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기동전사 건담 - 제3화 적의 보급함을 공격하라! U.C. 건담(퍼스트, Z...)

기동전사 건담 - 제1화 건담 대지에 서다!!
기동전사 건담 - 제2화 건담 파괴명령

화이트베이스는 루나2의 뒤편을 향합니다. MS를 비롯한 보급 물자가 떨어진 무사이는 화이트베이스를 공격하지 못하는데 의문스러운 것은 연방의 영역인 루나2의 주변에 연방군 함대가 전혀 배치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화이트베이스와 무사이, 그리고 보급함 파푸아 이외에는 전함이 없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브라이트는 세이라에게 우주에 나온 것이 처음이라고 말하자 세이라는 브라이트를 엘리트라고 말합니다. 어스노이드와 스페이스노이드의 계층의식을 암시하는 장면인데 이렇게 미세한 설정으로 ‘기동전사 Z건담’의 발상이 가능했다니 놀랍습니다.

무사이를 선제공격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놀랍게도 미라이입니다. 하지만 브라이트는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승무원을 소집해 투표로 결정하는데 다카라지마샤의 ‘우리가 좋아하는 건담’에서 언급했듯이 학급회의 같은 모습입니다. 브라이트의 미숙함은 이번 화의 다른 장면에서도 또 한 번 나옵니다. 한편 결정 과정에서 카이는 주변의 눈치를 보고 손을 드는데 그보다 늦게 손드는 아무로의 신중한 표정과는 대조됩니다. 방관자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세이라에게 맞은 이후 주변을 의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즐은 샤아와의 교신에서 전쟁 상황이 예전 같지 않아 물자 보급이 원활하지 못함을 시인합니다. 이미 상당한 기간 전쟁이 지속되어 왔으며 U.C.의 세계관이 상당한 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합니다.

아무로는 처음으로 화이트베이스의 캐터펄트에서 발진하며 시리즈에 길이 남을 명대사 ‘갑니다!’를 처음으로 말합니다. 건담에 탑승한 주인공이라면 누구나 말하는 대사 말입니다. ‘기동전사 건담 시드 데스티니’에서 아무리 아스란이 신보다 비중이 크고 인기가 많았어도 아스란은 ‘갑니다!’를 하지 못했지만 신은 ‘갑니다!’를 말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이 건담의 주인공인 것입니다.

아무로에게 류는 태양을 등지고 싸울 것을 제안하고 류가 수용하는데 류는 아무로가 민간인답지 않다고 놀랍니다. 둘의 대화는 무선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기동전사 건담’(이하 ‘퍼스트’)에서는 이른바 접촉 대화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건담 시리즈의 애니메이션으로 처음으로 접촉 대화가 등장하는 것은 ‘기동전사 Z건담’ 제1화 ‘검은 건담’에서였습니다.

제1화에서는 빔 사벨, 제2화에서는 빔 라이플을 처음 사용한데 이어 건담이 이번 화에서 처음으로 장비한 무기는 하이퍼 바주카와 실드입니다. 곶감 빼어먹듯 신무기를 하나하나 공개하는데 건담이 하이퍼 바주카를 발사하면서 탄창의 4발 중 하나가 줄어드는 장면은 사실성을 높입니다. 방영 당시 슈퍼로봇물에 길들여진 시청자들에게는 상당히 놀라운 장면이었을 것입니다. ‘마징가Z’의 아프로다이A와 다이아난A의 가슴 미사일이 도대체 어디에서 장전이 되고 잔탄 수는 제한이 있는 것인지 의문을 품었던 시청자들에게 하이퍼 바주카의 잔탄 수 공개는 신선했을 것입니다. 실드에는 십자가 마크가 붙어 있는데 이는 연방군의 문양에서 착안한 것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서구 주류 문명을 상징하는 기독교적 상징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주세기와는 전혀 무관한 ‘신기동전기 건담W’의 데스사이즈의 실드에서도 동일한 디자인의 십자가 마크를 보면 시대를 뛰어넘는 십자가의 기호학적 의미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건담 = 백색 = 십자가 = 서구 기독교적 상징 = 천사’ 등으로 연계지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데스사이즈는 천사보다는 악마 = 박쥐 = 검정색의 이미지이지만 말입니다. 하긴 건담은 지온군 사이에서 ‘하얀 악마’로 호칭된 바 있고 ‘∀(턴에이) 건담’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정력(C.C.)에서도 비슷하게 증오의 대상이 됩니다.)

