #

    가장 중요한 유격수와 포수 부분이 아직 제자리 걸음이란 점에서 아직 반쪽에 불과한 세대교체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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