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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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 제11화 이세리나, 사랑의 상처 U.C. 건담(퍼스트, Z...)

기동전사 건담 - 제1화 건담 대지에 서다!!
기동전사 건담 - 제2화 건담 파괴명령
기동전사 건담 - 제3화 적의 보급함을 공격하라!
기동전사 건담 - 제4화 루나2 탈출 작전
기동전사 건담 - 제5화 대기권 돌입
기동전사 건담 - 제6화 가르마 출격
기동전사 건담 - 제7화 코어 파이터 탈출하라
기동전사 건담 - 제8화 전장은 황야
기동전사 건담 - 제9화 날아라! 건담
기동전사 건담 - 제10화 가르마 산화하다

이번 화부터 프롤로그가 축약되어 ‘인류가 너무나 증가한 인구를 우주로...’의 대사가 사라지고 ‘우주세기 0079년...’부터로 압축되었습니다. 적 수뇌부 중 한 사람인 가르마를 전사시킴으로써 화이트베이스는 전장의 중심에 서게 되었기 때문에 프롤로그도 이제 전쟁의 핵심만 다루도록 변경된 것입니다.

이세리나는 가르마의 부하였던 다로타 중위를 설득해 가우에 탑승, 가르마의 원수를 갚으려 합니다. 아무리 원수를 갚는다지만 민간인이 군용 수송기에 탑승해 전장에 나간다는 설정이 이상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세리나의 성우는 후반부에서 라라를 담당하게 되는 한 케이코입니다. 토미노 감독은 조연급 캐릭터에 성우를 기용한 다음 성공적이면 과감히 주연으로 발탁하곤 했는데 이를테면 ‘기동전사 Z건담’에서 게츠 캬파로 출연했던 야오 카즈키를 ‘기동전사 건담 ZZ’의 주인공 쥬도 아시타로 기용하거나 ‘브레인 파워드’의 카난 기모스 역으로 출연했던 박로미를 ‘∀ 건담’의 주연 로랑 세아크로 기용했던 일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마른 체형의 다로타의 성우로는 카이의 성우 후루카와 토시오가 담당했는데 이미 후루카와 토시오는 제8화 ‘전장은 황야’에서 비슷하게 마른 체형의 콤을 더빙한 바 있습니다. 다로타의 대사가 콤보다 더 많기 때문인지 카이는 얼굴만 비출 뿐 대사는 전혀 없는데 아예 각본을 쓸 때부터 후루카와 토시오가 다로타를 맡게 되었으니 카이의 대사는 주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화에서 건담과 함께 출격하는 건캐논의 파일럿도 카이가 아니라 류입니다.

가르마의 장례 문제를 놓고 도즐이 전선에서 즘 시티로 귀환하고 기렌과 키시리아도 첫등장했습니다. 코야마 마미의 키시리아 연기는 처음이라 그런지 상당히 어색합니다. ‘신기동전기 건담W’에서도 루크레치아 노인 역의 성우 요코야마 치사의 연기가 어색해 초반부의 더빙에 대해 팬들이 이의를 제기한 바 있었습니다. 데긴과 기렌은 가르마의 장례 문제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이는데 이미 이 장면에서 기렌이 데긴을 모살하는 종반부를 암시합니다. 가르마의 죽음으로 지온 공국민을 선동해 복수를 충동질하는 것은 일년전쟁이 우주 이민의 해방이라는 대의명분이 보다는 자비가를 위한 사전(私戰)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자비가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미소년이었던 가르마의 죽음을 이용해 국민을 충동질하려던 기렌의 계획처럼 1979년 TV 방영 당시 가르마의 인기는 상당했습니다. 가르마가 전사한 제10화 ‘가르마 산화하다’의 방영일이었던 1979년 6월 9일부터 49일이 지난, 7월 24일에 13명의 여학생이 도쿄 도내 교회(일본에는 교회가 한국처럼 흔한 게 아니어서 우연히 지나가다 들른 게 아니라 작심하고 찾아갔다고 봐야 합니다.)에 모여 49제를 벌였으며 제10화 방영 후에는 선라이즈에 면도날이 든 편지가 배달되었다고 합니다. (국내의 간미연 사건이 연상됩니다.)

