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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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 - 극명하게 선악이 대비되는 걸작 갱스터 느와르 영화

스카페이스 - 세상은 네 것이다
칼리토 - 3류 갱의 희망과 좌절
팜므 파탈 - 드 팔머의 프랑스 영화 오마주

금주법이 시행되던 1930년 시카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알 카포네(로버트 드니로 분)를 잡기 위해 재무국 연방수사관 엘리엇 네스(케빈 코스트너 분)가 파견됩니다. 하지만 경찰국장까지 부패한 시카고 경찰이 수사에 비협조적이자, 네스는 순찰로 밀려난 청렴한 지미 말론(숀 코너리 분), 신참 경찰 조지 스톤(앤디 가르시아 분), 회계사 오스카 월러스(찰스 마틴 스미스 분)와 함께 카포네의 거대한 갱조직에 맞섭니다.

고백하자면, 10대 시절 처음 본 이후 지금도 잊지 못해 암기할 만큼 반복 감상했건만, 지나치게 멋진 글을 쓰고자 하는 욕심과 제대로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부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여 dvd를 소장하고도 아직껏 포스팅하지 못한 몇 편의 영화가 있습니다. ‘로보캅’, ‘첩혈쌍웅’ 등이 그런 작품이며 ‘언터처블’도 리스트에 포함됩니다. (10대 시절 마음을 빼앗긴 영화들이 모두 폭력적인 영화였군요.)

브라이언 드 팔머 감독의 1987년작 ‘언터처블’의 국내 개봉은 직배 문제로 인해 1990년에야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고2였던 저는, 먼저 보고 온 친구들이 극찬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줄거리를 까발리는 것을 다 듣고 극장에 갔지만 막상 스크린에 오프닝 화면이 시작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삭제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혹 당했던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1980년대에는 이미 등장인물들의 선악 구분이 모호해진 영화들이 많았고 지금은 일반화되었지만 ‘언터처블’은 시대의 흐름을 거역하듯 선악 구분이 대단히 명확하며 도리어 그것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주인공 네스는 가족을 사랑하는 고지식한 인물이고, 말론은 부패를 혐오하여 늙어서도 순찰이나 돕니다. 반면 ‘원조 스카페이스’ 카포네는 악마적인 카리스마를 내뿜는 뼛속 깊숙한 절대악입니다. 장식물에 불과한 네스의 아내를 제외하면 여성 캐릭터가 전혀 없을 정도로 철저히 남성적인데다 선악의 대립 구도가 선명하기 때문에 ‘언터처블’의 돌발적이며 잔혹한 폭력이 성립 가능해집니다. 드 팔머의 장기인 롱 테이크와 유혈이 낭자한 인상적인 장면들을 지나면,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의 고전 ‘전함 포템킨’의 오뎃사 계단의 학살을 오마쥬한 클라이맥스의 시카고 역의 총격전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교묘정치한 시간 계산과 장면 분할, 미장센이 어우러진 이 장면은 오마쥬의 한계를 뛰어넘어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최근 개봉된 ‘아버지의 깃발’에서도 시카고 역의 계단이 등장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무리한 프로젝트 몇 개가 실패하는 바람에 비록 조락했지만, 그 이전에 케빈 코스트너의 출세작으로 ‘언터처블’은 기억될 수 있는데 그가 대배우 숀 코너리와 로버트 드 니로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을 발휘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007’ 시리즈의 히어로였던 숀 코너리는 네스의 스승 격인 말론 역을 훌륭히 소화하며 비장미 넘치는 최후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언터처블’의 모든 의상은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담당했지만 숀 코너리는 아르마니의 의상을 거부하고 자신이 선택한 의상을 입고 출연했다는 후일담도 있습니다. 이 작품을 위해 살을 찌우고 앞머리를 밀어 카포네의 이미지에 근접하도록 한 드니로의 노력도 놀랍습니다. 비록 그가 등장하는 장면은 짧지만 그의 카리스마는 포스터의 뒷 배경처럼 영화 전체에 힘을 부여합니다. 케빈 코스트너, 숀 코너리, 로버트 드 니로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딱 한 장면뿐이니 그 장면의 진귀함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언터처블’ 개봉 당시 신성이었던 스톤 역의 앤디 가르시아는 ‘블랙 레인’과 ‘대부 3’에 발탁됩니다.

올 아카데미에서 명예상을 수상한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언터처블’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극중에서 선명하게 대립되는 선과 악만큼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은 곡마다 그 분위기가 매우 다양한데, 위장약 CF에 사용될 정도로 활기찬 행진곡 풍의 ‘THE UNTOUCHABLES’와 긴장감 넘치는 피아노와 하모니카 선율의 오프닝 곡 ‘THE STRENGTH OF THE RIGHTEOUS’, 그리고 그가 담당한 영화 ‘시네마 천국’의 메인 테마의 원조격인 ‘FOUR FRIENDS’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곡이 없습니다.

덧글

  • SAGA 2007/03/10 23:52 #

    시카고 역 총격전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ㅠ.ㅠ
  • 말라키 2007/03/11 09:22 # 삭제

    팔마형 요즘에 조금 아쉽습니다.
  • 디제 2007/03/11 21:15 #

    SAGA님/ 영화사에 길이남을 명장면이죠.
    말라키님/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장에 스필버그/루카스/코폴라가 나와서 스콜세지에게 주는 걸 보면서 드 팔마는 지금 뭐 하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요즘 좀 실망스러운 행보죠.
  • dcdc 2007/07/21 02:28 #

    덕분에 좋은 영화 정말 즐겁게 보았습니다! 라고 이제야 말씀 드리는 것도 참 민망하군요 ^^; 포스팅과 함께 감사인사를 드리려고 했기 때문에 이렇게 늦어지고 말았습니다. 트랙백 신고 드립니다.
  • 디제 2007/07/22 09:11 #

    dcdc님/ 즐겁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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