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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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교육 - 여배우 없이도 굴러가는 에로틱 스릴러 영화

제 이글루의 원칙은 ‘노 스포일러’입니다. 영화 보기를 좋아하지만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영화를 보는 신선함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포스팅에서 몇 번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출발 비디오 여행’ 류의 프로그램은 혐오의 대상이고(하긴 TV는 YTN 뉴스 외에는 거의 시청하지 않습니다. 볼 시간도 없고 매력도 못 느끼기 때문이죠. 집에 아직 못 본 채 쌓인 LD와 dvd의 양도 장난이 아니고요. 게다가 한번 감상했다 해도 다음에 또 봐야지, 하고 벼르는 작품도 많아서 TV 리모콘은 거의 ‘외부입력’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게시판의 영화 감상평도 보지 않습니다. 스포일러 쯤은 영화 감상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분도 있습니다만, 제가 싫어하듯 다른 분들도 스포일러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니까요.

스포일러는 시나리오에 대한 누설을 말합니다. 영화는 성패의 80% 이상을 시나리오에 의존하는 것이라는 지론을 가지고 있는 저이기에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영화를 보면서 얻는 가장 큰 즐거움은 시나리오와 1:1로 맞짱 뜨는 것입니다. 다음 시나리오는 어떻게 진행될까, 저 등장 인물은 어떻게 될까를 예상하고 이것이 들어맞는 것으면 속으로 혼자 우쭐대고 반대로 들어맞지 않으면 제 뒤통수를 후려친 시나리오 작가에 대해 감탄하며 영화를 보는 것말입니다.

‘나쁜 교육’은 ‘노 스포일러’ 원칙을 유지하려는 제 이글루에서는 내러티브에 대해 할 말이 없도록 만들 정도로 치밀하고 변화무쌍한 시나리오더군요. (저는 극장에 앉아 영화를 보며 중반부쯤 흘러 가고 나서야 '나쁜 교육'이 스릴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워낙 영화 홍보사에서 홍보 초점을 잘못 맞춘 탓도 있겠지만 제가 그런 것에 무심한 탓도 크겠죠.) 초반부부터 스토리는 과거와 현재, 영화 속의 가상 세계와 현실을 자유분방하게 넘나들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기기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단, 객석에 앉은 이상 스토리의 변화를 정신 똑바로 차리고 봐야 헷갈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나쁜 교육’은 아귀가 딱딱 들어맞는 작품이라서 폴 버호벤의 ‘토탈 리콜’처럼 중간의 반전이나 결말에 대한 이론의 여지는 없다는 점입니다. 한 가지 힌트를 드리자면 영화 속의 가상 세계에서는 화면비가 좁아지는 친절함을 감독이 베풀고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조연급 중에서조차 젊은 여배우 한 명도 제대로 등장하지 않지만 ‘나쁜 교육’은 '에로틱 스릴러‘ 고 말할 수 있습니다. 등장 인물들이 하나 같이 동성애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배신과 위선, 욕망과 위협이 마구 뒤섞여 관람 후에도 두고두고 음미할 만한 작품입니다. 특히 영화를 이끌어 가는 앙겔로 분한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은 정말 매력적인 배우더군요. 길게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역들의 연기와 노래도 훌륭합니다. 마지막 자막에서는 왠지 이 영화가 감독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과 함께 '그녀에게’ 나 ‘라이브 플래시’ 같은 작품도 한번 봐야겠다는 욕심이 나게 하는 군요.

덧글

  • 핏빛악마 2004/09/20 00:29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다음에 또 오고 싶어 링크양도 살짝 업어 갑니다^-^;;
  • LINK 2004/09/20 00:46 #

    확실히 이 영화는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라고 하네요.^^
  • Redblur 2004/09/20 10:21 #

    자전적인 영화였군요...
  • 디제 2004/09/20 10:55 #

    핏빛악마님/ 자주 놀러오십시오. 링크 대환영입니다. ^^
    LINK님, Redblur님/ 역시 그랬군요. 하지만 자신의 독특한 성적 취향을 저렇게 솔직하게 드러내기도 쉽지 않은데... 대단합니다.
  • kyle 2004/09/20 16:04 #

