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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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 칼보다 붓, 복수보다 용서 영화

아무도 모른다 - 사실적인 영상이 주는 서늘한 감동

소자에몬(오카다 준이치 분)은 에도의 빈민가에 기거하며 복수를 위해 아버지의 살해범을 찾아 나섭니다. 실은 그는 싸움에는 자질이 없으며 칼싸움은 해본적도 없고 글을 가르치는 것이 더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이웃의 과부 오사에(미야자와 리에 분) 모자와 친해진 소자에몬은 어느 날 아버지 살해범 쥬베에(아사노 타다노부 분)를 찾게 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하나’는 일본의 유명한 사무라이 복수극 ‘츄신구라’를 역발상으로 해석하며 복수의 무용성과 용서의 필요성을 강조한 작품입니다. 주인공 소자에몬은 가문의 압력과 주변의 부추김에도 불구하고 복수보다는 용서를 선택하는데 그 결심이 실현되는 공간이 수많은 사무라이 영화들에서 1:1 대결의 공간으로 반복되어 온 대나무 숲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합니다. 사무라이의 복수에 대해 가벼운 코미디로 일관했던 ‘사무라이 픽션’에 비해 깊이 있는 관점이 돋보입니다. 용서가 실현되어 그가 미소 짓는 엔딩의 클로즈업(이미 예고편에도 공개되어 있습니다.)은 오카다 준이치의 잘 생긴 얼굴과 맞아 떨어지며 ‘말아톤’의 엔딩에서 조승우가 보여준 미소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예고편을 보고 예상한 것과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전작 ‘아무도 모른다’가 답답하리만치 덤덤하고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인 현대극인데 비해 ‘하나’는 과장된 사극 코미디가 될 줄 알았는데 결론적으로 ‘아무도 모른다’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코믹한 면도 있지만, 보다 왁자지껄한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장면에서도, 자제를 발휘해 가벼운 미소를 던지는 수준에 머물고 맙니다. 익숙하지 못하다면 지루할 정도로 잔잔한 스토리 텔링은 ‘아무도 모른다’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급변하는 신자유주의의 세태 속에서 극단적으로 파편화되어가는 인간관계를 고발한 것이 ‘아무도 모른다’였다면, 폭력을 부추기는 극우 세력이 판치고 제2차 대전 당시의 만행을 부정하며 우경화되어가는 일본을 비판한 것이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캐스팅은 상당히 익숙합니다. ‘도쿄 타워’의 개기름 흐르던 귀공자 오카다 준이치는 소박한 총각으로, 호승심에 불타던 ‘자토이치’의 아사노 타다노부는 싸우지 말고 도망치라고 강조하는 개심한 막노동자로, ‘허니와 클로버’의 공부벌레 인상의 카세 료는 냉소적인 청년으로, 물불 못 가리고 날뛰던 ‘브라더’(를 비롯한 거의 모든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단골)의 테라지마 스스무는 복수를 포기하고 지탄받는 농부 출신 하급 사무라이로, 본심을 알 수 없었던 ‘유레루’의 카가와 테루유키는 철없는 미천한 사무라이로, 재판정에서 날카롭게 추궁하던 검사였던 ‘유레루’의 기무라 유이치는 마을 최고의 바보로 기존의 이미지를 전복시켜 등장합니다. 이는 ‘하나’가 전복을 목표로 한 사무라이극이기에 그렇습니다. 발매 당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누드집 ‘산타페’로 기억되는 미야자와 리에의 출연작은 처음 보았는데 십 수 년 전 스틸 컷으로 보았던 기억 속의 이미지보다 훨씬 야위고 나이 들어 보입니다. 스포츠 스타들과의 연이은 스캔들 이외에 그녀에 대한 새로운 기억이 추가되었습니다.

덧글

  • xmaskid 2007/05/12 10:27 #

    카세료가 저랑 동갑이라던데..-_-;;;
  • dcdc 2007/05/12 13:40 #

    디제님의 평가를 보니 확 보고 싶어지는군요...사실 저도 사극 코미디일거라 생각해서 좀 천천히 봐야지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거든요 ^^;
  • 디제 2007/05/13 08:59 #

    xmaskid님/ 카세 료가 상당한 동안이죠... (인터넷을 뒤져보니 사진마다 편차는 좀 있더군요.)
    dcdc님/ 4월에 개봉해서 거의 다 내려가서 저도 CQN에서 간신히 봤습니다만 CQN은 에어컨이 안되서 덥고 답답해 죽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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