아무로는 이번 화에서도 출격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데 심지어 브라이트에게 윙크하는 놀라운 장면도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장면의 아무로나 전투 장면의 다수를 차지하는 가우의 작화가 무너져 상당히 어색합니다. 특히 가우는 복어에 가까울 정도로 우스꽝스럽게 작화되었는데 역시 작화가 무너져 얼굴이 기형적으로 변한 건담이 가우에 올라타 날개를 뜯어내는 장면은 TV판에서만 볼 수 있는 명장면(!)입니다.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작화 감독이 아닌 경우에는 이처럼 작화가 무너지는 경우를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건담은 이번 화에서 투창처럼 사용하는 빔 자베린을 처음으로 장비했는데 빔 사벨과는 완전히 다른 무기라는 설정입니다. 하지만 빔 자베린이나 건담 해머는 사용 빈도가 낮아서 팬들에게는 그다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무기입니다.

가르마 전사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도렌과 함께 룻군으로 출격한 샤아이지만 화이트베이스를 격침시킬 생각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화이트베이스를 온존해 자비가 멸문에 활용하려는 듯 합니다. 샤아의 이런 전략은 도즐이 아무로에게 패해 전사함으로써 적중하게 됩니다. 샤아의 공격에 엔진을 파괴당한 화이트베이스가 불시착하자 민간인들이 함에서 내립니다. 하지만 이들은, 숨어서 화이트베이스를 관찰한 샤아에 발각당해 살해당하는데 건담 시리즈에서 샤아가 민간인을 직접 살해하는 유일한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이라는 이런 샤아를 보며 놀랍니다. 샤아는 귀환하며 자신의 전용 자쿠를 해체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자쿠가 아니라 룻군으로 출격한 것에 대한 변명을 하기 위해서인데 샤아의 자쿠는 이런 식으로 해체의 길을 걸은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샤아의 처세술과 무관하게 도즐은 샤아의 좌천을 강력히 원하고 있습니다.

이세리나가 탑승한 가우는 집중 포화에 불시착하고 다로타는 전사합니다. 가우와의 충돌로 건담이 작동 불능이 되자 아무로는 콕피트 밖으로 나옵니다. 이를 노리고 이세리나는 아무로를 저격하려 하지만 자진(自盡)하여 죽고 맙니다. 아무로는 이세리나가 자신을 ‘원수’라고 부른 것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건담에 탑승해 자신과 동료, 화이트베이스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것이 죽어간 자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증오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입니다. 이세리나의 한 마디와 아무로가 충격 받은 장면은 ‘기동전사 건담 시드’ 제31화 ‘통곡의 하늘’에서 키라의 죽음(?)을 둘러싼 카가리와 아스란의 지나치게 감정이 개입된 긴 장면보다 훨씬 간결하면서도 깊은 페이소스를 남깁니다.

이세리나는, 군인의 뒤에는 민간인이 있으며 그들 또한 군인 못지않은 고통과 슬픔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아무로와 류, 카이, 하야토는 붉은 대지에 이세리나를 묻는데 모두 충격을 받아 제대로 삽질도 하지 못합니다. 군인이 아니라 민간인, 그것도 젊은 여성을 매장한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화이트베이스의 멤버들은 적의 MS나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전투를 치르면서 상대방이 죽는 모습 같은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충격은 더했을 것입니다. (전쟁에 패한 군인이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은 역시 뒤에 등장하는 란바 랄입니다.) 가장 먼저 삽을 드는 것은 이번 화에서 대화가 없었던 카이입니다.

