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화 분량에서 코우가 윤의 원안을 따른 듯한 독특한 작화가 이번 화에서는 다시 원래의 작화로 돌아왔습니다. MS들의 움직임을 비롯한 작화의 수준은 극장판에 필적할 만큼 뛰어났고 전투 장면이 내내 이어지면서도 그 동안 깔아둔 복선을 상당수 터뜨리는 폭발적인 전개가 돋보였습니다.
오프닝에서 요한과 미하엘의 죽음에 전쟁의 비정함을 처음 느끼게 되는 네나인데 그 뒤에는 등장하지 않아 차후의 행보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번 화 후반부에 극적인 장면에 등장하지 않을까 멋대로 추측했는데 (이를테면 세츠나가 위기에 빠진 순간 나타나 두 번째로 구원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마지막 남은 제1기의 두 화 분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써먹을 듯합니다. 완전히 폭주하거나 아니면 완전 개심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 분명합니다. 네나 이외의 여자 캐릭터는 소마를 제외하고는 비중이 약했고 마리나와 왕 류민은 아예 등장하지 않아 남성 캐릭터 중심의 화끈한 전개였습니다.
알레한드로와 리본즈의 대화에서 트란잠 시스템은 베다가 아니라 GN 드라이브의 블랙박스에 애당초 탑재된 것이며 베다의 해킹을 이오리아가 예견했음이 드러났습니다. 베다에서 건담 마이스터의 기록이 삭제되었으니 마이스터들은 자유로워졌습니다. (즉, 1기가 끝나고 솔레스탈 빙이 해체되어도 ‘기동전사 Z건담’(이하 ‘Z건담’) 초반부의 크와트로처럼 자유로운 몸이 되어 2기에서 재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 하지만 리본즈가 결행한 레벨 7의 해킹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차후 스토리 전개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동면한 이오리아가 알레한드로의 총격을 받은 것이 명확해졌으니 이오리아의 육신이 부활할 가능성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화에서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모니터를 통해 다시 새로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다분합니다.
스메라기는 트란잠 시스템을 통해 일시적으로 3배의 출력을 얻지만 기동 시간이 종료되면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저하된다고 시청자들에게 친절히 설명합니다. 마치 ‘기동전사 건담’(이하 ‘퍼스트’)의 샤아 전용 자쿠와 '기동전사 건담 F91'의 F91, 그리고,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에바의 폭주를 합친 듯한 설정입니다. 스로네와 징크스 등 유사 태양로 탑재 MS에게 밀리며 더 이상 기체의 성능으로 버티는 것이 불가능했던 건담 마이스터들이 다시금 기체의 성능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트란잠 시스템입니다. 물론 기체의 일부 색상을 붉은 색으로 변화시키며 사출색만 변형시킨 프라모델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반다이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설정입니다.
항상 여유와 냉정을 잃지 않았던 록온은 이번 화의 주인공이 되어, 스로네를 탈취한 것이 알리라는 사실에 분노를 숨기지 못하는데 열혈한으로 변신한 모습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알리는 세츠나로 하여금 존속 살해를 유도하고 록온의 가족을 (한 명만 제외하고) 모두 죽였다는 점에서 가히 극악의 카리스마를 가진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라그랑쥬 1에 결집한 3척의 UN군의 버지니아 급 수송함은 ‘퍼스트’의 연방군의 수송함 콜럼버스 급의 오마쥬입니다. UN군이 스로네의 예비 부품까지 확보했다며 기뻐하는 알리의 대사가 있었는데 어떤 경로로 UN군이 스로네의 예비 부품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역시 알레한드로의 짓이라고 추측할 수 있기는 합니다만. 세르게이와 알리의 첫 대면에서는 인상적인 대화가 없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릴은 하워드의 이름을 되뇌며 건담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는데 이처럼 하워드에 집착하는 다릴의 모습은 농담 삼아 동성애 관계라도 되었던 것인지 싶을 정도입니다. 결국 다릴은 예상대로 이번 화에서 록온에 의해 전사합니다.
