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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 영웅, 22년 만에 필름으로 귀환하다 영화

‘영웅본색’이 필름으로 돌아왔습니다. 22년 만입니다. 개봉 당시 성우들이 더빙한 북경어판이 아니라 배우들의 실제 목소리가 담긴 광동어판입니다. 많은 이들이 홍콩 느와르의 시발점인 이 영화를 걸작으로 꼽지만 실제 필름으로 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홍콩 영화라면 성룡으로 대표되는 쿵푸 영화를 떠올리던 1980년대 후반, 서울 시내 대형 개봉관도 잡지 못한 채 변두리 동시개봉관을 전전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영웅본색2’를 극장에서 본 후에 홀딱 반해 이후 ‘영웅본색’을 보게 되었지만 비디오테이프와 dvd로 접했을 뿐이었습니다. 비디오테이프와 dvd로 ‘영웅본색’을 수십 차례 반복 감상하며 과연 이 작품을 필름으로 만날 수 있으리라 상상하지 못했습니다만, 결국 개봉 22년 만에 필름으로 보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대사와 장면을 암기하다시피 했지만 필름으로 보는 ‘영웅본색’은 완전히 다른 영화였습니다.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주윤발, 적룡, 장국영의 클로즈업된 얼굴은 그들이 단순히 잘 생겨서 이거나 소위 ‘후까시’만 잡는 것이 아니라 연기력으로 승부하며 강렬한 아우라를 내뿜습니다. 95분의 러닝 타임 동안 감정의 과잉은 있을지언정, 내러티브의 낭비는 결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개과천선하려 하지만 끊임없이 유혹당하는 송자호(적룡 분)의 갈등과, 아버지의 죽음의 원인이 형 송자호에 있다고 믿는 자걸(장국영 분)의 분노와, 동생처럼 여긴 아성(이자웅 분)에게 배신당해 복수를 갈망하는 소마(주윤발 분)의 감정선과 행동은 일말의 억지도 없으며 설득력이 충분합니다. ‘영웅본색’이 신화로 남은 이유는 단순히 총을 난사했고 유혈이 낭자했기 때문이거나, 지금의 감각으로 보면 신파나 동성애에 가까운 사나이들의 우정 때문이 아니라 내러티브가 충실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중국에 반환된 홍콩의 야경을 바라보며 홍콩의 낙일을 아쉬워하는 주윤발의 명대사 ‘이걸 놓치다니 아쉬워’는 오우삼 감독과 주윤발 모두 홍콩을 떠날 것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물론 그 대사를 뒷받침하는 아름다운 홍콩의 야경 또한 ‘영웅본색’의 매력입니다. 구슬픈 하모니카 가락 등으로 변주되다 엔드 크레딧과 함께 흐르는 주제가 ‘당년정’ 역시 쓸쓸한 사나이들의 서글픈 싸움을 뒷받침합니다. ‘당년정’의 가사는 영화 종반부에서 장렬히 산화한 주윤발의 시점에서 씌어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영화로 만날 수 있는 주윤발보다는 이 노래를 부른 고 장국영을 떠올리게 해 더욱 안타깝습니다.

한 번 더 극장을 찾아도 시원치 않을 ‘영웅본색’이지만 굳이 아쉬움을 지적하면 무협지를 연상시키는 대사를 직역하지 않고 의역한 것은, 원래 무협물의 칼을 총으로 치환한 ‘영웅본색’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의 의리가 사라졌다’ 보다는 ‘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졌다’가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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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naki-我行 2008/08/08 09:44 #

    저도 필름으로는 처음으로 영웅본색을 보고 왔습니다.

    자막 부분은 제가 생각할 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더군요.

    영웅본색2편과 첩혈쌍웅도 재개봉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이면 좋겟습니다...^^
  • DAIN 2008/08/08 11:48 #

    막상 엔딩 당년정은 옜날 가사 거의 그대로더군요. 그리고 하시는 김에 영웅본색3 리뷰도 링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 펠로우 2008/08/09 02:08 #

    말씀대로 유혈낭자,신파는 적고, 시나리오와 연기력이 생각보다 좋더군요. 주윤발의 깜빡이지않는 강렬한 눈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초반 아성이 '아호형님에게 배울게 워낙많아 다배우진 못하겠네요'농담하는데, 아호의 의리는 배우지않았다는 암시로 보입니다.
  • 디제 2008/08/09 09:24 #

    anaki-我行님/ '영웅본색'의 재개봉을 위해 필름을 수입한 곳이 허리우드 시네마인데, 낙원상가의 허리우드 극장 앞에는 이미 '첩혈쌍웅'의 포스터가 붙어 있답니다. 최소한 '첩혈쌍웅'만큼은 재개봉되겠죠.
    DAIN님/ 감독이 오우삼이 아니라 서극이라 '영웅본색3'의 리뷰를 링크하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지적 고맙습니다. 수정했습니다.
    펠로우님/ 이 영화에서 주윤발 정말 젊죠...
  • 누굴까? 2008/08/09 17:43 # 삭제

    이 영화 찍기 전 주윤발이 전부인 과의 이혼 문제로 인기가 약간 시들해진 상태였죠. 이 영화로 화려한 부활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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