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기동전사 건담 - 제13화 재회, 어머니여... U.C. 건담(퍼스트, Z...)

기동전사 건담 - 제1화 건담 대지에 서다!!
기동전사 건담 - 제2화 건담 파괴명령
기동전사 건담 - 제3화 적의 보급함을 공격하라!
기동전사 건담 - 제4화 루나2 탈출 작전
기동전사 건담 - 제5화 대기권 돌입
기동전사 건담 - 제6화 가르마 출격
기동전사 건담 - 제7화 코어 파이터 탈출하라
기동전사 건담 - 제8화 전장은 황야
기동전사 건담 - 제9화 날아라! 건담
기동전사 건담 - 제10화 가르마 산화하다
기동전사 건담 - 제11화 이세리나, 사랑의 상처
기동전사 건담 - 제12화 지온의 위협

프롤로그가 다시 바뀌었습니다. 가르마 국장의 기렌 연설 장면과, 건담과 구프의 대결 등 제12화 ‘지온의 위협’에 등장했던 장면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이후 프롤로그는 필요에 따라 계속 변화됩니다.

이번 화는 1년전쟁이라는 큰 흐름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는 화입니다. 짧은 전투 장면이 나오지만 MS 1기조차 없는 지온군 기지를 공격해 소모전에 불과했다는 이유로 브라이트가 분노할 정도이니 전투 장면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하지만 뒤이은 제14화 ‘시간이여, 멈춰라’와 제15화 ‘쿠쿠르스 도안의 섬’과 동일하게 전쟁의 흐름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유독 이번 화만 극장편에 포함되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미 이전에 전쟁의 비극은 수없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지만 주인공 아무로와 그의 가족(구체적으로는 어머니)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묘사되는 것은 처음인데 이전의 슈퍼로봇물과 건담이 다른 점이 무엇인지 극명하게 드러날 정도로 각본이 대단히 뛰어납니다.

이번 화의 각본은 ‘기동전사 건담’(이하 ‘퍼스트’)의 치프 시나리오 라이터인 호시야마 히로유키가 담당했습니다. 그는 토미노 감독이 ‘∀(턴에이) 건담’(이하 ‘∀’)의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가장 먼저 만나 상의했을 정도로 토미노 감독의 신뢰가 깊습니다. 토미노 감독의 회고록 ‘턴에이의 치유’에 의하면 호시야마 히로유키를 가장 먼저 만난 이유는 그가 ‘건담에 오염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호시야마 히로유키는 ‘퍼스트’에서 각본을 맡은 이후 다른 건담 시리즈에는 참여하지 않아 참신함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미노 감독은 ‘기동전사 V건담’(이하 ‘V’)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고 있었고(‘V’의 종영 이후 토미노 감독은 선라이즈가 자신에게 건담 이외에는 시키지 않는다며 굴욕감을 느끼고 일선 현장에서 멀어졌고, 집에서 50m만 떨어져도 극도의 불안감을 느껴 외출을 삼갔다고 합니다. 매일 같이 선라이즈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근처에 붙이고 다니겠다는 망상을 했다고 ‘∀의 치유’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게다가 dvd 박스 발매 시 ‘이것은 볼 만한 것이 아니니 사지 마십시오’라는 문구를 북클릿에 넣어 팬들을 경악시켰습니다.) ‘기동무투전 G건담’ 이후의 소위 ‘헤이세이 건담 시리즈’에 불만을 품고 있었으니 호시야마 히로유키를 먼저 만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이번 화는 호시야마 히로유키의 각본가로서의 역량이 훌륭히 발휘된 명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이트베이스는 아무로의 고향이 있는 곳의 해안가에 정박합니다. 작품 속에서 딱히 언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에 머물렀다는 뜻인데 란 바랄 대와의 조우 → 어머니와 재회의 순서로 진행된 것과 달리 극장판에서는 이 순서가 역순이 되면서 화이트베이스의 이동경로가 설정상으로 (이미 ZAKURER™님께서 덧글에서 언급하셨던 바와 같이) 상당히 문제가 되었습니다.

