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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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건담 - 제4화 루나2 탈출 작전 U.C. 건담(퍼스트, Z...)

기동전사 건담 - 제1화 건담 대지에 서다!!
기동전사 건담 - 제2화 건담 파괴명령
기동전사 건담 - 제3화 적의 보급함을 공격하라!

제4화는 루나2에서 화이트베이스가 왓케인이라는 내부의 적과 샤아라는 외부의 적 사이에서 진퇴양난에 처하는 내용입니다만 몇몇 원화를 제외하고는 동화를 중심으로 작화가 망가져 캐릭터가 상당히 우스꽝스럽습니다. 심지어 류의 연방군복 상의의 V자 모양의 흰색 선마저 없는 리테이크 감인 부분도 있습니다.

화이트베이스가 루나2에 입항하자 왓케인은 프라우를 제외한 화이트베이스의 승무원들을 AAA급 군사기밀을 자의적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감금합니다. 건담 시리즈에서 감금 장면은 ‘기동전사 Z건담’(이하 ‘Z건담’)의 레코아와 카이의 쟈브로 감금(남녀를 한 곳에 감금한다는 것 자체가 티탄즈라는 조직의 음험함을 증명하는 것입니다.)에서 ‘기동전사 건담 시드’(이하 ‘시드’)에서 라크스의 아크엔젤 감금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등장합니다. 한편 아무로는 감금된 방 안에서 다른 승무원들에게 건담에는 교육형 컴퓨터가 장착되어 있어 실전 경험이 피드백되기 때문에 샤아와도 싸울 수 있었다는 설정을 시청자에게 가르칩니다.

왓케인은 앞뒤가 꽉 막힌 원칙주의자로 묘사되지만 분명 악인은 아니며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입체적인 캐릭터입니다. 연방군인 중 진짜 악인은 후에 등장하는 고프나 엘란, 그리고 아무로의 어머니의 집에서 술주정을 부리는 군인들입니다. 참고로 왓케인의 성우는 제1화에서 진을 담당했던 소가베 카츠유키였는데 극장판이 dvd로 발매되며 재더빙을 했을 때에는 ‘∀(턴에이) 건담’의 하리 오드의 성우 이나다 테츠로 교체되었습니다.

제2화에서 세이라와 만났던 장면을 회상하는 샤아는 동생 세이라와 헤어진 지 10년이 되었음을 시청자에게 알립니다. 사실 토미노 감독의 작품에서 회상 장면은 거의 없어서 각 화당 밀도와 정보량이 많지만 유독 이번 화에서만큼은 회상 장면이 상당히 깁니다. 물론 후쿠다 미츠오 감독처럼 회상 장면을 남발하지는 않습니다만.

샤아는 화이트베이스의 별명 ‘목마’를 처음으로 언급합니다. 물론 이런 별명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 ‘시드’의 아크엔젤에 붙은 ‘발달린 놈’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샤아는 단 1척의 전함으로 우주요새 루나2를 공격하는데 도렌의 질문에 건담과 화이트베이스를 접수할 것이라며 장담합니다. 샤아의 자신감은 자신이 직접 솔선수범하여 특공대로 나서고 무사이로 공격하는 양동작전에서 비롯된 것인데 시한폭탄을 설치하여 항구 입구를 틀어막는 대담한 작전으로 루나2를 무력화시킵니다. 명색이 우주요새인데 단 하나의 항구만 있다는 것도 의아하지만 반대로 항구 입구를 막고 어떻게 건담과 화이트베이스를 탈취해 가려 했는지 의문입니다. 왓케인과 브라이트에게 항복이라도 받아내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샤아나 란바 랄처럼 솔선수범하여 최전선에 나가는 지휘관은 연방보다 지온에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왓케인이 마젤란에 탑승해 루나2를 출항하려 하자 샤아의 특공대가 장착한 시한폭탄이 폭발, 마젤란이 항구를 막아버려 화이트베이스는 옴짝달싹 못하게 됩니다. 이번 화에서는 마젤란과 살라미스가 처음으로 등장했습니다. 비록 ‘기동전사 건담’(이하 ‘퍼스트’)은 로봇물이기는 하지만 다양한 전함의 등장은 사실성을 강조하는 의도뿐만 아니라 최초로 애니메이션 매니아를 형성시킨 ‘우주전함 야마토’를 의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퍼스트’가 MS의 건프라를 주력으로 상업적 성공을 거두자 ‘Z건담’ 이후 전함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시드’에서는 제대로 된 함대전을 보여주겠다고 방영 전부터 후쿠다 감독이 공언했지만 비현실적이고 CG에 의존하는 아크엔젤의 활약상 이외에 다른 전함의 활약은 미미했을 뿐입니다. 특히 이터널은 건담 시리즈에 어울리지 않는 전함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법의 프린세스 밍키 모모’의 로봇 밍키 나사의 모함 정도에나 어울릴 법한 디자인입니다.