덧글

  • 열혈 2007/01/25 16:03 #

    지온군은 군사집단이라고 보기보다는 군사동호회나 로망군사단일지도 모르겠군요. 세상 어디 군대가 가면쓴 장교를 그냥 냅둘까요? 게다가 전용기에다 퍼스널 칼러에 문장까지... 그런 당나라 군대이다 보니 아이돌 가르마 군의 복수에 이세리나 양의 동참을 허용한 걸로 보입니다. 너무 낭만에 물든 듯한...
  • ZECK-LE 2007/01/25 18:40 #

    1. 뉴아크의 지온군인들이 이세리아의 복수에 가담한 배경에는 "가르마 사령관님과 이세리아가 조만간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소문탓이 아닐까 조심스래 점처봅니다. 그렇지 않다면 가르마 사령관의 전사와 책임추궁 문제, 심임사령관에 대한 업무인계 더불어 이 시점을 노린 지구연방군의 준동에 대해서 경계해야 할 만큼 복잡한 시기입니다.

    2. 작화붕괴로 가우의 모델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우스꽝스런 사례입니다. 더불어 가우의 날개위로 올라가 빔 쟈벨린으로 그어버리는 장면은 훗날 시드 데스테니에서 "오브 대탈주"에서 신 아스카의 액션에 거의 비슷하게 채용됩니다. 단 건담은 쟈벨린으로 찌른뒤 뒷걸음질 치지만 신 아스카는 두개의 빔소드를 연결하여 X자로 그어버리죠.

    3. 지금까지 의문으로 남은 샤아전용 자쿠의 최후가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저렇게 한들 이미 샤아는 "눈가리고 아웅하기"였죠. 왜냐하면 샤아의 행방을 추궁하면서 정비반에 대한 헌병대 심문이면 금방 다 들통날 내용입니다. 더불어 샤아의 민간인 사살장면은 훗날 Z건담에서 30반치 코로니 안에 말라 비틀어진 민간인들을 보며 애마에게 말하는 장면과 오버랩 됩니다. 매우 우스꽝스런 코매디죠.

    4. 가르마의 가족장에 대한 의견은 대긴공왕이 개진하고, 키시리아는 이에 동조, 기렌은 국장을 도즐은 기렌의 국장 쪽에 감정에 휩쓸린 듯한 언사를 합니다. 이후 이 장면에서 키시리아가 기렌을 "아버지를 죽인 패륜아"로 몰아붙이며 죽이는 결말에 대한 전조였죠. 문제는 도즐, 엄연히 처자식이 딸린 한 가정의 아버지 임에도 불구하고 데긴의 의도를 눈치채지 못했다는것은 나름대로 토미노 감독이 가진 가족의 부정적인 생각을 넣은게 아닌가 조심스래 생각합니다.
  • SAGA 2007/01/25 23:35 #

    출격시 아무로의 윙크와 대비되는 비극적인 결말이군요. 이런 식의 구성...... 저도 글을 쓸 때 꽤 자주 사용하는 구성입니다. ^^;;;

    이세리나가 아무로에게 '원수'라고 하는 장면...... 퍼스트 건담을 보지 않았지만 그 한마디로 모든 걸 다 표현할 수 있단 느낌이 드는 군요. 시드에서 아스란과 카가리의 오버스런 감정 신보다 훨씬 깔끔하고 더 많은 걸 생각하게 해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퍼스트를 오마쥬했다고 하지만 시드는 퍼스트에 비하면 여러모로 함량 미달인게 많군요.
  • 디제 2007/01/26 12:20 #

    열혈님/ 1. 그래도 군기는 연방군보다는 지온군이 더 낫지 않습니까? 진짜 당나라 군대는 연방에 가깝죠.

    2. '세상 어디 군대가 가면쓴 장교를 그냥 냅둘까요?' 지온군(샤아), 크로스본 뱅가드(철가면), OZ(젝스), 자프트(라우), 지구연합군(네오) 등 건담 시리즈에는 가면 쓴 장교들이 수두룩하게 나옵니다. '건담 시리즈 = 가면의 사나이'이죠. 심지어 후쿠이 하루토시의 새로운 소설 '건담 유니콘'에서 풀 프론탈이라는 가면의 사나이가 나오지 않습니까? 물론 그가 샤아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3. 전용기나 문장은 건담 시리즈에서 처음 나온 것이 아닙니다. 1차 대전의 독일군의 에이스 리히트호펜은 자신의 전투기를 붉은 색으로 칠했고 이것이 샤아에 영향을 준 것입니다. 퍼스널 마크는 실제로 셀 수 없이 많죠.

