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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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물고기 - 한국적인 사실주의 느와르 영화

오아시스 - 가슴 먹먹한 사랑, 그리고 희망

군에서 제대한 막동(한석규 분)은 나이트 클럽의 여가수 미애(심혜진 분)를 통해 조폭 배태곤(문성근 분) 밑에서 일하게 됩니다. 대가족이 한 곳에 모여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위해 돈을 벌고 싶은 막동은 배태곤이 시키는 험한 일들을 맡게 되고 미애와도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교사이자 소설가 출신 이창동 감독의 데뷔작 ‘초록물고기’의 내러티브의 뼈대는 갱스터 느와르 무비에 가깝습니다. 우연히 갱이 된 청년이 두목의 여자를 사랑하고 밑바닥부터 치고 올라오다 비극적 파멸을 맞게 된다는 형식은 헐리우드의 느와르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록물고기’는 느와르의 뼈대를 알아보기 쉽지 않을 만큼 한국적 사실주의의 외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이후 수많은 조폭 코미디가 등장했지만 ‘초록물고기’는 코미디도 아니며 조폭과 폭력에 대한 미화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폭력은 멋지거나 카타르시스를 유발하지 않으며 비교적 담담하고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가족이다 형제다 떠벌리는 조폭이지만 조폭은 어디까지나 조폭일 뿐이라는 교훈적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막동의 가족을 둘러싼 현실도 매우 사실적입니다. 뇌성마비 장애를 앓은 큰형(이호성 분), 경찰이지만 술 때문에 인생을 망치는 둘째형(한선규 분), 계란 장수로 입에 풀칠하는 셋째형(정진영 분), 다방 레지로 일하는 막내딸 순옥(오지혜 분)의 상황은 어렵사리 하루하루를 영위하는 서민의 힘겨운 삶을 과장 없이 조명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사망 이후 흩어진 이들을 하나로 묶으려는 막동의 희망은 대가족에 대한 한국적 향수에 기반한 것입니다.

‘초록물고기’는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초호화 캐스팅입니다. 주인공 한석규를 비롯, 심혜진, 문성근, 명계남 등 주요 배역 이외에도 송강호, 정진영, 이문식, 정재영 등이 눈에 띕니다. 한석규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라 공중 전화 박스 장면이나 차창에 기대어 침을 흘리고 가쁜 숨을 몰아내며 죽은 장면은 가히 압권입니다. 최근에는 ‘안녕, 프란체스카’로 인해 개그 이미지가 강한 심혜진이지만 코카콜라 CF 모델 출신의 섹시하면서도 도시적인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계 입문 이후 스크린에 뜸한 문성근과 명계남의 대립 구도도 인상적인데 특히 ‘개구리 씬’이라 불리는 화장실 변기로 질질 끌려가는 명계남의 연기 또한 한석규를 훌륭히 뒷받침합니다. 아무 생각 없는 조폭 행동대원 판수 역의 송강호는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해 ‘넘버 3’에 등장하며 ‘왕의 남자’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진영은 조감독으로 참여해 배우로 데뷔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밖에 기차 안의 건달로 이문식이, 나이트 클럽의 취객으로 정재영이 등장했는데 본명 임문식과 정지현으로 크레딧에는 나옵니다. 아울러 둘째형으로 등장한 한선규는 한석규의 친형이자 매니저로 더 유명합니다.

덧글

  • 솔리드 2006/02/24 11:25 #

    마지막 문성근이 심혜진과 차를 타고가다 식사하려고 우연히 막둥이 없는 막둥집에 들렸는데..
    아직 그곳에서 일어났던 장면과 행동들은 이해가 되지를 않네요..내가 놓친게 있나..^^;
  • oldman 2006/02/24 11:29 #

    꽤 인상깊게 본 영화입니다.
  • ArborDay 2006/02/24 11:35 #

    참 괜찮았던 영화.
    홍콩느와르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당시 받았었던 것 같네요.
    이 영화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였더라?
  • 나무피리 2006/02/24 12:52 #

    저도 인상깊게 본 영화 중 하나에요.
    한석규가 죽는 장면은 정말 오래 기억에 남더라구요.
    문성근과 명계남을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했구요..
  • 도요새 2006/02/24 13:18 #

    최근 <손님은 왕이다> 때문에 다시금 생각나는 영화였는데...이 글 보니 구체적인 부분들이 떠올라 좋네요.
    다시 봐야겠습니다...너무 오래 전에 봤나봐요;
  • 네르 2006/02/24 13:35 #

    아- 하늘하늘 날아가던 빨간 스카프, 가 생각나요.
  • SAGA 2006/02/24 15:40 #

    굉장한 초호화 캐스팅이군요. 저 영화를 찍을 땐 아무도 몰랐겠지만 말이죠.
  • 功名誰復論 2006/02/24 18:02 #

    솔리드 >> 그 장면은 막동이 죽은 이후 막동이가 가졌던 꿈을 남은 가족들이 이룬 겁니다. 영화속 심혜진이 그것을 깨닫고 오열하는 거지요.

    이 영화에 투자한 강우석씨가 시사회 후 '이 영화 망해도 후회 없다' 라고 말했다죠. 저런 말이 나올 법한 작품입니다.
  • 디제 2006/02/25 02:57 #

    oldman님/ 소설가 출신의 감독이라 그런지 훌륭한 한편의 사실주의 소설을 보는 듯한 영화입니다.
    ArborDay님/ 느와르라 홍콩 느와르와 느낌이 비슷하셨을 수도 있겠군요.
    나무피리님/ 문성근과 명계남은 정계에 진출하지 않는 편이 나았을 것 같습니다.
    도요새님/ '손님은 왕이다' 괜찮던가요...?
    네르님/ 그 스카프를 얼굴에 뒤집어 쓰고 씩씩거리는 한석규의 연기가 웃겼죠.
    SAGA님/ 이문식이나 정지영이 그렇게 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 almaren 2006/02/26 00:28 #

    조폭이던 명계남과 문성근의 대립 그리고 끝날무렵 한석규를 죽인다음 그묘한표정이 참 인상에 남습니다.
  • 디제 2006/02/26 15:11 #

    almaren님/ 명계남과 문성근은 결국 정계에 애매하게 입문해서 배우로서의 생명을 갉아먹었다는 생각만 듭니다. 배우로서는 아까웠죠.
  • 동사서독 2006/02/27 21:48 #

    한석규 최고의 열연이 보여진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손가락 자해하는 장면이라든지.... 자동차 유리에 얼굴 비비는 장면이라든지.....
    드라마로는 [서울의 달]에서의 제비 홍식이의 모습이 인상깊었었죠.
    한탕만 하고 라스팔마스로 가겠다던.... 그러다가 죽었던....
  • 디제 2006/02/28 00:16 #

    동사서독님/ 좀 있다 음란서생 보러가는데 한석규의 연기가 어떨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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