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

LG 트윈스 편파 야구 전 경기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링크와 트랙백은 자유입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배트맨 2 - 진짜 주인공은 주체적인 그녀, 캣우먼 영화

빅 피쉬 -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한 팀 버튼의 항변
찰리와 초콜릿 공장 - 여전히 기괴하면서도 유쾌한 팀 버튼 월드
유령 신부 - 심리 묘사가 돋보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배트맨 비긴즈 - 초호화 캐스팅의 짜릿한 블록버스터

캣우먼 -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

기형으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은 펭귄(대니 드비토 분)은 악덕 재벌 슈렉(크리스포퍼 워큰 분)과 손잡고 고담시를 위협하고, 슈렉의 비서였지만 살해당한 셀리나(미셸 파이퍼 분)는 캣우먼으로 부활해 배트맨(마이클 키튼 분)을 노립니다. 배트맨은 캣우먼과 사랑에 빠지지만 펭귄맨을 막지 못해 위기에 처합니다.

전편 ‘배트맨’에 이어 3년 만에 개봉된 ‘배트맨 2’는 속편을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팀 버튼이 다시 연출한 작품입니다. 1편에서 배트맨의 연인이었던 사진 기자 비키 베어(킴 베이싱어 분)에 관한 언급이 잠시 있지만 1편을 보지 않아도 ‘배트맨 2’를 보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독립적인 작품입니다.

‘배트맨 2’는 2005년에 개봉된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에 비하면 캐릭터 설명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되어 초반부가 늘어지고 액션이 빈약하지만 팀 버튼의 영화임을 감안하면 당연한 것인지 모릅니다. 팀 버튼 특유의 화려한 미술이 주는 동화적이고 만화적인 비쥬얼은 압도적인 이미지를 과시하며 유머 감각이 배어 있는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의 매력은 한정된 글자수의 자막으로 맛보기에는 지나치게 풍성합니다.

‘배트맨 2’를 빛내는 것은 캣우먼 역의 미셸 파이퍼입니다. 캣우먼은 애당초 아넷 베닝이 캐스팅된 배역이었지만 임신으로 출연할 수 없었고, 션 영이 캣우먼 의상을 입고 영화사에 나타나 출연을 자청했지만 탈락해, 미셸 파이퍼에게 낙점되었는데 다소 나이 들어 보이고 (‘배트맨 2’에서는 캣우먼 뿐만 아니라 배트맨도, 33살로 설정된 펭귄도 모두 나이 들어 보입니다. 이는 설정보다는 배우 자체의 나이가 많기 때문인 듯.) 몸매의 볼륨이 부족하지만 늘씬한 그녀가 광택의 검정색 의상을 입고 채찍을 휘두르는 모습은 후에 리메이크된 '캣우먼'의 할리 배리도 따라올 수 없는 섹시한 카리스마를 발산합니다. 슈퍼히어로물의 다른 여주인공들이 대부분 초능력을 가진 남자주인공에 기대는 의존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캣우먼은 남성 중심 사회에 반기를 내걸고 스스로의 능력으로 배트맨과 펭귄 사이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매우 주체적입니다. ‘배트맨 2’가 원작의 하드보일드한 정서를 계승한 측면은 적지만 캣우먼만큼은 영화로 제작된 슈퍼히어로물 사상 최고의 여성 캐릭터이며 팜므 파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펭귄은 애당초 캐스팅 제1순위로 대니 드비토가 낙점되어 있었고 본인도 출연을 승낙했는데 그가 아니었다면 영화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매번 3시간에 걸친 특수 분장을 감내하고 열연한 대니 드비토이지만 아쉽게도 펭귄은, ‘다른 것’에 대해 관대한 시각을 견지했던 기존의 팀 버튼 영화와 달리 장애/기형에 대한 편견을 혼자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영화가 배트맨과 캣우먼의 양면성과 로맨스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펭귄은 단순한 악역에 불과하고 배트맨과의 공통점이나 관객의 감정 이입 요소는 거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부모에게 버림 받아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한 펭귄이 오리를 타고 다닌다는 메타포처럼 그에게 진솔한 면이 있었다면 영화는 상징적으로 한층 풍부해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배트맨 비긴즈’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이 현재 새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다크 나이트’를 촬영 중이며 히스 레저가 분한 조커가 악역으로 등장하는데, 비록 ‘캣우먼’이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최악이었지만, 궁극적으로 배트맨의 새 시리즈에도 (펭귄은 몰라도) 캣우먼은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3대째 캣우먼은 누가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덧글

