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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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톤먼트 - 누명을 쓴 자와 씌운 자의 치정극 영화

탈리스 가문의 맏딸 세실리아(키라 나이틀리 분)는 가정부의 아들 로비(제임스 맥어보이 분)와 사랑에 빠지지만 여동생 브라이오니(시얼샤 로넌 분)의 무고로 인해 로비가 성폭행범으로 몰려 체포됩니다. 수감과 입대 중 선택의 기로에 선 로비는 입대를 택해 제2차 세계대전의 프랑스 전선에 파견되고 세실리아와 애절한 연애편지를 주고받습니다.

‘오만과 편견’의 워킹 타이틀과 조 라이트 감독, 그리고 키라 나이틀리가 다시 모인 ‘어톤먼트’는 이안 매큐언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영화를 개봉하며 홍보는 ‘오만과 편견’처럼 사랑 영화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어톤먼트’는 연인들이 서로를 갈구하며 기다리는 단순한 사랑 영화로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측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짝사랑하는 남자와 친언니의 비밀스럽지만 탐욕스런 섹스를 지켜본 13살의 소녀의 질투가 빚어낸 비극이 내러티브의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세 명의 주인공 각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방식이어서 미스테리 스릴러의 구조를 갖춘 치정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일한 사건을 편집과 연출, 촬영 등에서 다른 방식으로 반복하여 제시하며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어뜨리기 때문에 팽팽한 긴장감과 의문을 증폭시킵니다. 누명을 쓰고 생이별하게 된 세실리아와 로비의 사랑은 귀족 가문의 딸과 가정부의 아들이라는 계급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죄의식을 수반하고 있으며, 친언니와 자신이 짝사랑했던 남자의 인생을 망친 소녀의 죄의식이 겹쳐지기 때문에 제목이 ‘Atonement(참회)’로 명명된 것인데, 욕정과 죄의식에서 비롯되는 세 사람의 미묘한 심리 변화가 내러티브를 어디로 튀게 할지 예측을 불허하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하며 집중할 수밖에 없으며 결말 역시 나름의 반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스펙타클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전쟁에 휘말린 개인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흔한 전투 장면 하나 없이 우직하게 밀고 간다는 점에서 내러티브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비록 전투 장면은 아니지만, 로비 일행이 프랑스 해안에 도착했으나 영국으로의 귀환선이 독일군에게 격침되어 발이 묶였을 때, 매우 긴 롱테이크로 비춰지는 해안의 황량하고 허무한 세기말적인 분위기는 그 어떤 전쟁 영화의 명장면보다 강렬하며 엔딩의 아름다운 바다 장면과 극명한 대비를 이룹니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지만 ‘마이클 크레이튼’의 틸다 스윈튼에 밀린 브라이오니 역의 사오리즈 로난의 독특한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입니다. 브라이오니가 등장할 때마다 울려 퍼지는, 신경을 자극하는 타자기 소리를 형상화한 음악은 브아리오니의 성격과 그녀가 꾸밀 음모를 대변하는데 이로 인해 ‘어톤먼트’가 아카데미에서 유일하게 음악상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18살의 브라이오니 역의 로몰라 가라이는 사오리즈 로난과 얼굴형과 이미지가 완전히 다르고 연기력도 떨어지는 미스 캐스팅입니다. 특별히 예쁜 것도 아니고 연기력이 뛰어나지도 않은 키라 나이틀리가 최근 전성기를 구가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데 그녀가 가진 평범함이 도리어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덧글

  • 검은흰새 2008/03/06 12:36 #

    오!! 급땡기는 ~~ ^^
  • 디제 2008/03/07 10:00 #

    검은흰새님/ 흥행작은 아니어서 개봉관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보시려면 서두르셔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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