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 허무, 고독, 스칼렛 요한슨, 도쿄 영화

CF 촬영 차 일본에 온 한물 간 배우 밥(빌 머레이 분)은 아무와도 말이 통하지 않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 사진작가인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샬롯(스칼렛 요한슨 분)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아버지 프란시스 코폴라의 후광을 입고 ‘대부 3’에 출연했지만 미스 캐스팅 논란이 일 정도로 어울리지 않는 용모와 형편없는 연기로 인해 비난의 화살을 받았던 소피아 코폴라의 세 번째 연출작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그녀의 아버지보다는, 단순한 내러티브에 뮤직 비디오 스타일의 영상을 짜깁기하고 도시를 떠도는 사람들의 허무가 짙게 배어 있다는 점에서, 열렬한 숭배의 대상인 왕가위의 흔적이 더 많이 드러납니다. 초반부에 통역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밥이 위스키 CF를 촬영하는 장면(2백만 달러 짜리 CF를 촬영하러 왔는데 매니저나 통역과 동행하지 않고 단신 일본에 왔다는 것은 사실 말이 되지 않습니다만 밥의 외로움을 강조하고 샬롯과 만나는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듯 보입니다.)이나, 일본 음식에 대해 투덜거리는 장면 등은 오리엔탈리즘의 혐의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일본이나 동양 문화를 비꼬기 위함이라기보다 두 주인공의 고독을 더욱 설득력 있게 만드는 장치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듯 합니다.

국내 개봉 제목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원제 ‘Lost In Translation’)이지만 극중에서 밥과 샬롯의 관계는 일반적인 남녀의 사랑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샬롯은 섹시하지만 밥은 그녀를 욕망의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샬롯 또한 소통이 가능한 인생 선배로서 밥을 대하고 있습니다. 굳이 둘의 관계를 사랑으로 본다면 에로틱한 사랑보다는 플라토닉 러브에 가깝습니다. 엔딩의 키스신도 추후 다시 만나자는 식의 다음을 기약하기 보다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아쉬움을 담아 여운을 남깁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개봉 당시만 하더라도 여자친구와 함께 가지 않으면, 혼자 극장에 가는 것을 삼가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극구 보고 싶지 않다고 해서 혼자 관람했다가, 익숙한 신주쿠와 시부야의 풍경과 더불어 스칼렛 요한슨의 신비한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여자친구와는 헤어졌지만, 덕분에 블로그 개장 이전부터 랩탑의 모니터와 노트북의 액정을 차지하고 있던 스칼렛 요한슨의 월페이퍼는 단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채 3년이 넘도록 굳건히 지키고 있고 그녀의 출연작은 거의 모든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개장한 이후 꼭 포스팅하고픈 작품이었는데 할인행사를 통해 dvd를 구입해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반년에 한 번 정도 꼬박꼬박 들르는 도쿄의 야경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이 영화를 떠올리면 다시 도쿄에 가고픈 충동이 솟아오릅니다.

2004년 아카데미에서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랐다 고배를 마시고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던 빌 머레이에 경의를 표합니다. 뛰어난 유머 감각의 그가 아니었다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맥 빠진 102분짜리 도쿄 시 홍보 영상이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덧글

  • xmaskid 2007/05/16 10:10 #

    꽤 재미있게 봤던 영화에요. 낯선 도시에 머무르게 되면 늘 호텔라운지에서 술마시던 빌 머레이가 떠오르더군요.
  • 버섯돌이 2007/05/16 13:12 #

    영화 자체는 참 재미있고 마음에 들었었지만..

    아무래도 전체적으로 동방을 깔고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불편하기도 한 영화였습니다.
    뭐랄까 비꼬는 것도 아닌.. 그냥 당연히 밑으로 깔아버리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 2007/05/16 22:0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07/05/16 22:23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디제 2007/05/17 11:38 #

    xmaskid님/ 그래도 돈걱정 안하고 호텔 라운지바에서 술마시기는 쉽지 않죠...--;;;
    버섯돌이님/ 그런 느낌을 받으실 수도 있겠군요.
    비공개님/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후자 쪽으로 갈까 합니다. ^^
  • 젊은미소 2007/05/17 12:31 #

    글쎄요, 미국서 10년째 살고 있는 저로써는 양쪽 문화가 만나는 지점에서 제목 그대로 lost in translation되는 그런 걸 잘 포착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별히 일본쪽을 무시하는듯한 인상은 받지 않았고요.. 익숙하지 않은 외국에 갈 때 느껴지는 문화 차이에 황당하기도 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경이로운 느낌도 드는 그런 걸 잘 표현한 빌 머레이 연기가 좋았다고 봅니다. 빌 머레이가 이걸로 아카데미 받았어야 되는 건데... 보는 제가 다 아쉽더군요. ^^
  • 디제 2007/05/18 16:02 #

    젊은미소님/ 버섯돌이님처럼 느끼실 수도 있다고 봅니다. 1. 경박한 일본 CF 감독이나 일본의 TV쇼 장면 2. 일본의 음식 문화에 대해 밥 뿐만 아니라 사우나의 독일인들도 투덜거리는 장면 등은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