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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타의 매 - 시대를 초월하는 하드 보일드 블랙 유머 영화

가명을 사용한 금발 여성 오셔네시(메리 애스터 분)가 자신의 여동생과 함께 도망친 남자를 감시해줄 것을 사립탐정 샘 스페이드(험프리 보가트 분)에게 의뢰합니다. 오셔네시의 매력과 큰돈에 눈 먼 스페이드의 동료 아처(제롬 코원 분)가 스페이드 대신 이 임무를 자원했다 살해당합니다.

더쉴 해미트의 걸작 추리 소설을 존 휴스턴 감독이 영화화한 1941년 작 ‘말타의 매’는 쓸 데 없이 폼 잡거나 총격전을 남발하지 않아도 하드 보일드 느와르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걸작입니다. 중세 템플 기사단의 보물 ‘말타의 매’의 행방을 둘러싼 복잡한 대립 관계를 훌륭히 재현했는데 60년이 넘은 영화답지 않게 군더더기 없이 속도가 빨라 지루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속사포처럼 오가는 대사 속에 반전이 숨겨져 있기 때문에 정신을 빠짝 차리고 집중해야 영화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자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취향도 달라지기 때문에 옛 영화에서 당시의 관객들에게 이끌어내려는 반응을 요즘의 관객들이 고스란히 느끼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를테면 과거의 걸작 멜러 영화들을 지금 관람하면 공감하기 어려운 신파극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데 ‘말타의 매’의 하드 보일드한 블랙 유머는 지금 보아도 매우 세련된 코드를 지니고 있어 놀라웠습니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더쉴 해미트의 원작 소설을 먼저 읽었을 때에는 주인공 샘 스페이드로 험프리 보가트를 연상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원작 소설에서 상상할 수 있는 샘 스페이드는 우락부락한 거구의 사나이인데 영화 속의 험프리 보가트는 키가 170cm를 간신히 넘는 단신이며 체구도 호리호리합니다. 따라서 영화 속에서 험프리 보가트가 조엘 카이로(피터 로어 분)나 윌머 쿡(엘리시아 쿡 주니어 분)에게 완력을 쓰는 장면은 실소를 자아낼 정도로 어색합니다. (게다가 카이로와 윌머 역시 매우 코믹한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동료의 아내와 바람을 피우고, 그 동료가 죽었을 때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며, 돈 이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는 샘 스페이드라는 비정한 인물을 그려내는 시니컬한 연기에는 역시 험프리 보가트가 적역이었습니다. 만일 다시 리메이크된다 하더라도 샘 스페이드 역으로 험프리 보가트를 능가할 배우가 있는지, 그리고 존 휴스턴의 데뷔작 흑백 영화를 뛰어넘는 작품이 나올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할 만큼, ‘말타의 매’는 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덧글

  • dcdc 2008/04/07 11:27 #

    마지막 결국 주인공 둘 모두 내려가는 장면이 아직도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한명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명은 계단으로 였던가요? 어떤 분은 결국 둘 모두 추락하는-속도만 다른- 것이라고 말씀하시던데, 음...
  • 디제 2008/04/08 09:02 #

    dcdc님/ 느와르에서는 이제 흔히 볼 수 있는 관습적인 장면이긴 합니다만... 느와르는 대부분 주인공의 비극적인 결말로 마무리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말타의 매'의 샘도 죽지는 않지만 목숨을 걸고 수사한 대가가 아무것도 없었다는 점에서 나름 비극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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