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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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 - 영화 감상을 방해한 어처구니 없는 자막 번역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 허무, 고독, 스칼렛 요한슨, 도쿄

오스트리아의 공주 마리 앙투아네트(커스틴 던스트 분)는 프랑스의 루이 16세(제이슨 슈왈츠먼 분)에게 시집가지만 루이 16세가 섹스를 거부해 몇 년 동안 불안한 위치에 섭니다. 딸을 출산한 이후 마리 앙투아네트는 도박과 파티, 페르젠 백작(제이미 도넌 분)과의 사랑에 빠집니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마리 앙투아네트’는 전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낯선 장소에 적응을 강요당해 권태를 견디지 못하는 젊은 여성과 아내에 무관심한 젊은 남편이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화려한 영상과 애잔한 록 음악에 맹숭맹숭한 사건이 연속되면서 일견 지루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공통점입니다.

사치와 방탕의 상징으로 프랑스 혁명 당시 단두대에서 최후를 마친 마리 앙투아네트이지만 소피아 코폴라는 철저히 개인적이며 1인칭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끌고 갑니다. (심지어 루이 16세에 대한 심리 묘사조차 거의 없는 것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린 시절에 대한 묘사는 전혀 없으며, 그녀가 혁명군에게 체포되어 재판에 회부된 다음 단두대에 서는 과정 역시 없습니다. 루이 16세가 승인한 미국 혁명 지원 재정 지출이나 프랑스 혁명 초기의 바스티유 감옥 습격 등이 간과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는 그런 역사적 맥락에 대해서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마리 앙투아네트를 일국의 왕비로 묘사하기 보다는 평범한 여인으로 묘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마치 궁중 배경의 가벼운 순정만화 같은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를 정치적, 역사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인 듯 합니다.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마리 앙투아네트가 초야를 치루기 이전까지의 과정에 비해 그 이후의 삶이 지나치게 축약되어 주변 인물들은커녕 주인공 마리 앙투아네트의 심리 상태조차 읽어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화려한 의상과 음식, 찬란한 베르사유 궁전과 더불어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운동화 장면, 그리고 나폴레옹의 초상화(1980년대 중학생 참고서 ‘완전정복’의 표지였던 나폴레옹이 말을 탄 채 손가락을 높이 쳐들고 있는 그림)를 패러디한 페르젠 백작의 모습 등 눈요기 거리는 상당히 풍부합니다. 역사적 배경 지식에 대해 적당히 알고, 소품이나 의상에 관심을 두고 본다면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 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미 관람한 다른 분들의 지적도 이어지고 있지만 홍주희의 자막 번역은 최악입니다. 프랑스의 궁중 언어를 번역하는데 2007년 한국에서 사용되는 비속어나 통신어인 ‘쏠려’, ‘훈남’, ‘대략 난감’, ‘코디가 안티’ 등 어처구니없는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자막이라는 것은 정확히 의미만 제시하면 될 뿐, 번역자가 스크린 밖으로 튀어나와 비속어까지 동원하며 관객을 억지로 웃길 필요는 전혀 없는데 홍주희는 이를 망각한 번역자입니다. 차후 외화 번역을 다시는 맡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덧글

  • francisco 2007/05/19 15:29 #

    허허..뭐하던 사람인지 몰라도 번역의 기본이 안 돼 있군요.
  • 알민 2007/05/19 15:37 #

    역자가 고도의 안티일지도 모르겠군요... 근데, 저 자막을 용케 쓰게 한 측도 참... ;;;
  • Shooting군 2007/05/19 15:47 #

    어이가 없네요. 저런 자막을 수입사와 배급사에선 그냥 용납을 했다는 거군요.


    웃기던 말던 프랑스 궁중이 배경인 영화를 보러 가면서 저런 자막으로 웃을 관객이 많을꺼라고 생각한 번역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네요.-_-;
  • FAZZ 2007/05/19 16:10 #

    실제로 dvd나 극장의 자막이 일반 p2p에 돌아다니는 영화의 자막보다 못한 경우도 꽤 있지요.
    일단 번역 때문에 기분 잡치신 것에 대한 애도를....
  • 플라멩코핑크 2007/05/19 18:02 #

    헉. 정말 저런 단어들이 나온단 말인가요?? 믿을 수가 없을 정도로 황당하네요 *_*
  • LaJune 2007/05/19 19:10 #

    아니 내용이 정말 '순정만화식'이었다면... 일부러 그걸 용납한거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만?;;
  • SAGA 2007/05/19 20:48 #

    자막이라...... 예전 젠틀맨 리그에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나가 있어'등의 자막들을 보고 헛웃음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뭐, 젠틀맨 리그야 그런 류의 자막이 애교로 봐줄 수도 있을 법하니 넘어가더라도 이런 작품에서 저런 자막은 참 난감하네요.
  • cutnpaste 2007/05/19 22:15 #