    사실 <그녀에게>가 알모도바르 영화 중 제게는 베스트입니다.
    <나쁜 교육>은 몇몇 요소가 너무 강렬해서, 지금까지 잔향이 남아있구요.
  • Sion 2004/09/20 17:47 #

    포스트를 보고나니 저도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굉장히 다른 영화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한 번 봐야겠군요.
  • 디제 2004/09/20 18:08 #

    kyle님/ '그녀에게' 꼭 봐야겠군요. 제목만 보고는 전혀 끌리지 않는 영화였는데 말입니다.
    Sion님/ 극장에서 보시려면 서두르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석 전까지 개봉관에 걸려 있기 힘들 것 같군요.
  • Fermata 2004/09/21 00:05 #

    "그녀에게"도 심상치 않은 영화지요. 후후
    자전적이긴 하지만 본인이 겪은 일은 아니라고 하더라구요-
    하긴 어릴적에 저렇게 예뻤을 것 같지도 않아요. 하하
  • 니나 2004/09/21 00:13 #

    헉. 저게 벌써 개봉했던가요?
    아.. 세상물정에 너무 소원했어.
    반드시 개봉날 볼것이라 다짐했건만.. ㅠ_ㅠ
  • 디제 2004/09/21 00:19 #

    Fermata님/ 정말 아역 배우들 남자인데도 '예쁘'더군요.
    니나님/ 요즘 많이 바쁘신가보군요. ^^
  • Bohemian 2004/09/21 14:28 #

    감독이 이런말을 했군요..자서전이 아니라 자화상에 가깝다..이문들 뒤에 자기가 있긴하지만 직접겪은 이야기가 보이려고 하면 곧 지워버렸답니다..^^;
  • 디제 2004/09/21 15:03 #

    Bohemian님/ 그래도 자신의 성적 취향을 당당히 밝힌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앙겔을 만나고 나서 엔리케가 '내 첫사랑이었다'라고 말할 때 정말 당황했습니다. 동성 연애가 소재인 영화인 줄 전혀 몰랐거든요.
  • hobbit 2004/09/24 00:03 #

    '그녀에게'와 'live flesh' 꼭 보시기 바랍니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도 좋지만 위 두 영화는 압도적입니다.
    그에 비해 '나쁜 교육'은 약간 평범하더군요.
    그래도 기대를 저버리는 정도는 아니니 다행입니다만.
  • 디제 2004/09/24 10:32 #

    hobbit님/ '나쁜 교육'이 평범하다면 다른 작품들은 정말 대단하겠군요.
  • 노마드 2004/10/04 22:54 #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후론 알모도바르의 영화들은 어째 비슷비슷해져간다는 생각이....그렇지만 영화들이 언제나 일정한 경지에 도달하는 걸 보면 확실히 놀랄 만 하죠.
  • 디제 2004/10/05 01:26 #

    노마드님/ 보신 분들중에 알모도바르의 영화가 재미없었다거나 별로 였다는 분들이 거의 없더군요. 꼭 나머지 작품도 챙겨봐야겠습니다.
  • 희롱 2004/10/05 06:39 #

    스타워즈 관련글 보고 뒤늦게 왔습니다(그런데 왜 여기에 답글을 =ㅂ=) 나쁜 교육 좋죠. 저같은 경우는 알모도바르 영화치고 약하면서도 강하다고나 할까? 평범한데 제일 끌어당기는 뭐 그런 영화였답니다(푹 빠져서 세번을 보고 자제하기로 결심). Atame! 와 신경쇠약직전의 여자들도 한번 보세요.
    ....그리고 여기도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의 판전승이군요;
  • woody79 2005/06/28 21:37 #

    뒤늦은 포스팅들 보다가 나쁜 교육이 생각나서요. 어렸을때부터 알모도바르 영화들 찾아서 봤는데, 점점 대가가 되어 간다는 생각뿐입니다! 글 잘 보고 가요.
  • 디제 2005/06/29 01:30 #

    woody79님/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어렸을 때'에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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