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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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1933) - 야성에 대한 열망 영화

영화 제작자 칼 데넘은 가난한 여인인 앤 대로우를 고용해 전설의 괴물 ‘콩’의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동남 아시아로 향합니다. 원주민은 앤을 납치해 ‘콩’에게 제물로 바치지만 용기있는 선원 잭 드리스콜이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몸을 던집니다.

'킹콩'의 첫번째 작품은 지금부터 무려 70여년 전인 - 당시 우리나라는 일제 시대였습니다.- 1933년에 개봉되었습니다. 이 시대에 제작된 영화가 스톱 모션 기법을 사용한 특촬물 유성 영화라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40분 정도 시간을 끌며 킹콩을 아낀 영화는 킹콩의 등장 이후에는 1933년 작이라는 사실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유감없이 액션을 보여줍니다. 10여m에 달하는 킹콩과 티라노사우르스, 익룡, 바다 괴물 등과의 연이은 혈투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해 툭툭 끊어지는 분절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제작년도를 감안한다면 만족스러운 영상입니다. 흑백에, 까마득한 제작 연도 때문에 맹숭맹숭한 영화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면 킹콩이 앤의 옷을 벗기고, 원주민들을 밟아 짓뭉개고, 뉴욕 시민을 입으로 물어뜯을 때 매우 놀라실 것입니다. 바로 폭력과 섹스가 ‘킹콩’의 코드이니까요. 뭇 남성들 속에는 킹콩과 같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여성들에게는 킹콩과 같은 남자에게 느끼는 성적 매력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탄생한 산업 사회에 접어들자 남성의 야성은 정장과 넥타이 뒤로 사라져버렸습니다. 유능한 남성은 그의 야성으로 평가 받는 것이 아니라 경제력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인간이기 이전에 동물이며, 야성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숨겨져 있습니다. 때문에 거대한 킹콩이 금발 미녀를 한 손에 움켜쥐고 문명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는 것은 문명에 대한 야성의 도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킹콩은 또 다른 문명의 상징인 비행기와 총에 의해 죽음을 맞습니다. 킹콩이 순해져서 동물원에서 행복하게 잘 지내게 되었다는 것은 야성의 거세이므로 영화 자체를 뒤집어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니 야성을 고이 간직한 채로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가 킹콩입니다.

시작과 결말이 뻔한 영화가 두 번이나 리메이크될 정도로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시작과 결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킹콩이 도시를 파괴하며, 문명과 도시가 야성과 폭력 앞에 맥을 못추는 모습을 백일하에 드러낼 때 문명과 도시에 억눌렸던 우리들은 환호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에 1000장 한정으로 1933년판 ‘킹콩’과 1976년판 ‘킹콩’을 함께 포함해 발매된 dvd는 일단 1933년판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100분여의 흑백 영화의 보존상태가 좋고 30여분에 달하는 메이킹 필름이 한글 자막까지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으로 앤을 품고 올라가 프로펠러기와 맞서는 킹콩의 모습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손꼽힙니다. 사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본전은 뽑은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