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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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지 - 반전에만 의존하지 마시길 영화

'빌리지'의 스포일러는 가급적 피했습니다만 영화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는 쪽이 감상에 도움된다고 판단되신다면 이 포스트는 피하시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참고하십시오.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 ‘사인’의 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남들이 가지지 못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이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으며 그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다소 신경질적인 분위기로 묘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아울러 결말부의 충격적인 반전을 영화 속에 삽입하는 것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습니다.

‘빌리지’도 나이트 샤말란의 이전 작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루시우스 헌트는 과묵하지만 용감해서 마을의 괴물을 의식하지 않고 숲을 넘어 이웃 마을로 넘어가려합니다. 이미 ‘사인’에서 멜 깁슨이 분한 그레이엄 헤스의 동생이자 은퇴한 야구 선수인 메릴 헤스로 등장했던 호아킨 피닉스가 루시우스로 분해 다시 나이트 샤말란의 작품에 출연함으로써 그가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실은 맥거핀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영화가 괴물의 정체에 포인트를 맞춘 것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목처럼 영화는 ‘빌리지’, 즉 ‘마을’에 관한 영화입니다. 따라서 영화는 매우 정치적인 의미를 함축하게 됩니다. 이웃마을과의 교류를 금기시하는 마을에서 이러한 금기가 만들어진 원인이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유지키시기 위해 어떤 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고 아울러 마을 사람들에게 이 금기가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중반부의 초점이 맞춰지게 됩니다. 따라서 초반부의 짓누르는 듯한 신경질적인 분위기는 중반부 이후에 다소 숨통이 트이지만 결말은 또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됩니다.

루시우스를 사랑하는 앞 못 보는 아이비가 숲을 넘어 이웃마을로 향하면서 호러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랑의 힘이라는 것이 강조됩니다. 물론 여기서 폐쇄적인 공동체의 체제 유지 여부에도 초점이 맞춰지면서 영화는 매우 다층적인 텍스트가 됩니다.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빌리지’는 숲이라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는 심리 영화도 될 수 있으며, 폐쇄적인 공동체가 개방과 맞딱뜨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동체의 유지 여부와 구성원들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정치적인 영화도 될 수 있으며, 괴물과 관련된 호러 스릴러가 될 수도 있으며, 아이비를 둘러싼 삼각 관계를 다루는 치정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영화 관람 전에는 인터넷 게시판의 글을 읽지는 않았습니다만 글 제목만 보아도 역시 평가는 엇갈리는 것 같군요. 아마도 영화 전반을 잠식하는 신경질적인 분위기와 공포(사실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는 피가 뚝뚝 넘쳐흐르는 고어 무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만 분위기 자체만으로 고어 무비 이상의 공포를 자아내는 독특한 작품들이지요. 이번에도 아니나 다를까, 종반부에 감독 스스로 직접 출연했습니다. 눈여겨 보시길.)로 짜증이 나셨다거나 지루하고 답답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정반대로 감독의 연출작 중 최고라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군요.

제 결론은 후자입니다. ‘빌리지’는 나이트 샤말란 최고의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별다른 복선 없이 뜬금 없는 반전으로 관객을 놀래킨 ‘식스 센스’, 반전이라고 결말부에 제시했지만 관객들에게 큰 임팩트를 주지 못했던 ‘언브레이커블’, 공포를 제외하면 상당히 단순한 영화였던 ‘사인’에 비해, ‘빌리지’는 곳곳의 복선과 반전에 의지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영화를 해석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제작된 훌륭한 작품입니다. 따라서 관람하실 때 반전에만 집중하다가는 영화의 본질적인 맥을 놓치시기 십상입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시는 편이 더 재미있게 ‘빌리지’를 즐기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글래디에이터’, ‘사인’의 호아킨 피닉스 이외에도, 내년에 개봉될 피터 잭슨의 신작 ‘킹콩’의 남자 주인공으로 촬영 중인 에이드리언 브로디, ‘제네럴’, ‘28일후’, ‘트로이’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브랜던 글리슨, 설명이 필요 없는 윌리엄 허트와 시고니 위버가 출연한 호화 캐스팅이 돋보입니다. 아마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 중 가장 볼만한 캐스팅인 것 같군요. 하지만 압권은 역시 아이비를 연기했던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의 맹인 연기입니다.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배우들의 틈바구니에서도 밀리지 않고 카리스마를 발산하는군요. 1981년 생으로 아직 젊으니 이후 주목할 만한 여배우입니다.

덧글

  • 아마란스♡ 2004/10/01 17:40 #

    잘 읽었습니다^^
  • 아마란스 2004/10/02 01:13 #

    [윗 댓글의 닉을 보고 잠시 움찔]
    빌리지라...제가 이 감독의 작품은 다 봤지만...상업성으로 따지면 식스센스가 최고였었지요.
    언브레이커블이라던가 사인이 상당히 혹평을 받았던게 의외였는데...[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봐서...]
    빌리지는 과연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단순히 식스센스처럼 반전이 뜬금없이 튀어나오는게 아니라 복선과 반전이 곳곳에 뿌려져있다는게 더 기대감을 갖게 하는군요.
  • 디제 2004/10/02 03:28 #

    아마란스♡님/ 멋대로 트랙백 걸었는데 와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아마란스님/ 저도 닉 때문에 잠시 놀랐습니다. ^^ 저 역시 나이트 샤말란의 작품은 모두 좋아합니다만 특히 '빌리지'는 발군이었습니다. 드라마의 짜임새가 매우 촘촘한 작품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 청미루 2004/10/02 19:56 #

    트래백타고 왔습니다. 제 얕은 지식으로 쓴 리뷰에 비하면.. 읽으면서 계속 감탄만........이 비슷한 생각을 한것 같긴한데(아마도;) 어휘력이 딸리나? 표현 할수 없었던 그 답답함.
    아... 괴물이 아닌 마을에 촛점을 맞춰진다는거.;
    하여간.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영원한 유토피아는 존재할수 있는가.. 그래고 존재를 위해 통재해야하는 그 무언가........ 그것이 비롯 가짜에 불과한 괴물이라는 존재라 하더라도.......
    어쩌면... 괴물로 위협받는 그 마을은.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상처받은 이들이 만든..
    '순수'그 자체 아닐까요.
  • 디제 2004/10/03 02:15 #

    청미루님/ '빌리지'는 그래서 판타지인 것 같습니다. 인도출신인 감독이 비현실적일 정도로 로맨스나 공동체, 초자연적인 현상에 집착하는 것 같아요.
  • 랑이 2004/10/03 12:11 #

    저는 이 영화에서 초자연적인 현상이나 판타지같은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사람들의 사실적인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심리적인 압박감같은걸 잘 그려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식스센스만한 반전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식스센스보다 훨씬 사실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별로 재미는 없었고 황당하긴 했지만요..-_-
  • 디제 2004/10/03 13:59 #

    랑이님/ 제가 판타지라고 했던 이유는 폐쇄적인 마을을 이상적 공동체로 묘사하고 그 원형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유지시켜주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입니다. 아무래도 랑이님 취향의 영화는 아니셨던 것 같군요.
  • 랑이 2004/10/03 15:58 #

    에... 제 취향이 뭔지 아시는듯한 말투인데요;
  • 디제 2004/10/03 16:32 #

    랑이님/ 앗, '아무래도 ~ 같군요.'로 추측성 글이었습니다만... 제가 잘 알리 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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