우주로 귀환하는 세츠나와 랏세의 대화에서 랏세는 ‘인간은 경험한 것 이외에는 이해할 줄 모른다’며 솔레스탈 빙의 존재 의의를 말하는데 이것이 미즈미사 감독과 각본가 구로다 요우스케가 말하고자 하는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이하 ‘00’)의 주제입니다. 아울러 이는 건담 시리즈의 배경으로 서기를 택했던 자신들의 모험이 유의미한 것임을 웅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록온의 출격을 막은 티에리아는 자신이 그를 지킬 차례라며 동인녀들이 환장할 대사를 날리는데 잡지 ‘아니메쥬’ 4월호의 야릇한 표지가 이런 장면까지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록온이 살아 돌아오거나 그 쌍둥이 동생으로 보이는 라일이 등장하면 여전히 티에리아와 아슬아슬한 관계가 될 것입니다.
한동안 활약이 뜸했던 퀴리오스는 부스터와 캐논이 동시에 장착된 테일 부스터를 보급받아 출격하는데 이 또한 새로운 바리에이션 프라모델로 발매될지 주목됩니다. 가변 기능을 활용한 일격이탈전법에 익숙한 대신 파괴력이 떨어지는 이미지였던 퀴리오스에 장착된 캐논은 이전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강력했습니다. 버추는, ‘퍼스트’에서 건담이 아 바오아 쿠 최종전에서 하이퍼 바주카를 양 손에 하나씩 쥐고 출격한 것과 마찬가지로, GN 캐논을 양 손에 하나씩 쥐고 출격하며 ‘퍼스트’에 대한 오마쥬를 바쳤습니다.
UN군과 퀴리오스, 버추의 전투에서 스로네에 탑승한 알리는 팡을 자유롭게 사용하는데, 뉴타입과 같은 설정이 없는 ‘00’이지만, 무선 제어 빔 병기를 처음부터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알리의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지나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소마는 알렐루야의 인혁련 시절의 피험체 번호 E-57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히며, 알렐루야 역시 소마의 이름까지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과거의 악연이 있었다지만 성(性)이 다른 두 사람의 MS 파일럿이 로맨스가 전혀 없이 이처럼 적대적인 라이벌 관계를 지속하는 것도 건담 시리즈에서 유례없는 일입니다. 위기의 순간 트란잠 시스템의 기동과 할렐루야가 뇌양자파를 해소한 덕분에 알렐루야는 소마와 세르게이를 격퇴하는데 왜 할렐루야가 진작에 알렐루야의 두통을 해소시키지 않았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버추 역시 트란잠을 기동시킨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나는데 패트릭은 다시 한 번 우스꽝스럽게 전장에서 퇴출됩니다. 패트릭은 그야말로 최고의 생환율을 자랑하니 에이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름은 ‘퍼스트’의 G 아머를, 기믹과 움직임은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이하 ‘0083’)의 덴드로비움을 빼닮은 GN 아머가 제대로 가동된 것은 이번 화에서 뒤나메스에 의해서가 처음인데, 엑시아 용 GN 암즈와는 무장에 있어 차이가 엿보입니다. 접근전용 병기 위주의 엑시아 용 GN 암즈와 저격용 병기 위주의 뒤나메스 용 GN 암즈는 각 기체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입니다. 