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를 떠나 소아과 의사로 재직 중인 스컬리(질리언 앤더슨 분)를 통해 FBI 여성 요원의 실종 수사에 참여 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멀더(데이빗 듀코브니 분)는, 영매 조셉 신부(빌리 코놀리 분)의 도움으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합니다. 수십 명의 아동 성추행 범죄 경력이 있는 조셉 신부를 불신하는 스컬리이지만 어린 난치병 환자의 치료 도중 조셉 신부의 존재에 신경 쓰게 됩니다.9시즌의 마지막 방영이었던 2002년을 끝으로 TV에서 사라진 ‘엑스 파일’이 두 번째 극장판으로 6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9시즌 말미에서 외계인의 침공 시각을 예고하며 끝냈지만, ‘엑스 파일 : 나는 믿고 싶다’ (이하 ‘나는 믿고 싶다’)에서는 음모론은 말끔히 지운 채, 외계인 에피소드를 다룬 메인 내러티브에서 벗어나 TV판의 단편 완결을 연상시키는 초자연현상으로 승부합니다. ‘엑스 파일’의 팬들 사이에도 외계인 에피소드를 선호하는 쪽과, 단편 완결의 초자연현상 에피소드를 선호하는 쪽으로 갈렸기 때문에 호오가 엇갈릴 수 있는 선택이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믿고 싶다’의 밀도는 TV판 수준에 머무르며 극장판 수준에는 한참 모자랍니다. 멀더와 스컬리가 현역 FBI 요원이 아니라는 근본적인 한계에 더해, 스컬리가 사건 해결과는 무관한 환자 치료에 진력하기 때문에, ‘엑스 파일’의 팬이 아니라면 큰 스케일의 활기찬 액션 장면이 없고 긴장감도 떨어지는 ‘나는 믿고 싶다’에 영화로서 낙제점을 줄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엑스 파일’의 팬들에게는 이처럼 좋은 선물은 없습니다. 소위 ‘미드’의 선구적 작품이지만 막상 ‘미드’의 전성시대에는 이미 잊혀진 ‘엑스 파일’이 부활했다는 것만으로 행복합니다. 멀더는 여전히 해바라기 씨를 씹고, 연필을 천정에 꽂으며, 외계인에 납치된 여동생 사만다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스컬리는 여전히 합리적 관점에서 설명되지 않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부정합니다. 멀더와 스컬리의 스킨쉽이나 애정 고백에 민감한 속칭 ‘쉬퍼’들에게는 두 사람이 한 이불 속에서 속삭이는 장면에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컬리가 비키니를 입은 엔드 크레딧 이후의 장면은 놀라운 서비스입니다.) 데이빗 듀코브니가 계약 문제로 후반 시즌에서 불참한 이후 스컬리 혼자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 없기에 어거지로 투입된 도겟(로버트 패트릭 분)과 레이어스(아나베스 기쉬 분) 요원은 흔적조차 없으며, 대신 1시즌부터 멀더와 스컬리를 든든히 지원한 스키너(미치 밀레지 분)는 결정적인 장면에 등장해 팬들을 기쁘게 합니다. 그러나 팬들의 관심사였던 멀더와 스컬리의 아들 윌리엄은 입양 보냈다는 한 마디로 해결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엑스 파일’ 이후 별다른 성공작을 내보지 못하는 ‘엑스 파일’ 시리즈의 창시자이자 ‘나는 믿고 싶다’의 감독 크리스 카터(그의 용모는 ‘나는 믿고 싶다’의 조셉 신부와 놀랄 만치 닮았습니다. 의도적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는 자신의 재기와 TV 시리즈로서의 ‘엑스 파일’의 부활을 꿈꾸며 떡밥을 던진 것으로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물은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주름살을 숨기지 못하게 된 두 중년 배우가 이끌어가는 10번째 시즌의 TV 시리즈나 세 번째 극장판이 세월을 넘어 귀환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부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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