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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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저, 크와트로가 더 좋습니다 (3) U.C. 건담(퍼스트, Z...)

‘Z’나 ‘역샤아’의 인간 묘사는, 지금 봐도 이른바 로봇 애니메이션들에 비해 충분히 이색적이라고 생각되고, 이야기도 난해합니다. ‘슈로대’라는 엔터테인먼트의 왕도라 불리는 게임을 만든 지금의 테라다 씨의 눈에는 그런 식의 제작 방식이 어떻게 보이시는지요?

테라다 그건, 그 시대가 아니면 만들 수 없었던 작품이 아니었을까요. 뭐랄까, 특히 ‘Z’는 독특한 주관이랄까, 매우 무거운 느낌이 들어요. 시대의 원념이라고나 할까, 그런 것이 소용돌이쳐져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정말로 ‘Z’는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간 작품이었다고 생각해요. 주제의 측면에서는 ‘ZZ’와 그렇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Z’는 깊이 고인 푸른색의 이미지에요. ‘퍼스트’는 건담의 하얀 이미지로, ‘ZZ’는 쥬도의 머리색인 다색인가 황색. ‘Z’에 대해서는 검은 티탄즈 컬러의 건담의 강렬한 임팩트로 인해 그런 이미지가 아닌가 싶어요.

- ‘Z’ 제1화의 제목이 ‘검은 건담’이기도 했고요. 그 제목, 그 건담 Mk-Ⅱ의 색이, ‘Z건담’이라는 작품 전체를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테라다 ‘너는 시대의 눈물을 본다···’ 정말 그랬어요. 그런 어둠은 무엇이었나 생각해보면, 역시 당시의 시대 배경이나 사정이 응축된 것 때문 아닐까요. 결코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마음의 준비가 없이는 볼 수 없어요. 그건 아마도, 1985년이라는 시대가 아니었다면 성립할 수 없는 작품이고, 리얼 타임으로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기분이 아니었을까요. 리얼 타임으로 봐서 행복했는가 아닌가는 차치하고서라도 말이죠...
그래도 결국, 보고 나서 역시 로봇 애니메이션을 버릴 수 없게 되었기에, 저희 세대가 가장 번거로웠어요. 로봇 애니메이션의 붐이나 특촬 붐의 세례를 받고 ‘야마토’도 접하고, 고학년에 건담 직격이었죠.

- 그리고 사춘기에 ‘Z건담’이었군요.

테라다 슈퍼 로봇 지향도 될 수 없고, 리얼 지향도 될 수 없는, ‘ZZ’의 주제가에서 언급되는 낡은 지구인(역주 : ‘기동전사 건담 ZZ’ 제1기 오프닝 ‘아니메가 아냐’의 가사를 언급하고 있다.)이었던가요? 그것이 ‘슈로대’의 메인 타깃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우리 세대는 가장 다정다감했던 시기에 ‘Z’ 따위를 보게 되어서 큰일이었던 거죠. (웃음)
그래도 ‘Z’는 건담 시리즈 중에서 특이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간단히 말해 건담의 그 후의 방향성이나 시리즈성을 결정했잖아요.

- 그렇군요.

테라다 그래서 저는, 건담 시리즈 중에서도 정말로 획기적인 것은 ‘Z건담’이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퍼스트’는 슈퍼 로봇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은, 두드러지게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 ‘Z’가 리얼 로봇물의 건담의 최초로, 시리즈화된 것도 최초라서요?

테라다 예, 슈퍼 전대 시리즈(주 : 복수의 히어로가 팀을 이뤄 적과 싸우는 특촬 시리즈. 첫 번째 시리즈는 ‘비밀전대 고렌쟈’. 이시노모리 쇼타로 원작인 이 작품과 뒤이은 ‘자카 전격대’를 ‘전대 시리즈’,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배틀 피버 J’ 이후의 작품을 ‘슈퍼 전대 시리즈’로 구별하여 부르는 경우도 있다.)는 ‘고렌쟈’로부터가 아니라, ‘배틀 피버 J’부터이고, ‘고렌쟈’도 ‘자카 전격대’도 슈퍼 전대 시리즈가 아닌 것과 같은 것처럼, 뭔가 비유가 알기 어렵지만, 그런 식이었던 것 같아요. (웃음)
‘퍼스트 건담’과는 다소 다른 존재로, 건담 시리즈라는 발상을 탄생시킨 ‘Z건담’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획기적인 작품이 아니었나 싶어요.

