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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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저, 크와트로가 더 좋습니다 (1) U.C. 건담(퍼스트, Z...)

본 포스팅은 렛카샤에서 기획하고 칸젠에서 2004년 발행된 ‘영원의 건담 시리즈’ 2권 ‘말한다 샤아!’에서 ‘슈퍼로봇대전’의 프로듀서 테라다 다카노부가 인터뷰한 내용을 번역한 것입니다. ‘말한다 샤아’는 샤아에 관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인터뷰한 내용을 모아놓은 책으로 테라다 다카노부 이외에도 ‘∀(턴에이) 건담’의 캐릭터 디자이너 야스다 아키라, ‘기동전사 건담 시드’의 감독 후쿠다 미츠오, 영화 ‘로렐라이’의 감독 히구치 신지 등의 인터뷰에 임했으며, 인터뷰어는 타니타 슌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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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다 다카노부. 1969년 생. 교토 출신. 대학 졸업 후, (주) 반프레스토 입사. 초인기 시뮬레이션 RPG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의 치프 프로듀서로 근무. 현재는 반프레소프트에 소속.

동서고금의 슈퍼로봇들의 꿈의 경연을 현실화시킨, 인기 게임 소프트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그 치프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테라다 씨는 1969년에 태어났다. 유년기에 ‘마징가 Z’와 만나고,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 건담 붐에 직격. 이후 인생의 태반을 로봇 애니메이션과 함께 보낸 세대의 대표다. 테라다 씨는 말한다. ‘샤아보다 크와트로가 더 좋아요.’ 크와트로, 그리고 문제작 ‘Z건담’의 매력은 무엇인가? 당신은 시대의 눈물을 본다...!?

건담은 보통 로봇 애니메이션으로서 보기 시작했다

- 저도 1969년 생입니다만, 초등학교 5~6학년 시기가 건담 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테라다 그렇습니다. 그 붐은 재방송에서 비롯된 것 아니었습니까. 친구들 사이에서는 본방송 때부터 ‘건담 정말 대단한데’ 식의 이야기가 돌았습니다만, 극장판이 개봉되고 나서야 붐이 되었던 듯합니다. 그것도 극장판 1편부터가 아니라 대소동이 벌어지고 나서 모두 허겁지겁 ‘애 전사 편’을 보러가고, 건담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고 생각해요.

- 본 방송부터 건담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그런 붐에 대해 냉정한 입장이셨겠군요. 모두 이제야 건담을 화제로 삼는 걸까, 하는.

테라다 아닙니다. 이미 빠져들었는 걸요. (웃음)

- 아하하. 테라다 씨는 물론 건담 이전부터 로봇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셨을 거라 생각됩니다만, 처음 로봇 애니메이션을 본 계기는 역시 ‘마징가 Z’?

테라다 그렇습니다. 4살인가 5살 때, 극장판 ‘마징가 Z 대 암흑대장군’을 보러가서 크게 감동했어요. 그 작품에서 흠씬 두들겨 맞는 마징가Z의 인상이 지독히도 강렬해서 그 무렵부터 죽 기본적으로 로봇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 당시는 로봇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였습니다. 그리고, 그 후 ‘그레이트 마징가’, ‘그렌다이저’, ‘겟타 로보’, ‘콤배틀러 V’가 했던 걸로...

테라다 ‘가킹’이라든가 ‘라이딘’이라든가. 그 무렵의 것들과 접촉한 것은 다음이었고요. ‘슈퍼로봇대전’에 나온 녀석들 대부분을 보았죠. 그리고 특촬물도 좋아해서, 우리들은 ‘울트라맨’은 ‘초대’나 ‘세븐’은 본방송으로는 보지 못하고, ‘에이스’라든가 ‘타로’, ‘레오’ 세대 아닙니까. 가면 라이더도 기억에 남아 있는 건 ‘아마존’이나 ‘스트롱거’ 이후부터이지만, 그 이전의 것들도 전부 재방송으로 보았고, 전대물도 쭉 봤어요. 그때쯤 거의 동시에 ‘우주전함 야마토’의 세례를 받게 되었죠. 우리 세대는 다분히 ‘야마토’ 붐을 가장 직격으로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군요. 그 와중에 드디어 79년에 ‘기동전사 건담’의 본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테라다 건담도 처음엔 그저 보통의 로봇 애니메이션으로 봤습니다. 그 전에 ‘잠보트 3’나 ‘다이탄 3’가 방영되어 그 연장선상으로요. 당시에는 아직 리얼이라든가 슈퍼로봇물이라든가 하는 카테고리가 없던 시대였잖아요.

그래서 보통의 로봇 애니메이션과 마찬가지로 ‘다음에 나올 적 로봇은?’이라며 봤는데, 계속 똑같은 것만 나오다, 이번엔 붉은 것. 그것이 샤아. 붉으니까 3배 빠르다, 헤에, 했죠.