해안가에서 망중한으로 하야토와 류는 유도를, 미라이, 세이라, 카이는 해수욕과 일광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하야토는 자신의 몸집의 두 배에 해당하는 류를 가볍게 들어 메치는데 그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그가 일본인이며 유도 유단자임을 증명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U.C.에 등장하는 일본인들은 모두 서양식으로 이름을 앞에, 성을 뒤에 놓는데 ‘퍼스트’의 하야토 고바야시, ‘기동전사 건담 0083 스타더스트 메모리’의 코우 우라키, ‘기동전사 건담 제08MS소대’의 시로 아마다 등 모두 그렇습니다. 세이라와 미라이의 수영복 장면은 뒤에 등장하는 샤워씬 보다 더욱 섹시합니다. 미라이가 비키니를 입은 것도 이채롭지만 그래도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제12화의 샤아의 것과 동일한 모양의 선글라스입니다. 남매는 선글라스도 같은 것을 착용하는 듯.) 세이라 쪽이 보다 섹시합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사이드 7에서 탈출할 때 몸만 빠져 나온 화이트베이스의 승무원들이 도대체 유도복과 수영복은 어디서 구했느냐 것입니다. 원래 화이트베이스 안에 있었을 리는 만무하고 마틸다가 보급한 것도 아닌데다가 중간에 구입할 만한 곳도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카이는 아무로가 지구에 집이 있으니 엘리트라고 빈정대는데 이 장면에서도 카이의 냉소적인 성격과, 스페이스노이드와 어스노이드의 계층의식을 알 수 있습니다.

뒤이어 연방군인들의 부패와 무능이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아무로의 빈집을 점거한 채 술판을 벌이며 노점에서 과일을 파는 중년 여성에게 행패를 부리고 있습니다. 과거 리드나 왓케인 같은 고지식한 군인 이상으로 썩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화이트베이스가 이런 군인들을 아군으로 함께 싸우고 있다는 것에 방영 당시의 팬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살고 있는 현실처럼 선과 악의 구분이 불분명해지고 모두가 적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아무로는 빈집에서 나무 인형만을 챙겨서 나옵니다.

아무로는 피난민 캠프에서 어머니 카마리아 레이를 만나지만 이내 검문 온 지온군인들에게 발각되어 지온군 장교를 저격하자 어머니는 소스라칩니다. 우선 아무로가 어머니를 만나러 외출할 때 굳이 코어 파이터를 타고 연방군복을 입은 점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마치 공군 파일럿이 휴가 나가면서 자신의 F-16 전투기를 몰고 집에 가는 것과 동일한 것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굳이 연방군복을 입어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결국 군복만 안 입었어도 아무로가 총을 쏠 필요는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스토리 전개를 위해서는 당위성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시각에서 보면 세이라와 미라이의 수영복만큼이나 납득하기 어려습니다.

아무로는 어머니를 만나러 오면서 더플 백이나 쌕이 아니라 랜드셀을 매는데 이는 아무로를 군인보다는 소년이나 학생처럼, 어려보이도록 만듭니다. 그래야 모성을 그리워하는 것과 어울리니 말입니다. 아버지 템 레이는 아내를 제대로 설득도 하지 않고 아무로만 데리고 우주로 나가 이후 별거하게 되었는데 단순히 생각하면 모든 책임은 템에게 있는 듯 하지만 우주에서 적응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아들과 결별을 각오한 어머니 카마리아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혼 도장만 찍지 않았지 실질적인 이혼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로는 제2화 ‘건담 파괴 명령’에서 사람을 상대로는 빔 라이플을 발사하지 못하지만 이번 화에서는 쏘지 않으면 죽기 때문인지 사정없이 방아쇠를 당깁니다. 게다가 자신을 책하는 어머니에게 ‘전쟁이니 어쩔 수 없다, 어머니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인가’라며 반박합니다. 어머니의 말처럼 ‘벌레 하나 죽이지 못하던’ 아무로가 확실히 변한 것입니다. 그래도 민간인 신분의 10대 소년이 총으로 사람을 쏘아 죽이는 것에 토미노 감독이 부담을 느꼈는지 지온군 장교는 죽지는 않은 것으로 묘사됩니다. 아무로에게 피격당한 지온군 장교의 성우는 ‘기동전사 Z건담’의 카크리콘 카크라의 토타니 코우지였습니다.

세이라의 호출에 아무로는 코어 파이터에 탑승해 룻군을 추격해 지온군 기지를 발견하고는 혼자서 기지를 공격합니다. 카이는 건담의 A파츠와 B파츠를 사출해 공중에서 합체를 시키도록 하며 아무로가 원했으니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합니다. 어머니를 만나고 씁쓸했던 아무로이지만 실전에 임하자 웃음을 되찾습니다. 확실히 전쟁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로는 아무렇게나 파츠를 사출한 카이를 욕하며 간신히 합체에 성공해 지온군 기지를 쑥대밭으로 만듭니다. 하지만 브라이트는 소모전과 무리한 합체를 결행한 아무로와 카이에 분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이트는 아무로의 어머니 앞에서, 이번에도 아무로가 공을 세웠고 덕분에 신세지고 있다며 덕담합니다. 어른스런 관리자의 모습입니다. 아무로는 선택권을 준 브라이트와, 함께 살기를 원하는 어머니의 눈치도 보지 않고 동료가 있는 화이트베이스를 선택합니다. 프라우는 먼 발치에서 아무로를 보는데 어쩌면 이때 프라우는 아무로의 어머니를 미래의 시어머니라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브라이트와 아무로는 군인답게 경례하고 뒤돌아섭니다. 화이트베이스가 떠나자 어머니는 무릎을 꿇고 흐느끼는데 어릴 때에는 몰랐지만 이상하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이 장면이 가슴 아픕니다. 더욱이 아무로가 이후에도 어머니와 함께 살지도 않으며, 그리워하지도 않고, 만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되는 만큼 더욱 가슴 아픕니다.