게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GN 암즈인데 특히 뒤나메스가 합체한 GN 아머의 모습은 케로로 픽스 6002번으로 발매된 기로로 메카와 실루엣과 무장이 유사합니다. 티에리아를 위기에서 구한 록온은 GN 암즈로 버지니아 급 3척을 공격해 2척을 격침시키는데, ‘퍼스트’ 제33화 콘스콘 강습에서 아무로가 콘스콘이 탑승한 치베를 격침시키는 장면과 유사합니다. 거티가 탑승한 버지니아 급을 구원한 알리의 스로네가 GN 암즈를 격파하며 뒤나메스의 GN 아머는 일회성 등장으로 그쳤지만, ‘기동전사 건담 시드’(이하 ‘시드’)의 미티어보다 훨씬 인상적인 활약이었습니다. ‘네 놈은 분쟁을 일으키는 근원이다’ 이후 록온과 알리가 주고받는 대사들은 ‘Z건담’ 최종화 ‘우주를 달린다’의 카미유와 시로코의 대화와 거의 동일했습니다. 다릴의 특공으로 오른팔을 잃은 뒤나메스의 모습에 알리는 곧바로 록온의 약점을 알아차리고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이는 마치 ‘0083’ 제10화 ‘격돌전역’에서 아토믹 바주카의 발사 이후 한쪽 팔을 사용하지 못하는 건담 시작 2호기의 약점을 코우가 간파하고 집중 공격한 것과 같습니다. 록온은 저격용 유니트만 지니고 뒤나메스 및 하로와 작별하며 프톨레마이오스에 귀환할 것을 명령하면서도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합니다. ‘안녕, 파트너’라고 말하는 대사는 ‘신기동전기 건담W’에서 데스사이즈를 자폭시키려 할 때마다 반복하는 듀오 맥스웰의 대사와 동일합니다. 맨몸으로 스로네와 맞서 GN 암즈의 런처를 발사시키는 록온의 무모함은 ‘기동전사 건담 제08소대’ 제8화 ‘군무와 이상’에서 구형 자쿠와 맨몸으로 맞서며 바주카를 발사하는 시로 아마다를 연상시킵니다.
스로네를 격파했지만 동시에 저격을 받아 최후를 맞는 록온은 과거 단란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데 여동생 이름이 에이미라는 것도 처음 밝혀졌습니다. ‘이런 세상에 만족하는가?’라는 록온의 유언은 ‘Z건담’ 제49화 ‘생명 사라지고’ 중 카츠와 제리드, 헨켄의 연이은 죽음에 분노해 빔 라이플을 마구 난사하던 카미유가 절규하는 대사에서, 지연된 폭발로 인해 주인공의 눈앞에서 갑작스런 최후를 맞이하는 것은 ‘0083’ 제8화 ‘책모의 우역’ 중 사우스 버닝의 최후에서, 빈사상태에서 손을 들어 총을 발사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카우보이 비밥’의 최종화 ‘더 리얼 포크 블루스 후편’ 중 스파이크가 자신의 머리에 손을 들어 총을 발사하는 자세(사실 이 장면도 마틴 스콜세지의 걸작 ‘택시 드라이버’에서 차용한 것입니다만.)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록온이 (그가 아니라면 ‘영웅본색 2’의 주윤발처럼 그의 쌍둥이 동생이) 살아돌 것을 뻔히 알면서도 록온의 죽음에 대해 프톨레마이오스의 멤버들이 슬퍼하는 장면의 연출이 훌륭해 숙연해졌습니다. 하지만 뒤나메스의 GN 드라이브가 잔존할 수 있었고 록온도 돌아올 테니 크게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영 이전 설정 공개 시 록온이 ‘시드’의 무우와 닮았다는 것이 중평이었는데 그 최후와 재등장마저 무우를 빼다 박을 모양입니다. 스로네도 상반신만 격파되었으니 알리는 살아남아 세츠나와 결판을 낼 테고, 이번 화에서 정말로 죽은 것은 불쌍한 다릴 밖에 없습니다.