10년 전의 우리가 봤다면 말도 안 되는 상황

- 그래도, 그 ‘Z건담’으로부터 20년이 흘렀습니다.

테라다 음, 지금이야말로 건담은 존경받는 존재가 되었지만, 20년 전, 아니, 10년 전에도 건담을 좋아한다고 말하면, 그것만으로 오타쿠 취급받았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나이키에서 샤아 전용 신발(역주 : 나이키에서 발매된 바 있었던 ‘샤아 전용 에어맥스’를 말하고 있음.)이 나오니까요. 10년 전의 우리가 봤다면 ‘말도 안돼, 어처구니없어’라고 말했겠죠. 저도 지금이야 이런 일에 종사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체육회의 궁도부에도 일본활을 쏘는 숨은 오타쿠였고, 겉으로는 ‘건담 따위에는 흥미 없어, 패미콤은 가지고 있지만’이라는 얼굴을 했어요.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이게 새로운 건담이군!’ 식이었죠. (웃음) 이러쿵저러쿵 해도 건담은 전부 봤습니다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것들을 숨겨야 했죠. 당시의 저는.
지금은 세상이 좋아졌어요. 건담이 패션과 같아졌으니까요.

-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그래도 반프레스토와 같은 회사에서도, 10년 전에는 건담 팬이라고 커밍아웃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나요?

테라다 뭐랄까, 주변에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친구가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서 내압을 높이고 히죽거리며, 어떤 의미로는 제대로 된 마니아였어요. (웃음)
회사에 들어오기 전이었지만, ‘F91’도 남몰래 혼자 보러갔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아요. 신구 로봇 애니메이션을 봐제꼈어요.
건담의 대사를 소재로, 이전부터 친구들 사이에서는 써먹었어요. ‘젊음에서 비롯된 과오라는 것을’이라든가 ‘자쿠와는 다르다, 자쿠와는’ 따위를요. 지금은 그것들이 일반적인 대화에서도 사용되잖아요. 건담이 여기저기에서 흘러넘쳐, 좋은 시대가 되었어요. (미소)

퇴장의 미학, 도망의 명수 샤아

- 그래도 샤아라는 25년 전의 캐릭터가, 수많은 건담 시리즈 중에서도 지금까지 돌출되어 높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테라다 음, 역시 특징이 꽉 들어차 있으니까요. 우선 붉고, 가면, 3배. 전용의 개념을 명확히 확립하고, 자쿠에 뿔을 달았잖아요. 왕자님이고요.
거기다 인기가 있는 것은 역시, 단순한 라이벌 캐릭터 이외의 연출을 보여주었기 때문 아닐까요. 토미노 감독의 작품에서 그렇게까지 패배를 거듭하는 캐릭터는 잔뜩 있어요.
엘리트였지만 편견이 심한 제리드나, 비슷한 타입의 ‘단바인’의 반 바닝스. ‘배반하여 아군에 온 건가’ 싶은 ‘이데온’의 기제 자랄, 말하는 것도 하는 짓도 기이한 ‘브레인파워드’의 조나단 그렌 등. 그 중에서도 샤아만이 이렇게 크게 다뤄지는 것은, 패배를 거듭해도 그 나름대로의 미학이 있기 때문이잖아요. 져도 진다고 생각되지 않는 안티 히어로.
그게 역시 멋져요. 그리고, 멋진 라이벌이지만 단명인 사람이 많잖아요. 란 바랄도 짧은 시간의 전투에서 인상을 남겼고요.

- ‘Z’에서는 라이라 미라 라이라도 있었고요.

테라다 야잔 게블, 파프테마스 시로코, 하만 칸... ‘Z’에도 명 라이벌 캐릭터가 많았지만, 샤아만큼은 퇴장의 미학을 가졌으니까요.