덧글

  • FAZZ 2007/02/03 10:23 #

    그때는 어머니와의 만남이 최후의 만남이라 생각들 못했었겠지요.
  • 신세타 2007/02/03 11:15 #

    그래서인지 건담 디 오리진에서는 군용지프를 끌고 가는 걸로 되어있던데... 그래도 그것도 참 문제죠. ;;;
  • 열혈 2007/02/03 12:26 #

    민간인 소년이 사람을 쏘아죽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라... 저 우주괴수가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 잡아 족친 지온군이 세자리 숫자는 안되도 두자리 숫자는 넘어보이는데 말이죠. 역시 맨손으로 죽이는 것과 도구를 이용해 죽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는 거군요. 약간 위선적인 거 같은데... 사람의 감성이라는게 그렇게 딱딱 자로 잴 수 있는게 아니지만 말이죠...
  • ZAKURER™ 2007/02/03 14:18 #

    열혈님/ 정확한 비교사례는 아니지만 현실에서도 베트남전 이래 지상폭격에 참가했던 파일럿들이 자신의 폭격이 만든 결과에 충격을 받고 전쟁후유증을 겪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어 있습니다.
    공중전(독 파이팅)의 경우는 적기를 격추한다는 식으로 생각(또는 의식을 주입당함)해서 살상보다는 파괴로 생각하지만 폭격은 전과 확인 사진이나 이후의 매스컴을 통해 참혹한 결과가 그대로 보여지거든요. 자신의 비행기와 임무가 게임이 아니라 살상용이라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게 되는 것이죠.
    (관련해서 베트남전과 걸프전 등 다수의 전장에서 파일럿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위한 마약류를 상용시켰다는 음모론도 꾸준하죠)
    위선이라면 위선이지만 보병이 아닌 병과는 인간을 죽인다는 의식이 그만큼 희박하고 알고 나면 나름대로 큰 충격을 받는 경우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 SAGA 2007/02/03 16:14 #

    어머니와의 마지막 만남이군요. 이 이후로 어떤 작품을 봐도 아무로의 어머니가 언급되지 않는 걸 보면 완전히 연락이 끊긴 거 같습니다. 템 레이의 경우는 역습의 샤아 소설판 벨토치카 칠드런에서 아무로가 '아버지는 적당한 때에 돌아가셨다'라고 회상하는 부분이 나옵니다만 어머니의 경우는 제 기억이 불완전해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작품을 봐도 언급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데스티니에 잠깐 등장해서 키라를 꼭 안아주던 키라의 어머니에 비하면 참...... 아무로와 그의 어머니의 관계는 뭔가 삭막하군요.
  • 디제 2007/02/04 01:25 #

    FAZZ님/ 사람 사는 게 다 그런지도요...
    신세타님/ 사복 입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한 문제죠. 하지만 전쟁이라 대중교통은 없다는 거~ --;;
    열혈님, ZAKURER™ / 1970년대 당시만 해도 로봇물에서 10대 주인공이 상대 로봇을 박살내는 장면은 많았어도 아무곳에도 탑승하지 않은 다른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나오는 것은 금기시되었습니다. 이번 화에서 아무로가 총을 쏜 것만으로도 금기에 도전한 것이죠.
    SAGA님/ 재미있는 것은 키라의 어머니는 유전적인 친어머니가 아니었다는 거죠...
  • 藤崎宗原 2007/02/05 00:36 #

    음, 역시... 어느정도의 치맛 바람도 필요 하다던가..
    가정 교육은 꼭 행해야 한다거나. 하는 교훈적인 한화였습니다. 끄덕, 끄덕.
  • 잠본이 2007/02/05 13:22 #

    생각해보니 옷이라도 바꿔입고 갔으면 소란이 덜했을터인데 확실히 작위적인 데가 있군요.
    로봇물 주인공 집안이 콩가루집안으로 묘사된 거의 최초의 예가 아닐까 싶기도...
  • 디제 2007/02/05 19:26 #

    잠본이님/ 그럴 겁니다. 온 가족이 적을 퇴치하는데 목숨을 거는 '마징가' 시리즈나 '잠보트' 시리즈와는 다르죠. 이런 콩가루 집안이 결국 에바에 영향을 준 것인지도요...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