백전연마의 노병 가뎀(어쩐지 영어식 욕에서 비롯된 이름이 아닐까 싶어 미심쩍습니다. ‘∀건담’에서 ‘코렌 난다’ 같은 독특한 작명 센스를 가진 토미노 감독이니 말입니다. ‘∀건담’ LD 11권 북클릿에 의하면 아그리파 멘테나의 비서로 등장하는 대사 없는 안경 낀 여성 캐릭터는 이름이 케이산 다카이인데 ‘計算高い’에서 비롯된 것이라 토미노 감독이 스탭들에게 절대로 본편에서 풀 네임을 사용하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고 합니다.)은 샤아처럼 벼락출세한 풋내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사관부터 수십 년 동안(그래봤자 지온국방대가 지온군으로 승격된 것은 고작 17년 전인 U.C. 0062년입니다. 국방대 발족은 U.C. 0058년.) 복무해 함장(장교)이 된 것으로 보이는 가뎀은 사관학교 출신으로 전쟁에 편승해 지휘관이 된 샤아가 탐탁치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갈등은 실제 군에서도 존재하며 ‘기동전사 건담 시드’에서는 마르코 모라심이 라우 르 크루제를 경멸하는 것으로도 재현됩니다. 콧수염이 특징인 가뎀은 후에 등장하는 란바 랄과 용모도 비슷하고 행동 방식도 비슷합니다. 물론 란바 랄이 파일럿으로서의 능력이나 냉정함이 한 수 위이지만 직업군인으로 잔뼈가 굵었다는 점에서 유사합니다. 가뎀의 입에서 U.C. 세계를 지탱시켜주는 미노프스키 입자가 처음으로 언급됩니다.

엄청난 스피드를 자랑하는 샤아의 자쿠를 아무로는 하이퍼 바주카와 발칸으로 공격하지만 적중시키지도 못합니다. 샤아는 ‘MS의 성능 차이가 전력의 결정적인 차이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지’라고 말하며 유명한 샤아킥을 날립니다. 주인공이 당하는 장면이 명장면이 된 것은 그만큼 샤아의 비중을 증명하는 것이며 ‘기동전사 Z건담 별을 잇는 자’의 건담 Mk-II의 가르발디β 공격으로 패러디되지만 사실 샤아 자쿠가 건담에 킥을 날리는 씬 연결은 그다지 매끄럽지 못하여 부자연스럽고 분절적입니다. 자신감에 넘치던 샤아는 ‘연방의 MS는 괴물인가?’라고 탄식합니다. 아무로와 샤아는 U.C. 0093년에 끝끝내 이런 식의 육박전으로 결말을 본다는 사실도 재미있습니다.

하야토의 제안으로 브라이트는 건탱크의 출격을 허가합니다. 브라이트는 하야토의 손까지 잡아주며 격려하지만 (아무로에게 엄격히 대하는 모습과 극단적으로 다릅니다.) 보급을 마친 무사이가 함포 사격을 가해오자 잔뜩 긴장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간신히 미라이가 진정시키는 모습에서 브라이트의 나약함을 다시 엿볼 수 있습니다.

이미 모습을 드러낸 바 있지만 실전 투입이 처음인 건탱크는 건담처럼 멋지게 캐터펄트에서 발진하는 것도 아니고 실제 전차처럼 캐터필러로 발진합니다. 2인승 기체로 조종사 카이는 가슴에, 포수 하야토는 머리에 탑승하는데 둘의 역할이 분담되어 있는 점 또한 사실적입니다. 일부 합체로봇물에서 5명 이상의 파일럿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것과는 뚜렷이 대조됩니다. 건탱크는 조종의 편의를 위해 후반부에서 1인승으로 개조됩니다.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파푸아를 잃자 가뎀은 무기도 없는 구형 자쿠로 건담에게 바디 체크를 가합니다. 숄더 아머로 바디 체크하는 장면은 가뎀이 처음이 아니고 이번 화에서 샤아가 먼저 건담에 가한 바 있습니다만 스파이크 아머가 장착된 자쿠II와 스파이크 아머 없이 밋밋한 구형 자쿠의 파괴력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건담의 콕피트에는 충격이 오지만 아무로는 곧바로 반격하고 가뎀은 건담의 성능에 경악하며 전사합니다.