- 아하하하하, 분명히 그래요.

테라다 신경 쓰여서 ‘이봐, 죽은 거야?’ 같은 거죠. (웃음) 결국 웃소의 아버지도 잔 다르크로 돌격했을 때의 묘사가 있었지만, 샤아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불명인 최후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샤아는 역시 몸을 바쳐 퇴장하는 것을 안 남자라고 생각됩니다.
‘퍼스트’의 라스트에서 MS전으로 아무로에게 이기지 못해도, 펜싱 승부에 들어가서, 파일럿이기는 하지만 훈련도 안하고 이러쿵저러쿵 말하면서 유리하게 이끌고, 최후에 키시리아를 죽이며 ‘안녕~’이라고 말하는 등, 너무 멋지죠. 그리고 액시즈에 가서 중진이 되어, 액시즈도 돌아가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판단하자, 시원스레 선글라스를 낀 크와트로가 되죠. 확실히 퇴장의 미학, 도망의 명수 샤아입니다.

- 음, 그렇군요. 그럼 테라다 상에게 있어 샤아는 어떤 존재인가요?

테라다 삶의 방식을 동경하지는 않지만,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성실하니까요. 성실하고 순수하죠. 부정을 용서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자신도 그렇게 확실히 하지 않고. 서투른 사람이죠.
신념의 남자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고, 복수에 불타오르기는 하지만, 그건 처음뿐이고, 그렇다고 해서 세계를 지배하는 캐릭터도 아니잖아요. ‘역샤아’에서도 운석을 낙하하는 작전도 ‘어쩔 수 없어’라며 생각한 방법이고요. 기본적으로 인간미가 넘치는 남자라는 인상이에요. 그래서 다분히 인기가 많은 거겠죠. ‘설마 있겠어, 그럼 사람이?’라고 묻는다면 ‘정확히는 없겠지’겠죠. 음, 한 마디로 말하면 붉은 혜성이랄까요.

- 정말 그렇군요. (웃음)

테라다 하하하. 가장 좋아하는 것은 크와트로 바지나 시절의 샤아이지만, 한 마디로 표현하면, 어려운 사람이에요. 하지만 제게 있어 샤아는, 첫인상은 ‘가면 쓴 이상한 남자’이랄까요, 역시. (웃음) (끝)

실은 저, 크와트로가 더 좋습니다 (1)
실은 저, 크와트로가 더 좋습니다 (2)


덧글

  • 보드뷰라드 2008/04/24 12:34 #

    저도 "샤아"보다는 "크와트로"쪽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이 대담에 공감이 가네요. 샤아는 너무 뾰족한 것 같고, 총수는 좀 맛이 간 것(?) 같고...^^;; 크와트로는 좀 더 인간적인, 아마 "캬스발" 도련님이 그대로 자랐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까 라는 이미지에 가까운 것 같아요. (그래도 Z극장판에서 카미유 수정펀치 "이것이 젊음인가" 부분이 빠져서 좋았습니다. 이부분은 좀 .... --;;)
  • 디제 2008/04/24 23:29 #

    보드뷰라드님/ 극장판에서는 샤아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의도했으니 카미유의 수정 장면이 빠졌었죠...
  • lenaonslie 2008/07/07 17:41 # 삭제

    제타의 인력에 휘말려 댓글을 남깁니다. 3번째 보구있는데 볼때마다 새로운 것은
    기억력감퇴의 문제보다는 제타를 느끼는 감각이 볼때마다 갱신되어서 그런거 같습니다.
    위에 수정건은 애니상이나 문맥상 사족같지만 그런것 까지 표현해낸 제타만의 코코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크와트로 대위를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극장판 건담을 본 이후로는
    샤아의 따스함에 사로잡혀 버렸습니다. 특히 라라아를 읽어버린 슬픔과 함께 할 수 없다는
    현실 그리고 뉴타입으로 태어나지 못한 한 인간으로서의 열등감을 숨죽여 표현한
    라라아 나를 이끌어줘 이 대사를 좋아합니다. 이것을 표현한 지옹그의 폭주도 좋아하고요.
    저에게 제타주인공이 카미유라서 그런것 같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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