하지만 도대체 다음 로봇이 언제 나오나 봤는데 4화쯤에 구형 자쿠. 구형 자쿠가 뭐지? 후진 거잖아. 다음엔 뭔가 나오겠지 기다렸더니... 앗, 전투기(역주 : 도프를 말하는 것임.)가? (웃음)

그 무렵에는 꼬마들 사이에서 ‘이 아니메 뭔가 달라’라는 생각이 들었고, 12화에선가요, 드디어 등장한 것이 구프였어요. ‘이거이거~!’했죠.

- 구프는 흥분이었습니다. ‘드디어 자쿠 말고 다른 게 나왔어!’라는. (웃음)

테라다 당시에는 그런 기분으로 봤으니까요. 지금도 저는 ‘퍼스트’만큼은 슈퍼로봇 애니메이션으로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리얼물이 아니에요. 뭐가 좋을지는 모르겠지만, 리얼로봇물은 ‘Z’이후의 건담이라고 생각됩니다.

첫인상은 이상한 가면을 쓴 사람

- 테라다 씨는 처음 건담에 빠져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테라다 딱 잘라 한 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게 된 것 아닐까요. 당시 제 생각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만 샤아는 그 가면이 영 아니었어요.

확실히 샤아라는 캐릭터는 멋집니다. 그건 인정해요. 하지만 그 유명한 ‘인정할 수 없구나. 젊음에서 비롯된 과오라는 것을’ 따위의 대사도 처음 봤을 때는 ‘이건 뭐지...?’였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대단한 대사였다고 생각되지만 당시에는 그 가면에 ‘응?’이라고 생각하고, 이상한 가면을 쓴 사람이라는 인상이 강했어요. 게다가 지온군 제복도 개인적으로는 싫어서 멋없다는 인상 밖에 없었어요. 저, 어린애였으니까 봐주실 거죠? (웃음)

- 그래도 의외입니다. 저는 ‘샤킨’(역주 : ‘용자 라이딘’에 등장한 적의 간부로 샤아와 동일한 미형의 가면 캐릭터)처럼 멋져!’라고 단순히 생각했습니다만.

테라다 저는 이상한 가면 쓴 사람이라는 것이 샤아의 첫인상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가면을 쓴 사람은, 결국 최후까지 가면을 벗어서는 안 된다는 법칙이 있잖아요. 그런데 제2화에서 세이라 앞에서 갑자기 벗잖아요. ‘엇, 너, 가면 벗은 게 멋지잖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 않았으면, 저, 샤아는 계속 싫었을 겁니다.

그런데, 거기에다 ‘어린애니까’라는 대사를 할 때의 샤아도 맨 얼굴인데도 멋지잖아요. ‘항상 가면을 쓰지 않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퍼스트’의 샤아에 관해서는 가면을 벗을 때 외에는 흥미가 없었어요. 라라와 홍차를 마시거나 키시리아와 이야기하는 장면 따위.

단지 라라가 죽었을 때, ‘나를 이끌어줘’라는 장면에서 주루룩 눈물을 흘리잖아요. 그건 인상적이었습니다. 라라가 죽어서 허둥대는 인간적인 면이 좋았어요.

크와트로 바지나, 히어로의 몰락

테라다 그래서 저는 사실 크와트로가 더 좋습니다.

크와트로도 ‘어째서 네 놈은 소매 없는 옷이란 말인가!’라든가 어깨에 태클을 건다든가 했지만, 가면 없이 그냥 선글라스만 썼잖아요. 그래도 크와트로 바지나라는 가명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샤아, 샤아라고 불리고요. 그런 크와트로가 좋아요.

- ‘Z건담’이라는 건담의 속편이 시작된다고 들었을 때, 정직하게 말하면 저는 불안했습니다. 당시에는 파트2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었잖아요?

테라다 아, 그랬나요? 저는 ‘헤에~’하고 말았는데요. 그 때 ‘자붕글’, ‘단바인’, ‘엘가임’을 했었는데 그 다음이 ‘Z건담’이었어요. 뭐랄까, 보통으로 받아들였어요. 아, Mk-Ⅱ는 충격이었군요.

‘Z건담, 이름이 멋지잖아.’라고 생각했어요. ‘Z’는 ‘마징가 Z’로 친숙했고, 건담이 3기, 그것도 검정색. 주인공이 바뀐 것도 충격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Z’는 의미심장했어요. 그리고 이름이 바뀐 샤아도 나오고.

그러면서 봤는데, 크와트로가 된 샤아가 또 붉은 제복을 입고 콜로니에 잠입하고. 하지만 최후에 빔 라이플이 팡하고 발사되고. (역주 : ‘기동전사 Z건담’ 제1화 '검은 건담' 마지막 장면에서 아가마의 주포가 그린 노아 1을 포격하는 장면을 테라다는 빔 라이플로 착각한 듯.) ‘샤아, 또 멋진 대사를 하겠지’ 기대했는데... ‘...호오’라니, 그것뿐이야?

