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피쉬 -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한 팀 버튼의 항변
찰리와 초콜릿 공장 - 여전히 기괴하면서도 유쾌한 팀 버튼 월드
유령 신부 - 심리 묘사가 돋보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배트맨 비긴즈 - 초호화 캐스팅의 짜릿한 블록버스터
캣우먼 -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
기형으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펭귄(대니 드비토 분)은 악덕 재벌 슈렉(크리스포퍼 워큰 분)과 손잡고 고담시를 위협하고, 슈렉의 비서였지만 살해당한 셀리나(미셸 파이퍼 분)는 캣우먼으로 부활해 배트맨(마이클 키튼 분)을 노립니다. 배트맨은 캣우먼과 사랑에 빠지지만 펭귄맨을 막지 못해 위기에 처합니다.
전편 ‘배트맨’에 이어 3년 만에 개봉된 ‘배트맨 2’는 속편을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팀 버튼이 다시 연출한 작품입니다. 1편에서 배트맨의 연인이었던 사진 기자 비키 베어(킴 베이싱어 분)에 관한 언급이 잠시 있지만 1편을 보지 않아도 ‘배트맨 2’를 보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독립적인 작품입니다.
‘배트맨 2’는 2005년에 개봉된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에 비하면 캐릭터 설명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되어 초반부가 늘어지고 액션이 빈약하지만 팀 버튼의 영화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것인지 모릅니다. 팀 버튼 특유의 화려한 미술이 주는 동화적이고 만화적인 비쥬얼은 압도적인 이미지를 과시하며 유머 감각이 배어 있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의 매력은 한정된 글자수의 자막으로 맛보기에는 지나치게 풍성합니다.
‘배트맨 2’를 빛내는 것은 캣우먼 역의 미셸 파이퍼입니다. 캣우먼은 애당초 아넷 베닝이 캐스팅된 배역이었지만 임신으로 출연할 수 없었고, 션 영이 캣우먼 의상을 입고 영화사에 나타나 출연을 자청했지만 탈락해, 미셸 파이퍼에게 낙점되었는데 다소 나이 들어 보이고 (‘배트맨 2’에서는 캣우먼 뿐만 아니라 배트맨도, 33살로 설정된 펭귄도 모두 나이 들어 보입니다. 이는 설정보다는 배우 자체의 나이가 많기 때문인 듯.) 몸매의 볼륨이 부족하지만 늘씬한 그녀가 광택의 검정색 의상을 입고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은 후에 리메이크된 '캣우먼'의 할리 배리도 따라올 수 없는 섹시한 카리스마를 발산합니다. 슈퍼히어로물의 다른 여주인공들이 대부분 초능력을 가진 남자주인공에 기대는 의존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캣우먼은 남성 중심 사회에 반기를 내걸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배트맨과 펭귄 사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매우 주체적입니다. ‘배트맨 2’가 원작의 하드보일드한 정서를 계승한 측면은 적지만 캣우먼만큼은 영화로 제작된 슈퍼히어로물 사상 최고의 여성 캐릭터이며 팜므 파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펭귄은 애당초 캐스팅 제1순위로 대니 드비토가 낙점되어 있었고 본인도 출연을 승낙했는데 그가 아니었다면 영화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매번 3시간에 걸친 특수 분장을 감내하고 열연한 대니 드비토이지만 아쉽게도 펭귄은, ‘다른 것’에 대해 관대한 시각을 견지했던 기존의 팀 버튼 영화와 달리 장애/기형에 대한 편견을 혼자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영화가 배트맨과 캣우먼의 양면성과 로맨스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펭귄은 단순한 악역에 불과하고 배트맨과의 공통점이나 관객의 감정 이입 요소는 거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부모에게 버림 받아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펭귄이 오리를 타고 다닌다는 메타포처럼 그에게 진솔한 면이 있었다면 영화는 상징적으로 한층 풍부해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배트맨 비긴즈’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이 현재 새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다크 나이트’를 촬영 중이며 히스 레저가 분한 조커가 악역으로 등장하는데, 비록 ‘캣우먼’이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최악이었지만, 궁극적으로 배트맨의 새 시리즈에도 (펭귄은 몰라도) 캣우먼은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3대째 캣우먼은 누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 여전히 기괴하면서도 유쾌한 팀 버튼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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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

전편 ‘배트맨’에 이어 3년 만에 개봉된 ‘배트맨 2’는 속편을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팀 버튼이 다시 연출한 작품입니다. 1편에서 배트맨의 연인이었던 사진 기자 비키 베어(킴 베이싱어 분)에 관한 언급이 잠시 있지만 1편을 보지 않아도 ‘배트맨 2’를 보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독립적인 작품입니다.
