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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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 삶과 세월 속에 묻힌 희미한 사랑의 그림자 애니메이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 시적인 미니멀리즘
별의 목소리 - 1인 제작 애니메이션의 한계와 극복

초등학생 시절 단짝이었던 다카키와 아카리는, 아카리가 도쿄에서 먼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멀어지게 됩니다. 가고시마로 전학 간 다카키를 카나에가 짝사랑하지만 차마 고백하지 못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는 소년 다카키가 세 개의 사랑을 거치며 살아가는 삶에 초점을 맞춰 3개의 단편을 묶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별의 목소리’,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에서 선보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타일은 ‘초속 5센티미터’에서도 여전합니다. 시적인 보이스 오버 나레이션, 실제 장소와 사물을 재현한 작화, 속도감 넘치는 편집, 손에 잡을 듯 아련하지만 잡을 수 없는 옛 사랑. 모든 것들이 그대로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반복을 자기 복제라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향상되는 작화와 스타일 때문에 감히 비판하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카시오 시계('CASIO'를 'OCASI';‘おかし·い’;‘이상하다’, ‘우습다’로 패러디하는 놀라운 센스!)로, 'STARBUCKS'를 'STARBERKS'로 패러디하면서도 실제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정밀한 작화는 놀랍습니다.

하지만 작화나 스타일보다 더욱 훌륭했던 것은 내러티브입니다. 제1부 ‘벚꽃 이야기’에서, 1년 여 만에 재회하게 되는 다카키와 아카리는 눈이라는 기상 현상 이외에는 특별한 장애가 없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보기에는 대단히 어렵게 재회를 하는 것으로 연출되었기 때문에 다카키에게 완전히 감정이 몰입되어 가슴을 졸이게 됩니다. 제2부 ‘코스모나우트’에서는 반대로 다카키가 제3자가 되고 그를 짝사랑하는 카나에가 화자가 되지만 둘의 엇갈리는 마음은 또 다른 페이소스를 자아냅니다. 특히 제3부 ‘초속 5센티미터’에서 관객의 예상을 배신하는 결말은, 사랑의 아름다운 시절은 찰나에 지나지 않으며 그 모든 것들이 사라져 희미한 기억에 머물러도, 쓸쓸하지만 삶은 계속된다는 성숙한 시선이 돋보입니다. ‘별의 목소리’와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이 SF 판타지의 형식을 빌어 사실성이 떨어졌던 것과 달리 ‘초속 5센티미터’는 단 한 컷의 초현실적인 장면을 제외하고는 (다른 장면들도 모두 아름답지만 유독 그 장면은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철저히 리얼리티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더욱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이 영화제가 아니라 정식으로 극장에서 개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러닝타임도 63분으로 짧고, 1주 먼저 개봉한 ‘시간을 달리는 소녀’보다는 덜 극적이지만 훨씬 더 마음의 울림을 자아내는 작품입니다. 저도 며칠 이내에 ‘초속 5센티미터’를 다시 한 번 극장에서 관람할 예정입니다.

덧글

  • 알트아이젠 2007/06/23 12:25 #

    첫사랑의 추억이나(혹은 아픔)이 있다면 더 가슴졸이면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야 23년 온리 솔로부대였으니...(웃음)
    제 생각에는 지금까지 신카이 마코토 감독님 작품대부분이 코드3로 나왔으니,이 녀석도 코드3로 나올 것 같습니다.
  • 펠로우 2007/06/23 14:32 #

    이 작품이 여운은 [시간을 달리는 소녀]보다 훨씬 깊고 오래갔죠~
  • 디제 2007/06/24 08:20 #

    알트아이젠님/ 국내 dvd 발매를 위해 극장에 걸었다고 합니다.
    펠로우님/ 예, 그래서 저는 오늘 한 번 더 보려고 합니다.
  • 세라피타 2007/06/24 11:27 #

    어제 시간을 달리는 소녀 보고 왔는데 'ㅅ' 초속 5센티도 봐야겠군요~
  • 비닐우산 2007/06/24 14:21 #

    1인 제작이 아닌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것도 1인제작이었나요. -_-;;
  • 디제 2007/06/24 21:34 #

    세라피타님/ 꼭 극장에서 보세요. ^^
    비닐우산님/ 1인 제작은 아닙니다. 원화에 한국인이 참여하기도 했고 그 분이 씨네21에도 인터뷰가 나왔습니다.
  • 샌드맨 2007/06/24 21:36 #

    1부인 벛꽃초만 신카이 감독님 혼자 작업인걸로 압니다^^ (2부부터는 스탭들이 신카이 감독님 자택에 출퇴근하며 제작했다고 들은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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