- 거기서는 역시 ‘자신의 젊음에서 비롯된 과오’급의 대사를 기대하셨군요. (웃음)

테라다 ‘Z’는 특별히 속편이 어때야 하는가, 반대라든가 그런 기분이 없었지만, 아무래도 주인공 카미유에게는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주인공은 샤아라고 생각해봤던 거죠. 엔드 크레딧에서도 맨 위에 이름이 나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 샤아 아즈나블님이 카미유 따위의 싸가지 없는 꼬마에게 ‘비겁합니다’라는 말도 듣고, ‘지금의 나는 크와트로니까’라고 대답했다가 ‘수정해주겠어’라고 퍽 맞고, 그래도 ‘이것이 젊음인가’라며 눈물 흘리고...

- 충격이었군요, 그 장면은?

테라다 그 후에는 레코아에게 질책당하고 ‘선인장이 꽃을...’이라고 말하잖아요. (역주 : ‘선인장에 꽃이 피었다’라고 말하는 샤아의 대사는, ‘기동전사 Z건담’ 제34화 ‘우주가 부르는 소리’에서 레코아가 야잔에게 납치된 이후 카미유에게 질책당하며 ‘수정’당한 이후 언급된다. 따라서 이 장면에 대한 테라다의 기억 역시 잘못된 것이다.)

- 우셨군요, 그 장면에서도. 뭔가 의미불명이었는데.

테라다 그런데, 하지만 방영당시에는 ‘붉은 혜성도 땅에 떨어졌구나’라고 버릇없이 생각했어요.

아무로도 술에 절어 지내다, 카츠에게 ‘지하에 MS가 숨겨져 있다고 말해주십시오!’라고 한소리 듣잖아요. 저는 지하에 건담이 짠~하고 나타날 줄 알고 두근두근했지만, 뭐지? 아니잖아. 했죠.

그래도 정말 나오면 ‘헉?’ 했겠지만요(웃음). 아, 그건 ‘슈퍼로봇대전’에서 정말로 지하에 건담을 숨긴 일이 있었어요.

- 대단하십니다(웃음). 하지만 아무로도 보면 불쌍하지만 ‘이런 생활로 폐인이 되어도 어쩔 수 없어’라고 말하잖아요.

테라다 ‘Z’는 쭉 그런 느낌이지만 히어로의 몰락을 계속 보여주니 점점 보기 고통스러워졌어요. 그래서 방영 당시에는 보다 말다 했지만 사회인이 되어 ‘슈퍼로봇대전’의 일 때문에 LD 박스를 단숨에 봤어요.

그런데 ‘이거 재미있는데’했죠. 후반의 연출은 신들린 것이었잖아요. 최종회에서 카미유가 갑자기 최후에 이상해진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지만, 제대로 보니 후반부부터 조금씩 정신이 병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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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지미페이지 2008/03/29 09:55 # 삭제

    이렇게 포스팅 올리는 것이 쉽지 않으실텐데, 감사한 마음입니다.
    리얼 세대의 회고담을 듣는 것도 무척 신선하고 흥미롭구요.

    우연히, 어제와 그제 제타 43~50을 (네번째로) 다시 봤는데,
    테라다씨의 마지막 말처럼, 카미유가 조금씩 병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게 되어서
    마음이 참 싱숭생숭했었지요.

    좋은 포스팅 계속 부탁드립니다.
  • fazzie 2008/03/29 13:00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후쿠다 파트가 기대되네요;
    전 제타 크와트로도 선문답 빼고는 괜찮던데...가면을 벗으니 일단 뭐해도 멋지더라구요.
  • SAGA 2008/03/30 08:08 #

    크와트로라...... 예전에 디제 님께서 올려주신 포스팅에 '크와트로가 카미유에게 수정당하는 장면은 토미노 감독이 누가 자기 좀 때려달라는 뜻이 아니었나?' 라는 내용이 있던 게 기억나는 군요.

    개인적으로 퍼스트의 샤아는 너무 멋있어서 체면 좀 많이 구겨지긴 하지만 제타의 크와트로가 좀 더 인간적인 거 같아서 저도 크와트로가 좋습니다. ^^;;;
  • 디제 2008/03/30 08:54 #

    지미페이지님/ 감사합니다. 지미 페이지님의 덧글이 많은 힘이 되는군요.
    fazzie님/ '말한다 샤아!'에서는 테라다의 인터뷰 이외에는 번역할 생각이 없습니다만... 게다가 후쿠다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_-;;;
    SAGA님/ 전쟁을 부정한다지만 실제로 스탭들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토미노 감독은 속마음은 폭력이 세상을 정화시킨다는 솔레스탈 빙적(的)인 사고방식의 소유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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