다음 화 예고에 의하면, 티에리아는 록온의 죽음에 세츠나를 원망하고 나드레로 분노를 불태우며 출격합니다. 이번 화에서 징크스의 머리를 잃은 패트릭이 재출격하니 예고편에 등장한 대형 MA가 그의 것이거나 아니면 알레한드로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인의 마이스터 중 최근 활약이 거의 없었던 알렐루야의 대활약을 기대해봅니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화 솔레스탈 빙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2화 건담 마이스터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3화 변하는 세계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4화 대외절충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5화 한계이탈영역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6화 세븐 소드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7화 보답 받지 못하는 혼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8화 무차별 보복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9화 대국의 위신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0화 건담 노획 작전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1화 알렐루야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2화 교의의 끝에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3화 성자의 귀환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4화 결의의 아침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5화 부러진 날개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6화 트리니티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7화 스로네 강습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8화 악의의 화살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9화 유대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20화 변혁의 칼날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21화 멸망의 길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22화 트란잠
오프닝에서 요한과 미하엘의 죽음에 전쟁의 비정함을 처음 느끼게 되는 네나인데 그 뒤에는 등장하지 않아 차후의 행보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번 화 후반부에 극적인 장면에 등장하지 않을까 멋대로 추측했는데 (이를테면 세츠나가 위기에 빠진 순간 나타나 두 번째로 구원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마지막 남은 제1기의 두 화 분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써먹을 듯합니다. 완전히 폭주하거나 아니면 완전 개심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 분명합니다. 네나 이외의 여자 캐릭터는 소마를 제외하고는 비중이 약했고 마리나와 왕 류민은 아예 등장하지 않아 남성 캐릭터 중심의 화끈한 전개였습니다.
알레한드로와 리본즈의 대화에서 트란잠 시스템은 베다가 아니라 GN 드라이브의 블랙박스에 애당초 탑재된 것이며 베다의 해킹을 이오리아가 예견했음이 드러났습니다. 베다에서 건담 마이스터의 기록이 삭제되었으니 마이스터들은 자유로워졌습니다. (즉, 1기가 끝나고 솔레스탈 빙이 해체되어도 ‘기동전사 Z건담’(이하 ‘Z건담’) 초반부의 크와트로처럼 자유로운 몸이 되어 2기에서 재등장할 수 있다는 의미.) 하지만 리본즈가 결행한 레벨 7의 해킹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차후 스토리 전개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동면한 이오리아가 알레한드로의 총격을 받은 것이 명확해졌으니 이오리아의 육신이 부활할 가능성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화에서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모니터를 통해 다시 새로운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다분합니다.
스메라기는 트란잠 시스템을 통해 일시적으로 3배의 출력을 얻지만 기동 시간이 종료되면 움직임이 극단적으로 저하된다고 시청자들에게 친절히 설명합니다. 마치 ‘기동전사 건담’(이하 ‘퍼스트’)의 샤아 전용 자쿠와 '기동전사 건담 F91'의 F91, 그리고,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에바의 폭주를 합친 듯한 설정입니다. 스로네와 징크스 등 유사 태양로 탑재 MS에게 밀리며 더 이상 기체의 성능으로 버티는 것이 불가능했던 건담 마이스터들이 다시금 기체의 성능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트란잠 시스템입니다. 물론 기체의 일부 색상을 붉은 색으로 변화시키며 사출색만 변형시킨 프라모델을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반다이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설정입니다.
항상 여유와 냉정을 잃지 않았던 록온은 이번 화의 주인공이 되어, 스로네를 탈취한 것이 알리라는 사실에 분노를 숨기지 못하는데 열혈한으로 변신한 모습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알리는 세츠나로 하여금 존속 살해를 유도하고 록온의 가족을 (한 명만 제외하고) 모두 죽였다는 점에서 가히 극악의 카리스마를 가진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라그랑쥬 1에 결집한 3척의 UN군의 버지니아 급 수송함은 ‘퍼스트’의 연방군의 수송함 콜럼버스 급의 오마쥬입니다. UN군이 스로네의 예비 부품까지 확보했다며 기뻐하는 알리의 대사가 있었는데 어떤 경로로 UN군이 스로네의 예비 부품을 확보할 수 있었는지는 의문입니다. 역시 알레한드로의 짓이라고 추측할 수 있기는 합니다만. 세르게이와 알리의 첫 대면에서는 인상적인 대화가 없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릴은 하워드의 이름을 되뇌며 건담에 대한 증오를 불태우는데 이처럼 하워드에 집착하는 다릴의 모습은 농담 삼아 동성애 관계라도 되었던 것인지 싶을 정도입니다. 결국 다릴은 예상대로 이번 화에서 록온에 의해 전사합니다.
