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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목소리 - 1인 제작 애니메이션의 한계와 극복 애니메이션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 - 시적인 미니멀리즘


타르시스인의 위협에 국제 연합 우주군이 함대를 파견하기로 하자 미카코는 파일럿으로 지원하여 중학교 동창이자 사랑하는 노보루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둘을 이어주는 유일한 매개체는 휴대폰 메일이지만 미카코가 지구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미카코의 메일이 노보루에게 도착하는데 점점 더 시간이 벌어지게 됩니다.

'별의 목소리'의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끝이 없을 것입니다. 중간중간에 무너지는 캐릭터의 얼굴선, 어디서 본 듯한 디자인을 가진 트레이서(로봇)의 뻣뻣한 움직임, 결말이 명확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되는 완결성의 부족 등을 말입니다.

그러나 각본, 연출, 미술, 제작 등 음악과 여자 성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작업을 신카이 마코토가 혼자 담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별의 목소리'를 같은 분량의 러닝 타임의, 대자본이 투입되어 집단 작업이 이루어지는 일본의 상업용 애니메이션과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별의 목소리' 역시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의 그늘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속삭이는 듯한 나레이션으로 이끄는 스토리 전개 (나레이션은 스토리를 쉽게 이끌어 갈 수 있지만 이런 유혹에 크리에이터가 빠질 경우 사소설처럼 되어 버리는 한계를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여운을 남기는 결말(하긴 '별의 목소리'에서 둘이 만났다고 결말을 낸다면 유치해지고 둘이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면 작품 전체에 내내 흐르던 애절함은 사라지고 암울함만 남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결말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 당연하지요.) 일상의 배경에서 비롯된 정적인 화면과 우주의 동적인 화면이 어우러진 시적인 장면 구성, 작은 소품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는 세심함, 잔잔한 배경 음악, 눈과 비 등을 통해 암시하는 계절 감각 등은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의 미덕을 그대로 옮겨 온 것입니다.

하지만 '별의 목소리'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의 장점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습니다. 20여분이 넘는 상대적으로 긴 러닝 타임 동안 단 2명의 캐릭터 밖에 등장하지 않는 단조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로봇 전투씬을 도입하였고(물론 로봇의 움직임이 단순한 카메라 워킹의 수준에 머물러 뻣뻣한 느낌을 주기는 합니다.), 배경도 더 넓은 우주로 옮겼으며. (타르시스 성인의 기묘한 모습은 '유키카제'의 'JAM'을 연상시킵니다. CG임을 굳이 가리거나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노력하기 보다 CG 특유의 차가운 화면의 톤과 분위기를 강조한 것도 상당히 유사합니다.), 보컬로 된 주제가도 삽입했습니다. 또한 주목할 것은 관습적인 스토리 전개와는 다른 남녀 주인공의 관계입니다. 보통 영화나 소설에서 참전하는 것은 남자, 기다리는 것은 여자인데 '별의 목소리'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참전하러 떠나고 남자 주인공은 기다립니다. (물론 몇년이 지난 후 노보루도 참전하려 합니다.) 이러한 전복성이 휴대폰 메일이 전달되는 어마어마한 시간의 길이와 맞물리며 스토리의 참신함을 더하는 것이겠지요.

국내에 dvd로 발매된 '별의 목소리'는 일본어 녹음으로 성우 버전과 신카이 마코토가 직접 녹음한 오리지널 버전이 포함되어 있고, 투니버스 방영분의 우리말 더빙도 있습니다. 일본어 녹음 버전 2개를 모두 감상해보니 노보루 역은 신카이 마코토의 목소리가, 미카코는 직업 성우 버전 쪽이 나은 것 같더군요. 예고편도 4개 포함되어 있는데 예고편에는 파일럿 필름으로 쓰여서인지 실제 본작품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영상도 있습니다. 본작품과 예고편에서 캐릭터나 메카닉 디자인이 미세한 차이가 있음을 주의하여 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신카이 마코토의 인터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생각보다 멀쩡하게(!) 생겼더군요. dvd 표지에 '시공을 초월하는 판타스틱 러브스토리!' 같은 유치찬란 문구가 없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 dvd 표지는 극장에서 뿌려대는 영화 홍보 찌라시와는 격이 다르니까요.

'별의 목소리'로 신카이 마코토는 유명해졌고 1인 작업을 했던 시절보다 더 많은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어 제작된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를 곧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독립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상업 애니메이션에서, 신카이 마코토가 '별의 목소리'에서 봉착했던 한계를 얼마나 극복할지, 그리고 과연 어떤 작품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덧글

  • SARG 2004/08/22 19:58 #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는 대자본은 그렇다 치고, 인력은 3명이라던데요 -_-;;;;
  • 디제 2004/08/25 14:48 #

    SARG님/ 지적 감사드립니다. 수정했습니다.
  • 뚜니 2004/08/25 16:12 #

    4명이더군요. 감독,작화,미술 : 신카이 마코토, 캐릭터 디자인 : 1명, 미술 : 1명, 음악 : 1명.. 뭐 음악은 작화쪽이 아니니까.. 빠질지도.. -ㅂ-)> 하지만 그 퀄리티에 경악했습니다. 9월에 공개예정이고 8. 6일자로 홈페이지가 업데이트 되어 새로운 프로모션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혹시 못보셨으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 재롱바라기 2004/11/30 10:50 #

    투니버스에서 봤는데요.. 마지막에 엄청 울었답니다.. 문자가 엄청 늦게 도착해서...;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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