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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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불패 - 아름다운 걸작 무협 영화 영화

왜구와 결탁해 일월신교 교주의 자리를 찬탈한 동방불패(임청하 분)는 비기 규화보전을 연마해 여성화되어 가고 화산파 고수 영호충(이연걸 분)은 동방불패의 정체를 모른 채 한눈에 반합니다. 영호충은 강호를 떠나려 하지만 임영영(관지림 분)이 곤경에 처하자 그녀를 돕습니다.

김용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정소동 감독이 연출한 1992년 작 ‘동방불패’는 한창 엇비슷한 와이어 액션의 무협 영화들이 판을 치던 1990년대에 군계일학과 같은 위치를 차지하는 걸작입니다. 정소동 감독이 모든 영화를 단독으로 연출한 것은 아니지만 1990년대에 무려 12편의 영화를 연출했는데 ‘동방불패’는 ‘소오강호’의 후속편으로 영호충이 주인공이라는 점은 동일하지만 영호충 역의 주연 배우는 허관걸에서 이연걸로 교체되었습니다. 실제 무술에 일가견이 있는 이연걸인 만큼 ‘동방불패’의 와이어 액션 장면은 매우 현란하여 조금이라도 주의를 흐트러뜨리면 싸움의 우세나 승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액션 장면의 현란함보다는 더욱 인상적인 것은 화려한 색채에서 비롯되는 영상의 아름다움입니다.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상인 붉은 색으로 상징되는 동방불패 역의 임청하와 흑백으로 상징되는 영호충 역의 이연걸의 사랑과 대결의 미묘한 변주는 이 영화가 안고 있는 몇 가지 단점(어설픈 일본어 대사, 미니어처의 허접함 등)마저 깨끗이 상쇄시킵니다. 특히 바늘과 다양한 색상의 실을 무기로 사용하는 장면은 가히 예술적이며 영화 내내 보이시한 연기를 선보인 임청하가 엔딩에서 긴 머리를 풀어 헤치며 사라져가는 장면에서는 여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깁니다. 이연걸과 임청하 이외에도 이자웅, 관지림, 이가흔 등이 출연한 호화 캐스팅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하지만 홍콩뿐만 아니라 한국(당시 임청하가 내한해 MBC TV의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출연해 동방불패의 대사와 몸짓을 재연하기도 했습니다. 화면과 특수 효과가 전혀 뒷받침되지 않은 방청 스튜디오에서의 녹화라 ‘동방불패’의 카리스마와 환상이 모두 깨졌다고 불평하는 쪽이 더 많았습니다만.)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동방불패’의 성공은 명보다는 암으로 작용했습니다. 홍콩 느와르의 퇴조 이후, 홍콩 영화계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던 무협물의 전성기를 ‘동방불패’가 열어젖히자 고만고만한 무협 영화들에 비슷한 배우들이 겹치기 출연하며 홍콩 영화계는 자멸해갔고 홍콩의 중국 반환과 맞물리며 홍콩 영화는 다시는 부활하지 못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에 빛나는 이안의 ‘와호장룡’과, 기저의 주제 의식이 의심스럽지만 영상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던 장예모의 ‘영웅’이 ‘동방불패’에 진 빚이 분명하며, 홍콩 영화계의 몰락 그 자체의 책임을 ‘동방불패’에 물을 수는 없지만, ‘동방불패’의 성공이 가져온 결과는 너무나 참혹한 것이었습니다.

덧글

  • 제너럴 2008/02/02 12:10 #

    저는 1편보다 2편이 더 재밌더군요.

    특히 잠수하는 일본배....(....)
  • dcdc 2008/02/02 12:20 #

    어렸을 적 규화보전에 대한 의미를 이해 못해서 이 영화가 얼마나 어리둥절했는지 ^^; 언제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
  • THX1138 2008/02/02 15:00 #

    동방불패 너무 재미있게 봤어요 청하언니 멋쟁이~ ㅎㅎ
  • anaki-我行 2008/02/02 15:34 #

    홍콩영화 특유의 우려먹기가 너무 심해진 탓이 크죠. 한정된 감독과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은 그야말로 남기남 감독 못지 않았으니까요.
    홍콩 영화는 검술영화->권격영화->코믹쿵푸->느와르->카지노물->와이어무협물 순으로 주기적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면서 트랜드를 선도했는데 와이어 무협 이후로 새로운 대체물이 없어져 버렸고 홍콩의 중국반환도 한 몫했다고 보고요.
    p.s : 첫 댓글인지 저번에 한번쯤 글 남겼는지 모르겠군요...ㅡㅡ;;; 자주 와서 글 읽고 갑니다만...딱히 댓글달만한 능력이 안되는지라 주로 눈팅만 하고 갑니다...
  • 히카리 2008/02/02 15:56 #

    임청하가 너무너무 멋져서 몇번이나 봤지요^^
  • 디제 2008/02/02 23:19 #

    제너럴님/ 1편보다 2편이 낫다고 하는 분은 처음 뵙습니다. ^^;;;
    dcdc님/ 그러니까 규화보전을 연마하는 것은 내시가 되는 것과 비슷하죠. ^^;;;
    THX1138님, 히카리님/ 지금은 세 아이를 키우는 데에만 전념하고 있다죠...
    anaki-我行님/ 반갑습니다. 그냥 편하게 생각하시고 언제든 덧글 남겨주십시오. ^^

  • SAGA 2008/02/03 08:32 #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였습니다. 동방불패 역을 맡은 임청하의 카리스마는 물론, 그녀가 사용한 바늘을 이용한 무술 역시 예술이었다는 디제 님 평에 동감합니다. 마지막 장면은 아직도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아요.

    물론, 이 영화를 본 뒤 김용의 원작을 봤는데...... '제길'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규화보전은 여자가 되는 무공이 아니었어.'라면서 말이죠. ^^;;;
  • 디제 2008/02/04 09:23 #

    SAGA님/ 저는 원작을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김용의 소설을 잡으면 폐인이 될 것 같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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