우주로 귀환하는 세츠나와 랏세의 대화에서 랏세는 ‘인간은 경험한 것 이외에는 이해할 줄 모른다’며 솔레스탈 빙의 존재 의의를 말하는데 이것이 미즈미사 감독과 각본가 구로다 요우스케가 말하고자 하는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이하 ‘00’)의 주제입니다. 아울러 이는 건담 시리즈의 배경으로 서기를 택했던 자신들의 모험이 유의미한 것임을 웅변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록온의 출격을 막은 티에리아는 자신이 그를 지킬 차례라며 동인녀들이 환장할 대사를 날리는데 잡지 ‘아니메쥬’ 4월호의 야릇한 표지가 이런 장면까지 감안한 것으로 보입니다. 록온이 살아 돌아오거나 그 쌍둥이 동생으로 보이는 라일이 등장하면 여전히 티에리아와 아슬아슬한 관계가 될 것입니다.
한동안 활약이 뜸했던 퀴리오스는 부스터와 캐논이 동시에 장착된 테일 부스터를 보급받아 출격하는데 이 또한 새로운 바리에이션 프라모델로 발매될지 주목됩니다. 가변 기능을 활용한 일격이탈전법에 익숙한 대신 파괴력이 떨어지는 이미지였던 퀴리오스에 장착된 캐논은 이전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강력했습니다. 버추는, ‘퍼스트’에서 건담이 아 바오아 쿠 최종전에서 하이퍼 바주카를 양 손에 하나씩 쥐고 출격한 것과 마찬가지로, GN 캐논을 양 손에 하나씩 쥐고 출격하며 ‘퍼스트’에 대한 오마쥬를 바쳤습니다.
UN군과 퀴리오스, 버추의 전투에서 스로네에 탑승한 알리는 팡을 자유롭게 사용하는데, 뉴타입과 같은 설정이 없는 ‘00’이지만, 무선 제어 빔 병기를 처음부터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알리의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지나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소마는 알렐루야의 인혁련 시절의 피험체 번호 E-57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히며, 알렐루야 역시 소마의 이름까지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과거의 악연이 있었다지만 성(性)이 다른 두 사람의 MS 파일럿이 로맨스가 전혀 없이 이처럼 적대적인 라이벌 관계를 지속하는 것도 건담 시리즈에서 유례없는 일입니다. 위기의 순간 트란잠 시스템의 기동과 할렐루야가 뇌양자파를 해소한 덕분에 알렐루야는 소마와 세르게이를 격퇴하는데 왜 할렐루야가 진작에 알렐루야의 두통을 해소시키지 않았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버추 역시 트란잠을 기동시킨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나는데 패트릭은 다시 한 번 우스꽝스럽게 전장에서 퇴출됩니다. 패트릭은 그야말로 최고의 생환율을 자랑하니 에이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이름은 ‘퍼스트’의 G 아머를, 기믹과 움직임은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이하 ‘0083’)의 덴드로비움을 빼닮은 GN 아머가 제대로 가동된 것은 이번 화에서 뒤나메스에 의해서가 처음인데, 엑시아 용 GN 암즈와는 무장에 있어 차이가 엿보입니다. 접근전용 병기 위주의 엑시아 용 GN 암즈와 저격용 병기 위주의 뒤나메스 용 GN 암즈는 각 기체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입니다. 게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GN 암즈인데 특히 뒤나메스가 합체한 GN 아머의 모습은 케로로 픽스 6002번으로 발매된 기로로 메카와 실루엣과 무장이 유사합니다. 