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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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안에 낯선 자들 - 사이코가 제안한 교환 살인의 늪 영화

무대 공포증 - 히치콕의 연극적 스릴러

테니스 스타 가이(팔리 그레인저 분)는 기차 안에서 브루노(로버트 워커 분)라는 독특한 사내와 우연히 대화하게 됩니다. 아내 미리암(케이시 로저스 분)과 이혼하고 상원의원의 딸 앤(루스 로만 분)과 재혼하려는 가이의 사정을 알게 된 브루노는 자신이 미리암을 죽일 테니 가이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 달라며 교환 살인을 제안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1951년 작 ‘열차 안에 낯선 자들’(국내 dvd 발매 명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표기법을 정확히 따르면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은 치밀하고 논리적인 사이코 브루노가 제안한 교환 살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브루노 역의 로버트 워커의 연기가 대단히 훌륭하며 교환 살인이라는 주제가 처음부터 확실히 보는 이를 사로잡기 때문에 초반부의 흡인력은 상당합니다. 열차 안이라는 폐쇄적이면서도 동시에 개방된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타인이 자신의 아내를 살해하고 일상을 잠식하며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설정은 스토킹이라는 용어가 일반화된 지금 생각해도 긴장감을 유발하는 설정입니다. 영화 전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미리암이 살해당하며 정지된 카메라가 미리암의 안경에 그녀가 죽는 모습이 반사되는 것을 잡는 장면입니다.

하지만 가이가 브루노의 아버지를 살해하는 데까지 동원되지는 않으며 앤이 브루노의 정체를 쉽게 알아차리면서 중반부 이후부터는 다소 맥이 빠집니다. 추리 소설이나 영화에서 연쇄 살인이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서인데 초반부에서 미리암이 살해당한 다음에는 더 이상 살인이 일어나지 않으며 결정적인 반전도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브루노가 초반과 같은 카리스마를 계속 발휘해 가이를 살인에까지 내몰리게 했다면 영화는 보다 흥미진진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브루노 역의 로버트 워커의 연기는 대단합니다. 1950년대의 영화에서 이처럼 강렬한 개성을 발하는 비정상적인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이 놀라운데 굳이 최근의 배우들과 비교하면 ‘양들의 침묵’의 안소니 홉킨스와 ‘세븐’의 케빈 스페이시를 합쳐놓은 듯 한 이미지와 연기력을 과시합니다. 아쉬운 것은 로버트 워커가 이 작품 이후에 단 한 작품에만 더 출연하고 약물 부작용으로 33세의 나이로 요절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대 공포증’에서는 단역에 불과했던 히치콕의 딸 패트리샤 히치콕이 보다 중요한 배역인 바바라 모튼으로 출연해 눈치 없는 역할을 연기했습니다.

히치콕이 1년 전에 연출했던 ‘무대 공포증’과 비교했을 때 ‘열차 안에 낯선 자들’은 배경도 런던에서 미국으로 바뀌었으며, 주로 실내 장면이 많아 연극적이었던 ‘무대 공포증’에 비해 ‘열차 안에 낯선 자들’은 워싱턴의 원경이나 테니스 경기 장면의 군중 신 등 스케일이 크고 역동적인 장면이 많습니다. 특히 결말의 회전목마 장면은 당시로서는 나름대로 상당한 서스펜스를 자아냈을 거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