  • 愚公 2007/05/04 12:43 #

    미셸 파이퍼 때문에 소장을 결심했었죠. 1편은 잭 니콜슨 때문이고.
    조커야 어쩔 수 없겠지만 캣우먼은 새로 나오는게 좀 그래요. 2편에서 너무 좋았어요.
  • 사카키코지로 2007/05/04 12:57 #

    개인적으로 영화화된 배트맨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미쉘 파이퍼의 캣우먼은 전작의 조커 부럽지 않은 카리스마를 자랑했었죠.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갈대 같이 흔들리는 일반 대중'의 모습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도와달라고 배트맨 사인을 하늘에 비추더니 어떤 때는 악당이라고 쫓아다니고, 어떤 때는 펭귄의 측은해보이는 모습에 열광하다가 어떤 때는 그의 연설에 야채를 집어던지질 않나......펭귄도 한마디 하죠.

    "왜 사람이 연설하는데 야채는 꼭 가져오는 거지?"
  • THX1138 2007/05/04 13:01 #

    캣우먼 때문에 배트맨2가 좋아요
  • xmaskid 2007/05/04 14:04 #

    펭귄을 태우고 털털털 굴러가던 검정색 유모차가 참으로 팀버튼 답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입니다. 야간 자습인가 방학때 보충 수업이던가 째고 동숭아트센터에서 봤던 영화죠.
  • ArborDay 2007/05/04 15:13 #

    배트맨의 양면성을 부각시키는 것은 펭귄맨입니다. 그들은 개인적 경험에 의해 일종의 복수 - 방향성은 다르지만 - 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스스로의 실제모습을 공개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집니다.
    펭귄맨의 탄생이 전형적 영웅신화의 서사구조와 일치할 정도로 펭귄맨은 이 영화에서 배트맨보다도 영웅스러운 인물이라 할 수 있는데, 그는 자본과 대중, 그리고 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지는 현대적 의미의 영웅이 허상임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펭귄맨은 결국 배트맨의 주체성 문제와 현대사회에 대한 독설을 동시에 풀어낼 수 있는 캐릭터로 그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체적 여성으로 거듭난 캣우먼의 상대적 가치를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 저 역시 캣우먼에 완전히 반해버려서 한 때 미쉘파이퍼라는 이름을 노래처럼 부르고 다녔거든요 - 펭귄이 단순한 악역이라는 말씀에는 공감하지 못하겠네요.
  • ArborDay 2007/05/04 15:21 #

    간만의 덧글이 딴지스러워서 죄송스럽기는 하지만, 독자로서 물바깥으로 머리도 내밀어볼겸 흔적 남기고 갑니다.
    노여워하지 않으시기를. (웃음)
  • Ritsuko 2007/05/04 15:38 #

    배트맨 리턴즈하면 브루스 웨인과 셀리나 카일이 가면 무도회장에서 미슬토우 장면이 생각이 나네요. 한국 관객들이 팀버튼의 극장판만 봐서 그런지 미국 원작팬들 사이에서는 그저그렇게 보더군요. 차라리 포에버가 좋다고 하더군요.

