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 하드 - 터프한 형사의 죽도록 고생하기
언더월드 - 기대하지 않았던 반전의 묘미
언더월드 2 - 쓸데 없이 복잡한 내러티브가 액션을 잠식하다
‘다이 하드 4.0’은 12년 만에 돌아와 디지털 테러단과 맞서는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 분)의 활약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1988년의 시리즈 1편 ‘다이 하드’에서부터 서부극에나 어울릴 법한, 시대에 뒤떨어졌던 마초 영웅 존은 ‘다이 하드 4.0’에서는 테러리스트 토마스 가브리엘(티모시 올리펀트 분)의 대사처럼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영웅으로 더욱 시대에 뒤떨어지게 됩니다. 1편에서 아내가 결혼 전의 성을 사용했다며 화내던 존이었는데 이번에는 딸이 똑같이 행동하며 속 썩입니다.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면서 죽도록 고생하는 시리즈의 전통은 계속되는데 무소불위의 CG가 뒷받침되어 액션의 스케일과 구성이 대단히 빼어납니다. 예고편에도 공개된 자동차로 헬기를 잡는 액션뿐만 아니라 공개되지 않았던 엘리베이터 장면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빛납니다. 최신예 전투기 F35 액션은 미군이 테러단을 잡는데 고작 한 대의 전투기만을 발진시킨 것인가, 하는 내러티브상의 초보적인 의문이 남지만 고가도로 액션의 합은 매우 정교하며 아기자기합니다. (전편에서 헬기를 조종할 줄 몰랐던 존이 헬기를 조종하는 장면이 나왔고, 뒤이어 F35와 뒤엉키자 ‘트루 라이즈’를 연상하며 F35로 테러범을 박살내는 것인지 잠시 멋대로 예상한 것은 저 뿐이었나요...) 이틀 밤낮으로 쉴 새 없이 테러범들과 맞서며 딸이 인질로 잡히는 것은‘24’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악당이 미국 전체를 마비시키는 최첨단 테러를 일삼는데 주인공 존이 컴퓨터를 전혀 모르니 어쩔 수 없이 배치된 캐릭터가 해커 매튜 패럴(저스틴 롱 분)인데 의외로 존과 궁합이 잘 맞아 유사 부자 관계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보완합니다. 나이든 주인공이 리드하는 액션 영화에 도우미로 등장하는 젊은 배우의 연기력이 형편없어 영화를 김새게 하는 경우가 흔한데 저스틴 롱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킵니다. ‘미션 임파서블 3’의 매기 큐는 노출이 전혀 없이도 섹시합니다.
초반부 매튜의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보바 펫, 터미네이터, 울버린 등 20세기 폭스사의 히어로의 소형 피겨를 등장시키며 ‘해커 = 오타쿠’라는 등식을 성립시키더니 아예 중반부에서 코믹스 오타쿠이자 ‘점원들’의 감독인 케빈 스미스를 해커의 대부이자 대형 피겨 수집가로 등장시킨 것도 이채로웠습니다.
