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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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투 유마 - 허를 찌르는 도덕적인 수작 웨스턴 영화

남북전쟁의 상이용사로 가난한 카우보이 댄 에반스(크리스찬 베일 분)는 빚더미에 시달려 집까지 날릴 처지가 됩니다. 댄은 가족들을 생각해 돈을 벌기 위해 갱 두목 벤 웨이드(러셀 크로우 분)를 체포하는데 일조하고 그를 유마 행 3시 10분 열차에 탑승시키기 위한 호송에 참여합니다.

헐리우드에서 웨스턴은 사실상 사형선고를 받고 사장된 장르입니다. 비현실적으로 명징한 선과 악의 대립은 관객을 더 이상 설득시킬 수 없고, 백인을 개척자로, 인디언을 학살자로 묘사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것이며, 현란한 카메라 워킹이 뒷받침하는 액션과 마음껏 상상력을 영상화시킬 수 있는 CG가 성립할 수 없기에 웨스턴은 몇 년에 한 편 극장에 걸릴까 말까 할 정도로 명맥이 끊어졌습니다. ‘아이텐티티’의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웨스턴 ‘3:10 투 유마’는 이처럼 웨스턴의 명맥이 끊긴 가운데에 뜬금없이 등장했는데 차근차근 뜯어보면 기존의 웨스턴과는 매우 다른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선인과 악인이 있고, 선인이 악인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기 위해 정해진 기차 시간에 그를 태우려 하는 것은, 웨스턴의 걸작 ‘하이눈’과 같이 제한 시간을 설정하여 긴박감을 강조하려는 관습적인 설정입니다. 하지만 ‘3:10 투 유마’의 선과 악의 대립은 그 경계가 매우 불분명한데, 카우보이 댄 에반스는 답답할 정도로 고지식한 도덕적인 인물이어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 반면, 갱 두목 벤 웨이드는 누구와도 금세 친해질 수 있을 정도로 친화력이 강하며 부하들의 배신을 용납하지 않을 만큼 인망이 두터운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선한 주인공의 카리스마는 약하고, 악당은 매력적이며 카리스마가 강하기 때문에 관객은 어떤 인물에 감정을 이입해야 좋을지 헷갈릴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바로 ‘3:10 투 유마’의 지향점입니다. 벤은 댄을 유혹하며 손쉽게 갈 수 있는 악의 길로 이끌려 하지만 오히려 댄의 고지식함에 감화되어 가는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따라서 중반 이후부터는 합리주의에 기반한 헐리우드 영화보다는 홍콩 느와르와 같은 두 주인공의 동지적 감정선으로 인해 ‘첩혈쌍웅’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으며 그것의 미국 국적 후손쯤 되는 ‘히트’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기존의 웨스턴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관습적인 전반부를 넘어서면 중후반부 이후부터는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도덕적인 선택에 관한 질문들을 던지며 흡인력을 발휘합니다. 게다가 무기력한 아버지 댄의 모습에 반발하는 아들 윌리엄(로건 러먼 분)의 선택 또한 관객의 긴장감을 배가시키는데 중반부의 한 장면에서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걸작 ‘폭력의 역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웨스턴에서 선한 주인공은 으레 결정적인 순간에 멋드러지게 명사수로서의 솜씨를 발휘하기 마련인데 ‘3:10 투 유마’에서 크리스찬 베일은 총 꺼내기를 지독하게 망설이며, 결국 그가 총을 뽑아드는 것은 겨우 마지막 싸움에서야인데, 그나마 멋진 장면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결말 또한 관객이 예상하는 일반적인 것과는 매우 달라 크게 허를 찔리게 되는데 기존의 웨스턴이 담보했던 천편일률적인 해피엔딩과 달리 현실적이어서 더욱 깊은 감동을 줍니다. 따라서 ‘3:10 투 유마’는 그 결말만으로도 웨스턴의 진화를 일구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아까운 수작입니다.

배트맨 비긴즈’에서도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 상을 타파한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는 ‘3:10 투 유마’에서도 유사합니다. 그는 가족들을 위해 정의를 실천한다는 점에서는 영웅적이지만 캐릭터를 연기하는 방식은 사실적이어서 추레할 정도입니다. 이미 ‘퀵 앤 데드’로 웨스턴에 출연했던 러셀 크로우는 악역임에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그가 아니었더라면 ‘3:10 투 유마’는 범작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댄이 늙는다면 저런 캐릭터가 되었을 성 싶은 맥클로이 역의 피터 폰다 또한 인상적입니다.

아이덴티티 - 미스테리와 호러가 결합된 퓨전 스릴러

덧글

  • 듀얼배드가이 2008/02/24 10:27 #

    저도 인상깊게 본 영화였죠, 확실히 결말은 허를 찔렸습니다.
  • 디제 2008/02/25 09:52 #

    듀얼배드가이님/ 근래에 보기 드문 쓸만한 웨스턴이었습니다. 자꾸만 기억에 남는군요.
  • 城島勝 2008/03/01 20:44 #

    제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배우인 크리스찬 베일 때문에 감상했습니다만 역시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습니다. 인상 깊었다는 평가와 함께 평점 6.5를 부여...(추, 축구냐?)
  • 디제 2008/03/02 21:59 #

    城島勝님/ 6.5점이면 그다지 높지는 않은 거군요...
  • cjent 2010/07/17 02:56 # 삭제

    리뷰를 읽다가, 문득 모르시는 것 같아서...이 영화 3:10 유마는 50년대 서부영화의 리메이크 작입니다. 그러니까, 당연히 첩혈쌍웅이나, 히트 같은 영화의 영향을 받을 수는 없지요...모르시는 거 같아서..
  • cjent 2010/07/17 03:03 # 삭제

    1957년작 3:10 투 유마의 리메가 07년작 입니다. 그러니까 리뷰의 상당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지적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영화는 웨스턴 영화가 아직 죽지 않았을 때의 영화이고, (리뷰에서 뜬금없이 등장한 새로운 웨스턴 이란 것은 잘못되었죠. 리메니까 새로울 수가 없죠..) 히트나 첩혈쌍웅의 영향을 받기보다, 오히려 그 영화들이 이 영화의 영향을 받았을 거라고 말해야 겠죠? 워낙 유명한 영화인데, 모르셨나봐요. 오히려 미국에서는 07년 버젼을 혹평했죠. 자세한 정보는 http://en.wikipedia.org/wiki/3:10_to_Yuma_(1957_film)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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