    크리스챤 베일이 다크나이트 속편까지 계약을 했다고 하니 팽귄과 캣우먼은 꼭 나올 듯 하네요.
  • 디제 2007/05/05 03:11 #

    愚公님/ 캣우먼처럼 좋은 소재는 다시 써먹을 수 밖에 없는데... 기왕 나온다면 미셸 파이퍼를 능가하는 캣우먼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할리 배리 주연의 캣우먼은 너무 엄했죠.
    사카키코지로님/ 그 대중의 모습을 그린 것이 좀 뻔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미 슈퍼맨 시리즈에서도 대중들이 슈퍼맨에 등을 돌리는 예가 나온 적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THX1138님/ 여자분의 입장에서는 더더욱 캣우먼에 감정이 이입되셨을 듯 합니다.
    xmaskid님/ 동숭아트센터... 추억의 이름이군요. 저도 한때 그곳에서 영화 많이 봤는데 말입니다.
    ArborDay님/ 영화를 보는 관점은 다를 수 있습니다만... 펭귄맨에 대해 ArborDay님처럼 해석하실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그러나 제게 있어 펭귄맨은 추한 캐릭터 그 이상은 아니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특히 기형이나 장애 등 일종의 돌연변이에 대해 비교적 일관되게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던 팀 버튼이 유독 펭귄맨에 대해서는 감정 이입이 어렵도록 인간미 없이 추하기만 했으니 상당히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갈대처럼 반응하는 민중의 모습에 대해서는 사카키 코지로님에 대한 덧글로 제 입장을 말씀드렸습니다.
    Ritsuko님/ 사실 한국의 영화팬들은 배트맨 시리즈 자체에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습니다. 코믹스에 대한 애정이 없기 때문이었고 그나마 1, 2편을 낫게 볼 뿐이었죠. 시리즈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포에버가 우호적인 평가를 미국에서 들었다는 말씀은 금시초문입니다.
  • 夢影 2007/05/05 11:19 #

    저는 펭귄맨이 정말 불쌍하게 그려졌다고 생각했어요. 펭귄맨이 죽을 때는 서글펐구요. 오히려 여기서 진정한 악당으로 그려진 것은 캣우먼이 탄생하게 된 계기이자 캣우먼이 죽음의 키스로 죽여버린 시장씨가 아니었을까요? 정말 나쁜 놈이죠오.. 저도 미셸 파이퍼의 신경질적이면서도 우아한 캣우먼이 좋았어요. >_</
  • Ritsuko 2007/05/05 15:01 #

    아마 포에버가 코믹에 가까운 분위기 였고 미국에서의 흥행몰이 또한 나름대로 했어요. 우호적인 평가는 평론가들이 아닌 팬보이들이 좋아했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프랭크 밀러의 다크나이트 리턴즈나 이어 원 덕분에 하드보일드 느낌이 살아있는 비긴즈때문에 슈마커의 배트맨 영화들이쓰레기 취급을 받았지만 개봉했을 당시에는 배트맨 팬보이들이 정말로 좋아하더군요. 수퍼맨 리턴즈보다 수퍼맨 3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이니 말이죠... 물론 소수에 한정해서이지만....

    저는 비긴즈가 나오기 전까지 배트맨 리턴즈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 SAGA 2007/05/05 23:57 #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나이(중학생이면 어린가요? ^^;;;)에 봐서 그런지 배트맨 2는 제 기억에서 상당히 재미없는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영화는 몇번 돌려서 보는데 배트맨 2는 제 인생 최초로 한번 보고 만 영화였지요.(두번째는 김민종 주연의 귀천도였습니다) 어렴풋이 남아있는 배트맨 2의 기억은 전부 캣우먼에 관한 기억밖에 없네요. 그때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미셀 파이퍼였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지요.
  • 디제 2007/05/06 10:06 #

    夢影님/ 펭귄맨이 죽는 장면에서 6마리의 펭귄이 이끄는 장면은 조금 슬펐습니다. 그런데 캣우먼이 키스해서 죽인 것은 시장이 아니라 재벌이자 상관인 슈렉이었죠.
    Ritsuko님/ 자료를 찾아보니 초반 며칠의 흥행은 초창기 4편의 배트맨 시리즈 중 포에버가 가장 좋긴 했군요.
    SAGA님/ 배트맨은 히어로물 중에서 성인 취향에 가까운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 eloise 2010/03/06 09:21 #

    팀버튼 광팬이라서 팀버튼 영화는 다 봤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중에 하나예요
    배트맨 원작 만화도 너무너무 좋아했는데 어릴때 본 캣우먼과 펭귄맨은 나름 컬쳐쇼크였죠ㅋㅋ
    영화밸리에서 보고 들어왔는데 좋은글 보고가네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