‘배트맨 2’는 2005년에 개봉된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에 비하면 캐릭터 설명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되어 초반부가 늘어지고 액션이 빈약하지만 팀 버튼의 영화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것인지 모릅니다. 팀 버튼 특유의 화려한 미술이 주는 동화적이고 만화적인 비쥬얼은 압도적인 이미지를 과시하며 유머 감각이 배어 있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의 매력은 한정된 글자수의 자막으로 맛보기에는 지나치게 풍성합니다.
‘배트맨 2’를 빛내는 것은 캣우먼 역의 미셸 파이퍼입니다. 캣우먼은 애당초 아넷 베닝이 캐스팅된 배역이었지만 임신으로 출연할 수 없었고, 션 영이 캣우먼 의상을 입고 영화사에 나타나 출연을 자청했지만 탈락해, 미셸 파이퍼에게 낙점되었는데 다소 나이 들어 보이고 (‘배트맨 2’에서는 캣우먼 뿐만 아니라 배트맨도, 33살로 설정된 펭귄도 모두 나이 들어 보입니다. 이는 설정보다는 배우 자체의 나이가 많기 때문인 듯.) 몸매의 볼륨이 부족하지만 늘씬한 그녀가 광택의 검정색 의상을 입고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은 후에 리메이크된 '캣우먼'의 할리 배리도 따라올 수 없는 섹시한 카리스마를 발산합니다. 슈퍼히어로물의 다른 여주인공들이 대부분 초능력을 가진 남자주인공에 기대는 의존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캣우먼은 남성 중심 사회에 반기를 내걸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배트맨과 펭귄 사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매우 주체적입니다. ‘배트맨 2’가 원작의 하드보일드한 정서를 계승한 측면은 적지만 캣우먼만큼은 영화로 제작된 슈퍼히어로물 사상 최고의 여성 캐릭터이며 팜므 파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펭귄은 애당초 캐스팅 제1순위로 대니 드비토가 낙점되어 있었고 본인도 출연을 승낙했는데 그가 아니었다면 영화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매번 3시간에 걸친 특수 분장을 감내하고 열연한 대니 드비토이지만 아쉽게도 펭귄은, ‘다른 것’에 대해 관대한 시각을 견지했던 기존의 팀 버튼 영화와 달리 장애/기형에 대한 편견을 혼자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영화가 배트맨과 캣우먼의 양면성과 로맨스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펭귄은 단순한 악역에 불과하고 배트맨과의 공통점이나 관객의 감정 이입 요소는 거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부모에게 버림 받아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펭귄이 오리를 타고 다닌다는 메타포처럼 그에게 진솔한 면이 있었다면 영화는 상징적으로 한층 풍부해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배트맨 비긴즈’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이 현재 새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다크 나이트’를 촬영 중이며 히스 레저가 분한 조커가 악역으로 등장하는데, 비록 ‘캣우먼’이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최악이었지만, 궁극적으로 배트맨의 새 시리즈에도 (펭귄은 몰라도) 캣우먼은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3대째 캣우먼은 누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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