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8월 16일
스타더스트 - 지브리 애니의 실사판 같은 로맨틱 판타지
영국과 맞닿아 있는 환상의 왕국 스톰홀드의 왕(피터 오툴 분)은 임종을 앞두고 자신의 루비를 하늘로 던지며 루비를 손에 넣는 자를 왕으로 삼겠다고 유언을 남기고 사망합니다. 루비는 금성에 맞아 지상으로 떨어지고 금성이 인간으로 화한 이베인(클레어 데인즈 분)은 영생을 위해 그녀의 심장을 노리는 마녀 라미아(미셸 파이퍼 분)와, 짝사랑하는 빅토리아(시에나 밀러 분)에 청혼하기 위해 별을 손에 넣으려는 청년 트리스탄(찰리 콕스), 그리고 스톰홀드의 왕자 셉티무스(마크 스트롱 분) 사이의 쟁탈전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동명 원작인 DC 코믹스의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스타더스트’는 가상의 왕국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모험담과 사랑이야기를 묘사한 판타지입니다. 시놉시스에서 언급한 캐스팅에 해적 셰익스피어 역의 로버트 드 니로와 나레이션을 맡은 이안 맥켈렌까지 추가되어 나름대로 상당한 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이 영화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으며 다소 유치한 구석도 있지만 의외로 필름이 영사기에 돌아가는 만큼은 다른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매끈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베인을 노리는 자들이 무려 세 종류로 구분될 정도로 의외로 복잡한 서사를 지녔다는 것도 매력입니다. 셰익스피어가 등장하는 부분의 스토리가 전체적인 내러티브에 융화되지 못하고 튀지만 여자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로버트 드 니로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용서가 되며, ‘터미네이터 3’에서 나이에 비해 조로했던 클레어 데인즈는 배역에 걸맞는 엉뚱한 이미지와 연기력으로 커버하며 '로미오와 줄리엣' 시절로 돌아간 듯 합니다. (클레어 데인즈보다 ‘팩토리 걸’에도 출연했던 시에나 밀러가 훨씬 더 젊고 예쁘지만 그렇다고 둘 사이에 배역을 바꾸는 편이 더 나은 선택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여전히 돋보이는 미모이지만 400년을 살아 마구 망가지고 쭈글거리는 추한 배역을 맡은 미셸 파이퍼도 인상적인데 그녀가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조금씩 미묘하게 변해가는 특수 분장을 주시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철저히 대중적이며 상업적인 DC 코믹스에 기반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스타더스트’의 매력 은 쓸데없는 교훈을 주려고도 하지 않고, 가족 영화를 추구해 어린이용 판타지가 되는 오류를 피하며, 적당히 엽기적이고 잔인하다는 데 있습니다. 죽음과 섹스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블랙 유머를 잊지 않는 것이 미덕입니다. 스케일이 거대하지는 않지만 ‘반지의 제왕’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배경이나 카메라 워킹, 미장센, 음악도 눈에 띄는데 ‘반지의 제왕’ 이후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이나 ‘나니아 연대기’와 같은 아동용 판타지들은 많았지만 로맨틱한 분위기와 엽기적인 장면들을 가미한 성인용 판타지는 드물었다는 점에서 ‘스타더스트’가 시사하는 바는 상당합니다. 비행선을 매단 배나 하늘에서 떨어진 여자가 남자 주인공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설정은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데 특히 엉뚱한 셰익스피어의 캐릭터는 ‘붉은 돼지’의 포르코 루소와 유사합니다.
# by | 2007/08/16 09:55 | 영화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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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스타더스트는 평은 괜찮은데 의외로 주변 흥행스코어는 그리 좋지 못하더군요(생각보다;;). 아무래도 앞에는 트랜스포머, 해리포터, 뒤에는 러시아워가 끼어있었던게 초악재였을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