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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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의 역사 - 폭력의 반복과 확산 영화

네이키드 런치 - 징그럽고 지저분한 괴작

두 아이와 아내와 함께 시골마을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톰 스톨(비고 모르텐센 분)의 식당에 2인조 강도가 침입합니다. 톰은 동료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2인조 강도를 해치우는데 언론을 통해 영웅이 된 그에게 폭력조직의 칼 포가티가 찾아와 조이 쿠삭이라고 부르며 아는 척을 합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2005년 작 ‘폭력의 역사’는 전작들과 달리 복잡한 은유나 상징이 없으며 내러티브도 단순하여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가 ‘더 플라이’, ‘비디오드롬’, ‘크래쉬’ 등에서 기묘하고도 뒤틀린 인물들이 비정상적인 통로를 통해 폭력과 섹스에 대한 욕망을 배출하는 과정에 집중하며 복잡한 상징을 나열해 관객을 힘겹게 했다면 ‘폭력의 역사’의 등장인물들은 단순하며 내러티브는 직선적입니다. 스토리의 흐름은 다음 장면을 예상할 수 있으며 과거를 숨긴 평범한 가장 톰이, 총을 난사하며 숨겼던 원래의 자아를 회복하며 자족하기는 하지만 그에게 있어 우선순위는 폭력의 행사를 통해 쾌감을 얻기보다는 가정을 지키는 것입니다.

‘폭력의 역사’에서 총격전은 크게 세 장면으로 나눌 수 있는데 최근 유행하는 겉멋을 잔뜩 부리는 현란하고 화려한 총격전이 아니라 굵고 짧으면서도 힘이 넘치는 스타일로 마치 셈 페킨파의 영화들을 보는 것처럼 인상적입니다. 특히 총격전보다 총격전이 벌어지기 이전에 고요와 긴장을 유발하는 방식이 훌륭합니다. 초반부에 등장한 2인조 강도를 길게 잡는 오프닝 크레딧의 롱테이크는 매우 인상적인데 그들의 역할은 맥거핀에 가깝습니다.

피는 피를 부르며, 한 번 묻은 피는 지울 수 없다는 말처럼 톰은 모범적인 삶을 살고자 하지만 주변 인물들이 그를 놔두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어두운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려 하지만 주변 상황으로 인해 결국 총을 잡는 ‘셰인’과 같은 전통적인 서부극을 연상케 합니다. 결국 그는 스스로 원해서 폭력을 휘두르게 되는데 그것을 자위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지, 아니면 잔혹성의 충족인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톰이 연쇄적인 폭력에 휘말리는 과정은 마치 전쟁을 통해 강대국에 위치에 올라 그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다시 전쟁을 일으키는 미국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고 쉽게 연상할 수 있습니다. 그가 폭력을 휘두르자 그의 아들 잭(애쉬튼 홈즈 분)도 폭력을 휘두르는데 이는 폭력의 확산과 대물림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관점보다는 가장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외부의 폭력에 시달려야 하는지 은유하는 영화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톰은 가정의 품으로 돌아오지만 다시 폭력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그의 삶은 불안에 잠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의 키워드로 폭력과 함께 손꼽히는 것이 섹스인데 톰이 폭력에 휘말리기 전에는 아내와 함께 고등학생의 첫경험과 같이 부드러운 섹스를 택하지만 그가 폭력에 휘말린 뒤에는 자신을 경멸하는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며 아내에게 얻어맞고 목을 조르다 격렬하고 본능적인 섹스를 하게 됩니다. 이는 폭력과 섹스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남자에게 있어 총을 쏜다는 것은 사정하는 쾌감과 비슷한 것이라는 비유이기도 합니다.

반지의 제왕’ 이후 인상적인 작품이 없었던 비고 모르텐센의 이중적인 연기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반지의 제왕’에서도 추레한 나그네와 굳건한 제왕의 이중적인 캐릭터를 잘 소화했는데 ‘폭력의 역사’는 보다 극단적으로 표정이 뒤바뀌는 캐릭터를 잘 소화했습니다. ‘ER’에서 가난한 여의사 안나로 출연했던 마리아 벨로는 초중년 어머니이자 섹시한 아내 에디 스톨로 분했습니다. 이제는 나이를 먹어 머리숱이 적은 에드 해리스의 중후한 연기와 윌리엄 허트의 코믹한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덧글

  • glasmoon 2007/08/03 13:23 #

    저로서는 근래의 크로넨버그 작품들 중에서, 또 올해 본 영화들 중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라고 단정짓기엔 올해 본 영화가 손으로 꼽는군요. --;; 트랙백 겁니다. ^^
  • THX1138 2007/08/03 20:18 #

    어디서 하나요? 보고 싶은데...
    제가 봤던 린치의 영화는 더 플라이와 크래쉬 였어요 더 플라이 보다가... -_-;;; 크래쉬는 보다 식겁했어요 ㅎㅎㅎ
  • 디제 2007/08/04 00:22 #

    glasmoon님/ 상당히 기대한 작품이었는데 그 기대가 충족되었습니다. ^^
    THX1138님/ 광화문 미로 스페이스에서 단독개봉하고 있습니다. 벌써 교차 상영중이니 서두르셔야 하실 듯... 그래도 '크래쉬'는 재미있지 않나요? 유머스럽기도 하고... ^^;;;
  • Ritsuko 2007/08/04 04:16 #

    한국에서 극장에 걸려 있나 보죠? 저는 몇개월 전에 DVD로 봤는데... 좋겠네요 극장에서 볼 수 있어서.. 에드 해리스가 정말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조이의 형(윌리엄 허트)도 정말 멋있었구요.
  • 디제 2007/08/05 12:05 #

    Ritsuko님/ 한국은 블록버스터는 미국보다 먼저 개봉하는 것도 있고, 거의 동시에 걸리지만 한두군데의 시네마테크에서 개봉하는 작은 영화들은 늦게 개봉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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