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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 낫 데어 - 밥 딜런, 여섯 개의 자유로운 영혼 영화

‘음유시인’이라 불리는 포크 스타 밥 딜런의 삶을 여섯 명의 인물을 통해 조명하는 ‘아임 낫 데어’는 내러티브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뒤죽박죽입니다.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가진 떠돌이 소년 우디(칼 마커스 프랭클린 분), 은둔의 시인 랭보(벤 위쇼 분), 은퇴한 총잡이 빌리 더 키드(리처드 기어 분), 젊은 시절 반항적인 포크 가수였으나 목사가 된 잭(크리스천 베일 분), 가수 잭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배우 로비(히스 레저 분),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다 대중적인 음악으로 선회한 락커 주드(케이트 블란쳇 분)로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다양한 삶들은 밥 딜런의 삶과 음악을, 좋게 말하면 자유분방하고 나쁘게 말하면 산만하게 묘사합니다.

저항과 반전의 주제의식을 표출한 밥 딜런의 음악세계처럼, 성과 연령, 인종을 초월한 다양한 인물들로 그의 삶을 변주하고 있는 ‘아임 낫 데어’는, 한 사람의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뇌하는 소통의 문제에서 인종 차별과 성 차별, 권위에 대한 저항과 베트남 전쟁 반대와 같은 철학적, 정치적인 주제들을 건드립니다. 주드에게 변절했다며 집요하게 파고들며 질문을 던지는 기자 키넌 존스로 분한 브루스 그린우드는 무법자 빌리 더 키드를 살해한 보안관 개럿으로도 등장합니다. 1인 2역을 맡은 브루스 그린우드는 밥 딜런의 2개의 분신과 대립하며 박해한 인물들로 분했는데, 밥 딜런에 대한 세상의 편견과 고정관념, 그리고 공권력을 상징합니다. 잭은 자신의 음악에 환멸을 느끼고 목사가 되며, 주드는 예수에 비견되고, 밥 딜런은 빌리 더 키드의 영혼을 이어받은 우디에 비견되는데, 구원을 말한다는 점에서 기독교적이면서도 환생과 윤회를 말한다는 점에서 불교적입니다.

근본적으로는 극영화가 바탕이지만 흑백과 컬러, 뮤직 비디오와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넘나드는 영상과 시종일관 흐르는 밥 딜런의 곡들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합니다. 앞에서 언급된 주연 배우들에 샬롯 갱스부르와 줄리안 무어까지 더 해진 초호화 캐스팅도 눈요깃거리입니다. 뮤지션 밥 딜런의 초창기 모습인 잭을 연기하는 것이 크리스천 베일이고, 극중에서 잭을 영화화한 작품 속에서 잭으로 분한 로비로 출연한 것이 고 히스 레저인데, 두 사람이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과 조커로 맞대결을 펼치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밥 딜런은 2006년 작 ‘팩토리 걸’에서도 실명이 아닌 ‘그’로 조명되었는데, ‘아임 낫 데어’에서 동일한 시기의 밥 딜런의 모습을 다룬 주드가 등장하는 분량에서는 앤디 워홀과 밥 딜런 사이를 오갔던 에디 세즈윅이 코코(미셸 윌리엄스 분)라는 이름으로 출연합니다. 존 레논으로 보이는 인물이 ‘사요나라’라고 인사하는 비틀즈가 출연하는 장면은 매우 장난스럽습니다.

다른 모든 요인들을 차치하고라도 남장한 케이트 블란쳇의 중성적인 연기만으로도 ‘아임 낫 데어’는 볼만합니다. 여왕과 요정, 소련 여군과 과거의 명배우 캐더린 햅번까지, 불가능한 배역이 없어 보이는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는 ‘아임 낫 데어’의 주드로도 빛나는데, 이 작품을 통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올라 수상에 실패했다는 것은 아쉽습니다. 차라리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수상하는 것이 많지 않나 싶습니다.

덧글

  • 알트아이젠 2008/07/21 09:23 #

    밥 딜런에 대해서 모른다면 보기 어렵다고 하지만 포스터 및 배우들이 소위 '본좌'급들이라서...놏친게 왠지 아쉬운 영화입니다.(애초에 개봉시기도 시험기간이고 개봉관이 적어서 제가 사는곳에서는 못본게 참 아쉬었죠)
  • 시북군 2008/07/21 22:33 #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했던 포크록으로 넘어가던 시절의 딜런은 정말이지 명연이었습니다. 마틴 스콜세지의 다큐멘터리 No Direction Home 덕분에 유난히 그 시절의 딜런의 모습만이 눈에 들어왔다랄까요.;
  • oIHLo 2008/07/22 03:38 #

    살짝 헷갈리긴 했지만 참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비행기에서 다시 보니 그 때는 이해가 쏙쏙 잘 되더군요.

    비틀즈는 Walk Hard: The Dewey Cox Story라고 존 C. 라일리가 락앤롤 스타로 나와서 60~80년대 대중음악사를 조명하는 코미디물에서도 잠깐 나오는데, 거기서는 잭 블랙, 제이슨 슈워츠먼, 폴 루드, 저스틴 롱이 비틀즈인 '척' 하면서 개인기를 펼칩니다. 아주 웃기지는 않지만 음악사를 생각하면서 보면 그럭저럭 100분은 재미나게 보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것 역시 비행기에서 봤습니다.)
  • 디제 2008/07/22 09:49 #

    알트아이젠님/ 서울에서는 아직 개봉중이긴 합니다만...
    시북군님/ 케이트 블란쳇은 출연작마다 확실히 튑니다. 그것도 나쁜 의미에서가 아니라 좋은 의미로 말입니다.
    oIHLo님/ 존 C 라일리라니 기대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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