    4. 그래도 건담 시리즈가 군대를 말랑하게 표현하는 것은 분명한데 아무래도 일본인들은 군대를 가지 않으니 군대를 마치 스포츠 클럽쯤으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싶긴 합니다.

    ZECK-LE님/ 3번에 관한 말씀을 드리자면 아마 그래서 극장판에는 이세리나의 최후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아예 빠진 것 같습니다. 샤아가 지나친 악인으로 묘사되는 것을 피한 것으로 보입니다.

    SAGA님/ 아무로의 윙크를 가지고 토니 다케자키가 패러디한 만화도 언젠가는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 열혈 2007/01/26 13:54 #

    퍼스널 마크야 수없이 많겠지만... 전용색은 리히트 호펜 씨 이후론 거의 보이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1차대전 당시 공군은 거의 귀족들의 동호회 수준이었다고 들은거 같군요. 그건 그렇고 그렇게 보니 건담세계에서는 군대에 패션이 엄청 자유롭게 허용되었군요...
  • 디제 2007/01/26 21:24 #

    열혈님/ 건담 시리즈에서 패션이 빠진다면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성립이 어려워지죠. 그냥 칙칙해져버리까요. 그러니 지 혼자 시뻘건 군복에 가면을 입는 녀석까지 날뛰는 거죠. ^^;;;
  • 메피스토펠레스 2007/01/27 16:19 #

    저는 이세리나가 자진이라기 보다는 실족사로 보였습니다만;
  • 디제 2007/01/28 01:09 #

    메피스토펠레스님/ 죄송합니다만 일본의 그 어떤 문헌에도 이세리나가 실족사했다고 나오는 곳은 없습니다. 이미 이세리나는 가우의 불시착의 충격으로 실족 이전에 숨이 다해 끊어진 것이죠. 만일 실족사라고 한다면 극의 흐름에 배치되며 아무로가 그렇게 충격을 받을 일도 없습니다.

    참고로 dvd 박스 발매를 기념하여 오픈된 공식 홈페이지에도 "だが、彼女はトリガーを引くことなく息をひきとった。(하지만 그녀는 트리거를 당기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라고 자진했음을 밝히고 있으며

    다카라지마샤의 '우리가 좋아하는 건담'에서도 "力盡きる" 즉, 힘이 다해 숨을 거두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 잠본이 2007/01/31 19:07 #

    추락시의 쇼크로 내장파열을 일으켰다던가...할 리는 없겠죠. ('너는 이미 죽어 있다'?;;;;;;)
  • 디제 2007/02/01 09:09 #

    잠본이님/ 추락사라면 외상이 없는 것도 이상하죠.
  • 잠본이 2007/02/01 16:07 #

    제 말은 '가우가 추락할 때 그 내부에서 G를 너무 받아서 겉은 멀쩡한데 속은 곯아서'라는 의미였죠. 이세리나 본인이 추락한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상처가 없는 건 영감님 최후의 양심(?)이었을지도.
    제타에서 포우 죽을 때는 아예 빔사벨에 조종석 꿰뚫렸는데도 사지 멀쩡하게 죽지 않습니까 =)
  • 디제 2007/02/02 00:20 #

    잠본이님/ '가우가 추락할 때 그 내부에서 G를 너무 받아서 겉은 멀쩡한데 속은 곯아서'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건담 시리즈에서 기체가 날아가도 파일럿의 시신은 멀쩡한 경우가 꽤 많았죠. 로자미아도 그런 식이었고요. 그게 싫었는지 'V'에서 뮤라 미겔은 확실히 시신을 짓뭉개는 방식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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