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엑스맨 - 최후의 전쟁’은 화끈한 블록버스터로 보기에는 미진한 점이 많습니다. 우선 러닝 타임이 너무 짧아 몰입할 만하면 그대로 영화가 끝나버려 아쉬움이 남습니다. 큐어를 둘러싼 정상인과 돌연변이의 갈등과 공존에 대한 메시지가 보다 깊이 있게 다뤄졌더라면 내러티브의 풍부함으로 연결될 수 있었겠지만 액션 장면과 어울리지 않고 겉돌기만 합니다. 돌연변이들의 초능력이 중심이 되는 화려한 액션 또한 CG의 힘을 빌지 않았다면 볼만한 장면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이 부족합니다. 2편을 통해 기대하게 만들었던 아이스맨(숀 애쉬모어 분)과 파이로(애런 스탠포드 분)의 대결은 생각보다 밋밋합니다. 1, 2편에서 암시되었던 울버린(휴 잭맨 분)의 숨겨진 과거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는 데다 울버린 본인도 관심을 끊어버린 것 같습니다. 스톰 역의 할리 베리를 제외한 여배우들이 예전 같지 않은 것도 문제입니다. 팜케 얀센은 나이를 먹은 티가 역력하고(올해로 마흔 하나입니다.) 미스틱 역의 레베카 로민은 날씬한 몸매에서 평범한 몸매로 바뀌었으며 로그 역의 안나 파퀸은 얼굴이 변했습니다. 1편이 제작된 것이 벌써 6년 전이라 분명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이제 시리즈의 히로인은 키티 역의 엘렌 페이지로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개봉과 함께 회자되고 있는 엔드 크레딧 이후의 장면은 당연히 4편을 암시합니다. 반갑다기 보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이미 ‘최후’라는 부제를 사용했으니 4편이 나온다면 어떤 부제를 붙일 지도 흥미롭습니다. 2편보다는 비중이 커진 울버린이 4편에서는 자신의 과거에 관심을 가져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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