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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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 제14화 시간이여, 멈춰라 U.C. 건담(퍼스트, Z...)

기동전사 건담 - 제1화 건담 대지에 서다!!
기동전사 건담 - 제2화 건담 파괴명령
기동전사 건담 - 제3화 적의 보급함을 공격하라!
기동전사 건담 - 제4화 루나2 탈출 작전
기동전사 건담 - 제5화 대기권 돌입
기동전사 건담 - 제6화 가르마 출격
기동전사 건담 - 제7화 코어 파이터 탈출하라
기동전사 건담 - 제8화 전장은 황야
기동전사 건담 - 제9화 날아라! 건담
기동전사 건담 - 제10화 가르마 산화하다
기동전사 건담 - 제11화 이세리나, 사랑의 상처
기동전사 건담 - 제12화 지온의 위협
기동전사 건담 - 제13화 '재회, 어머니여...'

이번 화는 ‘기동전사 건담’(이하 ‘퍼스트’)에서 유일하게 토미노 감독이 각본을 담당했습니다. 토미노 감독이 콘티를 담당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퍼스트’에서 토미노 감독이 각본을 담당한 것은 이번 화가 유일합니다. 이오기 린이나 요기나티 미노루와 같은 필명도 사용하지 않고 본명으로 크레딧에 올라옵니다.

이번 화의 주인공은 크와란과 부하 솔을 비롯한 지온군의 하사관들입니다. 크와란은 계급이 상사로 장교들을 싫어하며 반대로 부하들을 아낍니다. 연방군에 대한 적개심보다는 고향인 사이드3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상당히 인간적이면서도 순수한 욕망으로 건담을 파괴하려 합니다. 솔의 성우는 아직 등장하지 않는 마 쿠베와 ‘에리어 88’의 카자마 신을 담당한 고 시오자와 가네토입니다.

크와란을 비롯한 지온군 병사들은 남자들로만 구성된 마술사 등의 위로부대의 공연을 지루해합니다. 마술사로 등장한 것은 ‘무적강인 다이탄 3’의 에드윈이었습니다. 실제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에서 여성 연예인 등으로 구성된 위로부대의 공연이 전선의 병사들에게 상당한 인기가 있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사실적인 설정입니다. 배우 마릴린 몬로도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방문해 미군을 위문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크와란은 지구의 벌레를 싫어하면서 콜로니에 대한 향수를 드러내는데 이는 지구의 환경을 싫어하는 스페이스노이드 다운 행동입니다. ‘기동전사 V건담’의 크로노클 어셔도 사이드1의 알바니안 정부 출신이라 지구의 환경을 혐오해 마스크를 씁니다.

화이트베이스를 두 번째로 보급하는 마틸다는 몇 가지 새로운 정보들을 알립니다. 우선 유럽에서 큰 작전이 있을 것이라며 오뎃사 작전을 암시하고 민간인으로 구성된 화이트베이스가 나름대로 독특한 전법으로 전과를 세워 연방군의 데이터 수집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마틸다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짐에는 아무로가 탑승했던 건담의 실전 데이터가 이식되어 있었고 짐의 물량 공세로 연방군이 일년전쟁에서 승리했으니 만일 크와란 등이 이번 화에서 건담을 파괴했다면 짐으로의 데이터 이식도 불가능했기 때문에 지온군은 승리를 거두었을지도 모른다는 망상도 가능합니다. 마틸다는, 자신들이 몰모트냐, 며 항의하는 브라이트에게 소위로 진급했음을 알립니다.

아무로는 마틸다에게 정신이 팔려 프라우에게도 다시 마음을 들킵니다. 다음 날 아침 마틸다의 미디어가 출발하자 넋을 놓고 바라보다 브라이트에게 혼쭐이 납니다. 확실히 이번 화에서의 마틸다의 작화는 대단히 뛰어나 미모가 빛납니다. (물론 마틸다가 모자를 벗으면 상당히 뜨악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긴 합니다만.) 마틸다의 미디어가 지온군에게 공격당하자 마틸다를 보호하기 위해 출격을 자청합니다. 여전히 사춘기 소년다운 아무로인데 이런 아무로의 모습을 극단적인 찌질함으로 몰아붙여 바보로 만든 것이 ‘건담 에이스’에 연재되는 오와다 히데키의 4컷 만화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로는 미디어를 추격하는 룻군을 하이퍼 바주카로 격추시키지만 숲에 매복해 와퍼로 게릴라 전을 펼치는 크와란 일당에게 고전합니다. 울창한 숲에서 시야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건담이 헤매며 제대로 싸우지 못하다는 설정은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의 최종화 ‘포켓 속의 전쟁’에서 알렉스와 자쿠FZ의 삼림공원에서의 대결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로는 1인승 공격기 와퍼에 맨몸을 노출한 채 건담에 시한폭탄을 장착하는 지온군 병사들을 제대로 공격하지 못하고 손이 굳어버립니다. 이미 제13화에서 지온군 병사에게 총을 쏜 아무로이지만 여전히 맨몸을 드러낸 상대방을 공격하는 데에는 서툽니다. 제11화에서 민간인들을 마구 쏘았던 샤아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방영 당시 별다른 관심을 모으지 못했던 와퍼가 27년만에 1/35의 밀리터리 스케일로 반다이에서 프라모델이 나오고 크와란과 솔의 피겨까지 등장하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현재까지 아무로나 샤아의 1/35 피겨의 발매 계획도 없는 시점에서 솔과 크와란의 피겨가 나온 것은 상당히 의외입니다. 개인적으로 밀리터리 취향이 아니긴 하지만 30대 이상의 건담 팬 중에서는 매우 감격적이었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방영 당시 무시당했던 '기동전사 건담 시드'의 아이템이 27년 후인 2030년쯤에 가서 중년이 된 시드 팬을 노리고 상품화될 지도 모릅니다.