왓케인은 탈출한 화이트베이스의 승무원들이 MS의 봉인을 풀고 함을 발진시키려 하자 권총을 뽑아 제지합니다. 브라이트는 작은 눈을 부릅뜨며 ‘당신의 적은 지온군입니까? 우리입니까?’라고 항의합니다. 이 장면에서 브라이트는 파일럿용 노란색 노말슈트를 입고 있는데 바로 ‘퍼스트’에서 유일하게 브라이트가 파일럿용 노말슈트를 입고 있는 장면입니다. ‘Z건담’에서는 지온군 노말슈트도 한 번 입어보게 됩니다. 하지만 브라이트의 항의로는 부족해서 미라이와 파오로가 거듭니다. 파오로가 거드는 것은 수순이라 할지라도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미라이가 왓케인에게 항의하는 것은 의외입니다. 미라이의 외유내강이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샤아가 부하 둘과 함께 접근하자 아무로의 건담과 류의 코어 파이터가 응전합니다. 샤아는 처음으로 자쿠의 접근전용 무기 히트 호크를 장비했습니다. 고체인 히트호크가 빛인 빔 사벨과 부딪치는 장면의 설정상의 문제점에 대한 논란은 너무 오래된 것이라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히트 호크는 자쿠를 악역으로 규정하는 상당히 매력적인 무기입니다. 도끼는 칼보다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퍼스트’의 자쿠 프라모델은 히트 호크가 항상 작아서 손에 들어도 손도끼 이상의 임팩트를 주지 못했는데 이를 깬 것이 ‘Z건담’ 시리즈의 무등급 1/100 하이잭의 히트 호크입니다. 상당한 크기로 손에 쥐면 카리스마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애니메이션 상에서는 멋진 장면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자쿠의 히트 호크가 가장 멋있었던 것은 만장일치로 ‘기동전사 건담 0080 포켓 속의 전쟁’의 자쿠FZ가 알렉스를 ‘참수’하는 장면을 꼽을 것입니다. 저격용 무기 하나 없이 히트 호크 달랑 한 자루로 알렉스에 맞서는 바니의 자쿠FZ의 모습에서 팬들은 바니의 최후와 설마하는 기대감 사이에서 가슴 졸였을 것입니다.

아무로는 샤아의 자쿠에 맞서다 건담의 양 손 모두에 빔 사벨을 쥐고 왼손으로 양산형 자쿠를 격파하는 이도류를 선보이는데 멋있어야 할 장면이 작화 붕괴로 우스꽝스럽게 연출된 것에는 아쉬숨이 남습니다.

왓케인은 브라이트의 제안을 받아들여 항구를 가로막은 마젤란을 화이트베이스의 주포로 격파할 것을 허락합니다. 화이트베이스의 주포 발사 시 반동을 고려해 지지대로 받치고 브릿지를 차폐막으로 가리는 것은 상당히 세심하게 연출되어 사실성을 배가시킵니다. 화이트베이스의 주포가 명중하는 것은 ‘퍼스트’에서 처음인데 일격에 마젤란과 자쿠를 격파하고 빗나갔음에도 무사이에 엄청난 진동을 주는 위력을 과시합니다.

