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tomino.egloos.com

포토로그


메모장

KBReport 프로야구 필자/다음카카오 1boon/KBO 야매카툰

LG 트윈스 야구 전 경기 아프리카 생중계 http://afreecatv.com/tomino

사진, 글, 동영상 펌 금지합니다. 영화 포스터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서 있습니다.

반말, 욕설, 비아냥, 협박 등의 악성 댓글은 삭제합니다. 비로그인 IP로 댓글 작성은 가능하지만 동일 IP로 닉네임을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 행위' 시 역시 삭제합니다.


다케시즈 - 기타노가 비웃는 기타노 월드 영화

'3-4X10월' - 높고 푸른 가을 하늘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 - 서정적인, 너무나 서정적인
모두 하고 있습니까! - 어처구니를 상실한 코미디
키즈 리턴 - 청춘의 방황과 좌절
돌스 - 질긴 인연, 사랑의 굴레
자토이치 - 즐길 수 있는 전통의 매력

충직한 매니저와 젊은 정부를 가졌으며 영화감독 겸 배우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기타노 다케시가 아르바이트와 단역을 전전하는 무능한 독신 기타노와 만납니다. 독신 기타노는 영화 오디션에 응모하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십니다.

기타노 다케시의 감독, 각본, 주연의 ‘다케시즈’는 유능하고 자신감 넘치는 기타노와 무능하고 과묵한 기타노를 극단적으로 대비시킵니다. 하지만 그 이상 여러 명의 기타노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내러티브는 무능한 기타노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팬의 입장에서 보고 싶은 것은 무능한 판타지 속의 기타노가 아니라 유능하고 자신감 넘치는 현실의 기타노인데 유능한 현실의 기타노에 비중을 더 부여해 두 명의 기타노가 동일한 비중으로 패럴럴 월드를 구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케시즈’의 내러티브가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마구 넘나들지만 이런 방식은 마크 트웨인의 소설 ‘왕자와 거지’나 이명세의 영화 ‘개그맨’ 등을 쉽게 연상할 수 있고, 총을 얻은 이후 자신감을 찾아가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총이 페니스와 발기를 상징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은 박중훈 주연의 1995년작 ‘총잡이’를 떠올리며, 유명배우의 자아분열극은 ‘존 말코비치 되기’로 익히 알려진 것입니다.

따라서 ‘다케시즈’는 장르적 독창성보다는 기타노 다케시가 자신의 작품 세계를 스스로 패러디하며 희화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자신의 영화 세계를 질펀한 유희로 한바탕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입니다. 권총 강도 장면은 ‘하나비’를, 오키나와 촬영 장면과 총격전은 ‘소나티네’를, 금발과 탭댄스는 ‘자토이치’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심지어 그의 영화에서는 등장하지 않았던 전공투에 대한 인식(농담)도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기타노 다케시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폭력과 섹스에 대한 남자들의 집착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것인데 (그가 감독이 아니라 주연만 맡은 ‘피와 뼈’에서조차 폭력과 섹스에 집착하는데 시사회 당시 동석한 기타노 다케시의 아내가 ‘딱 당신이네.’라고 말했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그가 안면근육이 마비되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도 정부를 만나기 위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당한 사고라고 합니다. 평소 그림을 그리지 않았지만 교통사고 이후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그 그림들은 ‘하나비’에도 등장합니다.) ‘다케시즈’에서는 총을 가진 이후 자신감을 얻고 섹스가 가능해진 기타노의 모습을 통해 폭력이 없으면 성립할 수 없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스스로 비웃습니다. 따라서 관객도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순간순간의 개그에 웃고 넘어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다케시즈’에는 그의 영화에 단골로 출연하는 오스기 렌과 테라지마 스스무를 비롯한 조연들이 여러 명의 캐릭터로 분해 다른 상황에서 같은 대사를 반복하는 개그를 선보입니다.

1947년생으로 내년이면 60이 되는 기타노 다케시도 ‘다케시즈’를 보니 이제 살도 찌고 할아버지에 가까워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가 자신의 영화 세계를 총정리했던 ‘다케시즈’ 이후에는 어떤 작품으로 돌아올지, 60이 넘어도 폭력과 섹스에 여전히 집착할지 주목됩니다.

덧글

  • SAGA 2006/12/18 22:59 #

    기타노 다케시하면 아직도 배틀로얄 1에서의 묘한 분위기를 가진 선생이 먼저 떠오르는 군요. 극장판 배틀로얄에서 기타노 다케시가 맡았던 선생을 생각하다 배틀로얄 소설책이나 만화책을 읽고 엄청난 충격에 빠졌던 기억이 나네요. 솔직히 기타노 다케시가 나온 영화는 배틀로얄 밖에 본 게 없어요. ^^;;;
  • FAZZ 2006/12/19 02:58 #

    그러고 보면 기쿠치노의 여름같은 작품은 폭력과 섹스와 거리가 먼 작품중 하나이군요
  • 산왕 2006/12/19 13:35 #

    다케시스가 한국에도 개봉하는군요. 뭐; 흥행과는 거리가 먼 영화지만^^; 다시 한 번 봐야겠습니다.
  • 디제 2006/12/19 15:48 #

    FAZZ님/ '기쿠치로의 여름'은 어린아이가 주인공인 걸요. 폭력과 섹스가 나오면 안되죠. 기타노적 동심에 가까운 영화였죠.
    산왕님/ 개봉한 지 좀 되었습니다. 하지만 흥행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죠.
  • 디제 2006/12/19 15:50 #

    SAGA님/ 배틀 로얄의 기타노 역시 기타노 자신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속 기타노와 거의 동일한 이미지입니다.
  • 신세타 2007/02/23 10:16 #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는 대개 뭐랄까 '자신이 이렇게 되고 싶고 이런 삶을 영화를 통해서 살아본다.'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웃기는 건 그걸 보는 제 자신도 "나도 한 번 저렇게..."란 생각이 든다는 거죠.. 근데 저만 그러는 건지..
  • 디제 2007/02/23 19:28 #

    신세타님/ 기타노 다케시가 사람을 죽이지는 않지만 실제로도 다소 난폭하며 괴팍한 바람둥이 성격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야쿠자라는 소문도 있고요. 아마도 기타노 다케시가 WANNA BE를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