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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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의 공포 영화

‘기담’은 일제 치하인 1942년 안생병원에서 벌어진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진 세 가지 사건을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한 공포 영화입니다. 시체를 사랑하게 되는 의대실습생 정남(진구 분), 일가족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은 딸 아사코(고주연 분), 그리고 아내 인영(김보경 분)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은 의사 동원(김태우 분)을 둘러싼 잔혹하면서도 슬픈 사랑 이야기가 상당히 유기적으로 얽혀있습니다.

시간적 배경과 공간적 배경 모두 익숙한 한국이면서도 고전 사극이나 현대가 아닌 익숙하지 않은 일제 시대를 다루고 있기에 관객의 입장에서는 기묘한 객창감을 가지고 관람하며 영화와 일정한 거리감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기담’을 비롯해 최근 일제시대를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들이 독립투사나 친일파, 사악한 일본인 고등계 형사의 단순 대립 구도와 같은 식상한 정치색을 배제하고 순전히 하나의 그림으로서의 배경 그 이상으로는 접근하지 않기 때문에 관객이 느끼는 부담감은 적어집니다.

세 가지 에피소드가 모두 사랑에서 비롯되는 공포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두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유일하게 살아남은 딸과 그녀를 맴도는 죽은 엄마(지아 분) 귀신의 에피소드는 매우 섬뜩하며 결말에 있어서도 찜찜함을 남기는 공포 영화 본연의 특성에 충실합니다. 두 번째 사건의 원인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태엽 감는 새’의 특정 캐릭터의 고백과 유사하지만 그 장면이 제시되는 영상은 낭자한 유혈조차 아름답습니다. 김기덕 감독의 ‘’에 출연했던 지아의 연기도 좋지만 영화가 끝나도 강렬하게 각인되는 아사코 역의 고주연의 카리스마는 아역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우 뛰어납니다. 이에 비해 가장 아쉬운 것은 ‘식스 센스’와 유사한 세 번째 에피소드이며 첫 번째 에피소드는 짧게 마무리되는 것이 좋았다 싶을 정도로 그 결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기담’은 일제 치하의 경성을 다루고 있지만 스케일이 작은 것은 다소 아쉽습니다. 일제 시대의 서울역이나 숭례문, 종로와 같은 지역들이 미니어처는 아니어도 CG로 구현되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일부 장면들에서는 영화가 추구하는 아름다움과는 배치되는 쓸데없이 피가 남발되는 측면도 있으며 히치콕의 걸작 ‘사이코’에서 사용된 것과 동일한 음악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장면들에서 관객을 놀라게 하는 방식은 신선함의 여부와 상관없이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하며 15세 관람가가 관대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도 있습니다.

‘기담’이 올해 개봉된 국내 공포영화 중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공포스럽게 하는 요령이나 방식이 아니라 살인이나 귀신이 나타나는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시나리오의 승리라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휴가’와 ‘디 워’에 밀려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한 채 종영될 위기를 겪었던 ‘기담’이지만 평론가들의 호평과 관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몇몇 상영관에서 연장 상영하거나 재개봉되고 있으니 입소문이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하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덧글

  • 돌다리 2007/09/04 11:41 #

    안병기 감독의 약빨이 떨어져 버린 공포 영화 계에 검은집과 기담이 들어서서 다행..~
  • moview 2007/09/04 13:06 #

    고주연은 예쁜데 연기까지 잘하더군요! 차분하면서도 독특한 편집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 디제 2007/09/05 01:41 #

    돌다리님/ 저는 안봤지만 '검은 집'은 평이 좋지 않던데요...
    moview님/ 쓸데 없는 기교가 배제되어 좋더군요. 시나리오로 승부하는 공포 영화라 좋았습니다.
  • 퍼플 2007/09/05 08:13 #

    너무 보고 싶지만... 무서울 것 같아서 못봅니다. ^^;;;
    알포인트랑 장화홍련도 큰 맘먹고 본 후에 열흘이상 밤에 -무서워서- 잠을 못자서... (ㅡ_-)
  • 디제 2007/09/05 09:34 #

    퍼플님/ 헉, 장화홍련은 그다지 무서운 영화가 아닌데... --;;;
  • SAGA 2007/09/06 00:05 #

    공포영화는 쥐약인지라...... 이걸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 디제 2007/09/06 08:43 #

    SAGA님/ 몇몇 놀래키거나 잔혹한 장면이 있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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