    아직 작품은 보지 않았지만 저 정도라니 조금 심하네요. 그렇지만 번역자도 영화사의 녹을 먹고 사는 이상 혼자 자유롭게 일을 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배경이 프랑스의 중세이지만 어느 정도의 설정으로만 작용한다고 잡지의 가이드를 통해 읽은 것을 봐서는, 저런 다소 젊은감각(?)의 은어를 일부러 넣게 하도록 강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번역가 자신의 이름도 있는데 영화사나 관객의 질타를 동시에 받을 짓을 해서 캐리어에 먹칠을 할 바보가 있을까요?
  • EST_ 2007/05/20 01:22 #

    스타워즈 스페셜 에디션 때가 떠오르는군요. 베이더의 대사에서 품위는 완전히 배제한 듯한 깡패 말투에 번역가를 지금껏 미워(^^;)하고 있습니다만...
    여러 곳에서 앙투아네트 자막과 관련해서 비난글을 많이 읽었는데, 영화를 다 보면 대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합니다.
    실은 알 수 없는 관심이 가는 영화인데 어디서 개봉중인지 모르겠군요. 서두르지 않으면 소리소문 없이 내려가 버릴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 다스베이더 2007/05/20 01:41 #

    작년말의 박물관이 살아있다! 역자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_-^
  • 케이크 2007/05/20 01:46 #

    우리의 미도 장군이 번역했다면 그런 일은 있을리가 없습니다! 미도 장군 만세.
  • 물빛바람 2007/05/20 02:23 #

    충격과 공포로군요
  • 동사서독 2007/05/20 02:34 #

    시라소니 그분이 영화 번역계를 떠나시더만 번역계의 질서가 무너졌군요.
  • Ritsuko 2007/05/20 05:05 #

    외국에서 봐서 몰랐지만 차마 봤다면... 기겁했을듯... 나쁜교육에서도 그런 식의 번역을 했더군요
  • 디제 2007/05/20 10:40 #

    francisco님/ 네, 말씀대로 기본이 안되어 있는 번역자입니다.
    알민님, Shooting군님/ 아마도 배급사 혹은 수입사에서 의도했거나 최소한 방관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FAZZ님/ 자막 번역은 무난하게, 고증에 충실한 것이 최고인데 말입니다.
    플라멩고핑크님/ 관람 전에 들은 바가 있어서 너무 많이 나와서 각오했는데도 어이없더군요.
    LaJune님/ 원래의 영어 대사는 저런 비속어가 아닙니다. 오버해도 한참 오버한 거죠.
    SAGA님/ '젠틀맨 리그'에 그런 번역들이 나왔었군요...
    cutnpaste님/ 영화가 지루할까봐 잔머리를 굴린 배급사 혹은 수입사의 의도도 있지만 번역자 자신이 튀어보이려는 의도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만...
    EST_님/ '베이더 대왕'이라고 번역했던 그 자막 말씀이시군요.
    다스베이더님/ '엑스맨3'에서도 매그니토의 대사를 '비호감'이라고 번역한 것이 있었죠.
    케이크님/ 농담이시죠? 이미도 역시 어처구니 없는 번역자입니다.
    물빛바람님/ 그렇습니다.
    동사서독님/ 조상구의 번역 수준에 대해서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뛰어났던 걸로 기억되진 않는군요.
    Ritsuko님/ 엇, Ritsuko님 해외에 계신가요?
  • 藤崎宗原 2007/05/20 12:15 # 삭제

    자막을 별로 신경 안쓰다 보니.... 음, 굉장히 심각한 수준인가 보군요. 2007 년 베르사이유에서는 무슨일이! (이건 좀 아니다..)

    그런데 혹시라도 더빙해서 방송한다면.... 성우님들이 저 대사를 그대로 하셔야 하는 걸까요... ^^:??
  • ZAKURER™ 2007/05/20 15:22 #

    궁중 언어예절이 저토록 무너졌기에 프랑스는 혁명을 겪습니다.... (왜곡)
  • 디제 2007/05/21 10:56 #

    藤崎宗原님/ 성우들이 저 대사를 더빙해서 공중파에서 방송하면... 방송위원회로부터 경고받을 겁니다.
    ZAKURER™님/ 그렇다면 프랑스 혁명은 예절 혁명이라는 수구반동적 성격의 혁명이었군요...(퍽)
  • 김민지 2007/05/28 21:32 # 삭제

    맞아요. -_- 짜증나서 보다가 그냥 자막 안보고 봤어요 흠 ;;;
  • 디제 2007/05/29 09:08 #

    김민지님/ 결국 씨네21에서도 본격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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