티에리아를 위기에서 구한 록온은 GN 암즈로 버지니아 급 3척을 공격해 2척을 격침시키는데, ‘퍼스트’ 제33화 콘스콘 강습에서 아무로가 콘스콘이 탑승한 치베를 격침시키는 장면과 유사합니다. 거티가 탑승한 버지니아 급을 구원한 알리의 스로네가 GN 암즈를 격파하며 뒤나메스의 GN 아머는 일회성 등장으로 그쳤지만, ‘기동전사 건담 시드’(이하 ‘시드’)의 미티어보다 훨씬 인상적인 활약이었습니다. ‘네 놈은 분쟁을 일으키는 근원이다’ 이후 록온과 알리가 주고받는 대사들은 ‘Z건담’ 최종화 ‘우주를 달린다’의 카미유와 시로코의 대화와 거의 동일했습니다. 다릴의 특공으로 오른팔을 잃은 뒤나메스의 모습에 알리는 곧바로 록온의 약점을 알아차리고 집중적으로 공격합니다. 이는 마치 ‘0083’ 제10화 ‘격돌전역’에서 아토믹 바주카의 발사 이후 한쪽 팔을 사용하지 못하는 건담 시작 2호기의 약점을 코우가 간파하고 집중 공격한 것과 같습니다. 록온은 저격용 유니트만 지니고 뒤나메스 및 하로와 작별하며 프톨레마이오스에 귀환할 것을 명령하면서도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합니다. ‘안녕, 파트너’라고 말하는 대사는 ‘신기동전기 건담W’에서 데스사이즈를 자폭시키려 할 때마다 반복하는 듀오 맥스웰의 대사와 동일합니다. 맨몸으로 스로네와 맞서 GN 암즈의 런처를 발사시키는 록온의 무모함은 ‘기동전사 건담 제08소대’ 제8화 ‘군무와 이상’에서 구형 자쿠와 맨몸으로 맞서며 바주카를 발사하는 시로 아마다를 연상시킵니다.
스로네를 격파했지만 동시에 저격을 받아 최후를 맞는 록온은 과거 단란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데 여동생 이름이 에이미라는 것도 처음 밝혀졌습니다. ‘이런 세상에 만족하는가?’라는 록온의 유언은 ‘Z건담’ 제49화 ‘생명 사라지고’ 중 카츠와 제리드, 헨켄의 연이은 죽음에 분노해 빔 라이플을 마구 난사하던 카미유가 절규하는 대사에서, 지연된 폭발로 인해 주인공의 눈앞에서 갑작스런 최후를 맞이하는 것은 ‘0083’ 제8화 ‘책모의 우역’ 중 사우스 버닝의 최후에서, 빈사상태에서 손을 들어 총을 발사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은 ‘카우보이 비밥’의 최종화 ‘더 리얼 포크 블루스 후편’ 중 스파이크가 자신의 머리에 손을 들어 총을 발사하는 자세(사실 이 장면도 마틴 스콜세지의 걸작 ‘택시 드라이버’에서 차용한 것입니다만.)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록온이 (그가 아니라면 ‘영웅본색 2’의 주윤발처럼 그의 쌍둥이 동생이) 살아돌 것을 뻔히 알면서도 록온의 죽음에 대해 프톨레마이오스의 멤버들이 슬퍼하는 장면의 연출이 훌륭해 숙연해졌습니다. 하지만 뒤나메스의 GN 드라이브가 잔존할 수 있었고 록온도 돌아올 테니 크게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방영 이전 설정 공개 시 록온이 ‘시드’의 무우와 닮았다는 것이 중평이었는데 그 최후와 재등장마저 무우를 빼다 박을 모양입니다. 스로네도 상반신만 격파되었으니 알리는 살아남아 세츠나와 결판을 낼 테고, 이번 화에서 정말로 죽은 것은 불쌍한 다릴 밖에 없습니다.
다음 화 예고에 의하면, 티에리아는 록온의 죽음에 세츠나를 원망하고 나드레로 분노를 불태우며 출격합니다. 이번 화에서 징크스의 머리를 잃은 패트릭이 재출격하니 예고편에 등장한 대형 MA가 그의 것이거나 아니면 알레한드로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인의 마이스터 중 최근 활약이 거의 없었던 알렐루야의 대활약을 기대해봅니다.
기동전사 건담 00(더블오) - 제1화 솔레스탈 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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