시한폭탄의 제한 시간이 얼마나 남은 것인지도 모른 채 아무로는 혼자 해체 작업을 시작합니다. 브라이트와 미라이는 만일 폭발의 피해가 있더라도 아무로 혼자만 희생되어야 하며 누구도 아무로만큼 잘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화이트베이스의 브릿지에서 상황을 지켜봅니다. 이는 대단히 정확하면서도 냉정한 판단이기에 정에 치우치는 프라우는 울면서 항의하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데 만일 건담이 폭파되어버린다면 화이트베이스가 건캐논과 건탱크만으로 최전선을 헤쳐 나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니 어쩌면 폭탄의 해체에 모두가 매달리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판단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한편, 크와란을 비롯한 지온군 병사들도 아무로가 폭탄을 해체하는 과정을 지켜보는데 초조한 기색도 없이 마치 프로야구 경기를 지켜보는 듯 여유롭습니다. 이들의 쿨한 자세는 이들이 악인이 아니며 전쟁의 대의명분이나 적에 대한 적개심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하는 장면입니다.

아무로는 혼자 폭탄을 해체하면서 만일 폭발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상상하는데 한 컷으로 삽입된 건담의 폭발 장면은 대단히 인상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보노보노의 상상을 연상케 해 우스꽝스럽기도 합니다. 최종화까지 건담의 동체는 폭발하지 않으니 이 컷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장면입니다.

마지막 하나의 폭탄이 팔 밑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화이트베이스의 승무원들은 혼자 나가겠다는 브라이트의 명령도 무시하고 모두 뛰쳐나갑니다. 특히 하야토는 눈물을 흘리며 뛰어나가 콕피트에서 건담의 팔을 올려주지만 사실 하야토는 이번 화에서 대사가 없었습니다. 어찌 보면 처음부터 아무로를 돕든지 아니면 끝까지 돕지 않든지 하는 것이 현실적인 행동 양식인데 확실히 극적인 전개를 위해 마지막에 모두가 돕는 전개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크와란을 비롯한 지온군은 자신들의 작전이 실패하자 원통해하기 보다는, 가볍게 돈을 건 경마에서 진 것처럼 웃어넘기며 폭탄을 해체한 바보가 누구인지 보러가자고 말합니다. 이들은 민간인 버스에 탑승해 군복을 벗고 지온군과 연방군도 구분하지 못하는 동네 청년들인 것처럼 위장합니다. 이들은 아무로에게 ‘어때, 다친데는 없어? 파일럿 양반.’, ‘잘해보라구, 대장’이라며 아무로에게 빈정거림 반, 격려 반을 뒤섞어 말하고는 떠납니다. 아무로는 지구인들이 여유롭다며 이들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브라이트와 미라이는 연장자답게 눈치를 챕니다. 극장판에는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토미노 감독의 각본 답게 세심하며 사실적인 명 에피소드였습니다.

덧글

  • 藤崎宗原 2007/02/09 17:09 #

    음, 이전에 보았을때는 너무 어려서 잘 몰랐었는데, 디제님의 글을 읽고 다시 보게 되니 확실히 안보이던 세세함이 보여지더군요. ^^
  • SAGA 2007/02/09 23:19 #

    호오, 이런 세세한 부분을 묘사한 각본이 있었군요. 극장판에 포함되지 않은 게 이해가 되면서도 약간 아쉽네요. 이런 부분이야말로 전쟁의 리얼함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 디제 2007/02/10 11:33 #

    藤崎宗原님/ 저도 이번에 리뷰하면서 자세히 보게 되어 새로 알게 된 것이 많습니다. 확실히 퍼스트 건담은 깊이 있는 텍스트인 것 같습니다.
    SAGA님/ 전체적인 스토리와는 무관해서 극장판에서는 빠진 것인데 확실히 이런 에피소드를 보면 TV판만의 매력을 맛볼 수 있습니다.
  • 잠본이 2007/02/10 12:50 #

    흑백판 철완아톰에서도 영감님이 연출 맡은 화에서는 희한하게 주인공은 그냥 삽질하고 게스트들이 더 매력을 발산하는지라 재미있더군요.

    http://aion.egloos.com/3071346
    이번화 건담의 작화에 관해서 (......OTL)
  • 디제 2007/02/10 22:19 #

    잠본이님/ 확실히 이번화의 작화에서 건담이 과장되게 커보이긴 합니다만... 커보여야 폭탄을 해체하기 어려워 보이니 다소 의도적인 연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ZECK-LE 2009/03/05 18:37 #

    오래간만에 글을 적습니다.

    건담 이글루 2기 중력전선 3화를 위한 글 포스팅 때문에 이 글을 트랙백 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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