하지만 주포 발사의 진동으로 인해 파오로는 사망합니다. 파오로는 끝까지 화이트베이스의 어린 승무원들을 이해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시드’의 할버튼은 레빌도 그렇지만 파오로의 영향을 많이 받은 캐릭터 같습니다. 레빌의 최후는 화이트베이스와 무관했던 것에 반해 화이트베이스를 위하려다 죽은 파오로는 아크엔젤을 지키려다 죽은 할버튼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화이트베이스의 승무원들은 우주장을 치르는데 이상한 것은 파오로가 군인이고 전사임에도 불구하고 군복 대신 환자복 차림으로 캡슐(관)에 넣고 경례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은하철도 999’에도 비슷한 우주장 장면이 몇 차례 등장하는데 이런 식의 장례 방식이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우주여행을 하다 갑자기 미이라가 된 시체와 조우하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동전사 건담 ZZ’에서도 쥬도가 함브라비의 탈출 포드를 건지고 안에 있던 야잔이 죽은 줄 알았으니 우주장에 MS의 탈출 포드까지 합쳐지면 우주에 떠다니는 시체가 의외로 많아질 것입니다. 아무로는 파오로를 보며 아버지는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합니다. 아직 템 레이가 죽지 않았으며 재등장할 것임을 강력히 암시합니다.

왓케인은 화이트베이스가 떠나자 무정한 전쟁을 탄식하는데 인간적인 부분이 엿보입니다. 원칙주의자로 연방군의 상층부의 부정적인 면을 보였지만 끝까지 화이트베이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아니며 마젤란 격파를 수긍했다는 면에서 악인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화는 ‘시드’ 제6화 ‘사라진 건담’에서 고스란히 패러디되지만 아르테미스의 사령관 가르시아는 왓케인보다 훨씬 더 지독한 악역으로 등장합니다.

덧글

  • Hineo 2006/12/22 11:42 #

    왓케인은 나중에 화이트베이스를 도와주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람이 첫모습만 보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 인물.
  • 디제 2006/12/23 00:03 #

    Honeo님/ 그러다 결국 샤아에게 당하죠. 이번 화에서 샤아를 과소평가한 값을 치룬다고나 할까요...
  • SAGA 2006/12/23 00:24 #

    샤아와 란바 랄을 보면 지온 쪽의 지휘관들은 최전선에 나가는 일이 더 많군요.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연방쪽에서 지휘관이 최전선에 나간 적은 별로 보지 못한 거 같네요.
  • 디제 2006/12/23 10:21 #

    SAGA님/ '퍼스트'에서는 맨몸으로 지휘관이 게릴라 전에 나가는 장면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화이트베이스에 란바 랄 대가 침입했을 때 브라이트가 총 들고 싸운 정도 외에는요. 하지만 '역습의 샤아'에서는 브라이트가 직접 프티 모빌슈트로 액시즈에 잠입하며 솔선수범합니다.
  • FAZZ 2006/12/23 11:25 #

    원래 원칙주의자들은 융통성이 없다고 오해를 많이 사는 법이죠.
    그러나 원칙주의자기 때문에 의외로 득을 보는 법이 많다는 것을 사회나가면 알게 된다고 할까요?
    겉다르고 속다른이보다는 적어도 100만배는 낫기 때문이죠.
    그래서 왓케인을 미워할 수 없나 봅니다. :)
  • 디제 2006/12/24 17:31 #

    FAZZ님/ 동감입니다. 원칙을 지키며 사는 것이 오히려 더 편할 때가 많죠.
  • 계란소년 2006/12/24 17:35 #

    최전선 문제는 당연한 게...연방 쪽 지휘관은 가장 낮은 게 무려 '함장' 브라이트지만
    지온쪽은 거의 육전대급 부대가 주로 적으로 나오니까요.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니죠.
  • 계란소년 2006/12/24 17:36 #

    샤아나 도즐같은 경우 지휘관이기 이전에 일단 파일럿이기도 하니 논외구요.
  • 디제 2006/12/25 20:15 #

    계란소년님/ 그렇게 보면 연방군은 실전 경험이 있는 일선 지휘관이 드물었다는 말도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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