미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테러 장면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의 영상을 편집, 조합한 경고 영상이나 국회의사당이 폭파되는 애교 넘치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테러에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9.11 테러를 연상케 하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쓸데없는 정치적, 인종적, 종교적 논쟁을 차단하기 위해 테러 지도자 가브리엘은 카리스마도 약하고 개성이 밋밋하게 설정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이 하드’도 후속편들이 나올수록 전편들만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는데 ‘다이 하드 4.0’으로 시리즈는 물론 브루스 윌리스도 부활할 듯 합니다. 존 맥클레인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끊임없이 투덜거리며 사건에 휘말리고 해결하는 과정이 마치 ‘007’처럼 시리즈가 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문제는 빌딩 → 공항 → 도시 → 국가로 공간적 배경이 넓어지고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브루스 윌리스는 ‘다이 하드 5’에서는 지구를 구원해야 할 운명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아마겟돈’에서 지구를 구하고, ‘제5원소’에서 우주를 구한 그가 더 구원해야 할 대상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건에 휘말릴 때마다 총에 맞고 상관의 설교에 시달리며 가족과 멀어지는 그가 돌보아야 할 대상은 자기 자신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언더월드 - 기대하지 않았던 반전의 묘미
언더월드 2 - 쓸데 없이 복잡한 내러티브가 액션을 잠식하다

우연히 사건에 휘말리면서 죽도록 고생하는 시리즈의 전통은 계속되는데 무소불위의 CG가 뒷받침되어 액션의 스케일과 구성이 대단히 빼어납니다. 예고편에도 공개된 자동차로 헬기를 잡는 액션뿐만 아니라 공개되지 않았던 엘리베이터 장면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빛납니다. 최신예 전투기 F35 액션은 미군이 테러단을 잡는데 고작 한 대의 전투기만을 발진시킨 것인가, 하는 내러티브상의 초보적인 의문이 남지만 고가도로 액션의 합은 매우 정교하며 아기자기합니다. (전편에서 헬기를 조종할 줄 몰랐던 존이 헬기를 조종하는 장면이 나왔고, 뒤이어 F35와 뒤엉키자 ‘트루 라이즈’를 연상하며 F35로 테러범을 박살내는 것인지 잠시 멋대로 예상한 것은 저 뿐이었나요...) 이틀 밤낮으로 쉴 새 없이 테러범들과 맞서며 딸이 인질로 잡히는 것은‘24’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악당이 미국 전체를 마비시키는 최첨단 테러를 일삼는데 주인공 존이 컴퓨터를 전혀 모르니 어쩔 수 없이 배치된 캐릭터가 해커 매튜 패럴(저스틴 롱 분)인데 의외로 존과 궁합이 잘 맞아 유사 부자 관계처럼 서로를 의지하고 보완합니다. 나이든 주인공이 리드하는 액션 영화에 도우미로 등장하는 젊은 배우의 연기력이 형편없어 영화를 김새게 하는 경우가 흔한데 저스틴 롱은 그런 우려를 불식시킵니다. ‘미션 임파서블 3’의 매기 큐는 노출이 전혀 없이도 섹시합니다.
초반부 매튜의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보바 펫, 터미네이터, 울버린 등 20세기 폭스사의 히어로의 소형 피겨를 등장시키며 ‘해커 = 오타쿠’라는 등식을 성립시키더니 아예 중반부에서 코믹스 오타쿠이자 ‘점원들’의 감독인 케빈 스미스를 해커의 대부이자 대형 피겨 수집가로 등장시킨 것도 이채로웠습니다.
미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테러 장면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의 영상을 편집, 조합한 경고 영상이나 국회의사당이 폭파되는 애교 넘치는 장면들도 있었지만, 테러에 대처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9.11 테러를 연상케 하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쓸데없는 정치적, 인종적, 종교적 논쟁을 차단하기 위해 테러 지도자 가브리엘은 카리스마도 약하고 개성이 밋밋하게 설정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이 하드’도 후속편들이 나올수록 전편들만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는데 ‘다이 하드 4.0’으로 시리즈는 물론 브루스 윌리스도 부활할 듯 합니다. 존 맥클레인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끊임없이 투덜거리며 사건에 휘말리고 해결하는 과정이 마치 ‘007’처럼 시리즈가 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문제는 빌딩 → 공항 → 도시 → 국가로 공간적 배경이 넓어지고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브루스 윌리스는 ‘다이 하드 5’에서는 지구를 구원해야 할 운명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아마겟돈’에서 지구를 구하고, ‘제5원소’에서 우주를 구한 그가 더 구원해야 할 대상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건에 휘말릴 때마다 총에 맞고 상관의 설교에 시달리며 가족과 멀어지는 그가 돌보아야 할 대상은 자기 자신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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