파푸아를 격침시키고 가뎀의 자쿠를 격파하는 전과를 올린 화이트베이스의 브릿지에서 카이가 우쭐대지만 브라이트는 아무로가 샤아를 유인했기에 가능했다며 아무로의 공으로 돌립니다. 하지만 아무로가 귀환하자 칭찬보다는 나무람으로 자만감에 빠지지 않도록 유도합니다. 이번 화에서 내내 미숙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 장면에서만큼은 브라이트가 어른스럽습니다. 마치 프로야구팀의 감독이 수훈선수인 에이스에게 칭찬보다는 질책으로 발전을 유도하는 장면 같습니다.

덧글

  • 청라 2006/12/21 00:07 #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퍼스트만은 (한참 후에 원작자도 아닌 사람들에 의해 붙여진)설정이나 사실성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작품 자체를 즐기는게 좋더군요. 후에 나온 설정들은 퍼스트 건담의 소박한 분위기에 안 어울린다는 느낌이 자꾸 들어서 말이죠..
  • ZAKURER™ 2006/12/21 00:45 #

    청라님/ 그것도 꽤 애매한게...기획단계에서부터 스튜디오 누에가 설정고증을 맡은데다 그 백업적 존재인 동인집단 건사이트가 방영 중에도 계속 뒷설정을 보완하여 본편에 반영. -> 이를 편집하여 출간한게 건담 센추리 -> 건담 센추리를 리뉴얼한게 또 MSV
    (게다가배후에서 적당히 통제한 게 건담의 각본 및 설정담당 스탭들)
    이런 식이라 퍼스트건담의 감상은 모든 설정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본편에만 의존하던지, 아니면 동시대의 부독본까지 참고하며 설정의 변천까지 정리하면서 뒷설정까지 파고들어 영상에선 어떻게 재편집되었나 적절히 가감해가며 고찰하던지 해야 합니다.
    워낙 초메이저급 클래식이 되어버려서요. 관련자료도 질리게 넘치고 T.T

    어쨌건 디제님의 리뷰로 인해 다시 한 번 퍼스트TV판을 즐기는 중입니다. :-)
  • 디제 2006/12/21 22:45 #

    청라님/ 사실 저 역시 설정 놀음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가장 많은 관심 분야는 내러티브나 캐릭터, 머천다이징(건프라를 비롯한 상품화)이지 설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내러티브나 캐릭터, 머천다이징만 다루고 설정만 쏙 빼놓을 수 없어서 언급하는 것이지 막상 본문을 다시 읽어 보시면 설정에 관한 언급이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퍼스트'가 이전의 로봇물과 어떻게 다르고, 후의 건담 시리즈나 다른 로봇물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는 설정과는 또다른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좋은 의견 말씀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ZAKURER™님/ 제가 하고 싶은 말씀을 대신해주셨군요. 즐겨주신다니 다행입니다. ^^
  • SAGA 2006/12/21 23:23 #

    여기서 그 유명한 샤아 킥이 나오는 군요. 역습의 샤아에서 아무로와 샤아의 결판이 결국 주먹질이었다는 걸 생각하니 묘한 느낌이 드네요.
  • 디제 2006/12/22 09:59 #

    SAGA님/ 빔 라이플이나 빔 사벨로 결말 짓는 것보다 훨씬 육체적이고 직접적이며 처절한 느낌을 줍니다. 사실 건담 시리즈에서 주인공의 라이벌이나 보스 캐릭터가 빔 라이플 등 저격 무기로 죽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Z건담'의 시로코도 매주 '육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죽이죠.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