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터미네이터 T-850 피겨
터미네이터3 - 어이 없는 운명론과 아날로그 액션의 부조화
미래의 저항군 지도자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 분)를 살해하기 위해 미래로부터 액체 금속 터미네이터 T-1000(로버트 패트릭 분)이 접근하자 T-800(아놀드 슈워제너거 분)은 이를 저지하려 합니다. 어머니 새라 코너(린다 해밀턴 분)를 정신 병원에서 구출한 존과 T-800은 기계들의 봉기를 막기 위해 사이버다인 사를 습격합니다.
저예산 SF 영화로 흥행에 성공한 ‘터미네이터’의 성공에 힘입어 7년 만에 개봉된 속편 ‘터미네이터2’의 화두는 모핑 기법의 본격적 사용으로 대변되는 최첨단 영상 기술와 엄청난 스케일의 액션이었습니다. 액체 금속 터미네이터 T-1000이 자유자재로 변형하는 모습이 ‘바벨 2세’의 로뎀에서, 핵폭발 장면이 ‘아키라’에서 차용된 것이라는 수군거림과는 별도로 만화나 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실사를 통해 구현된 최첨단 기술의 향연에 당시의 관객들은 그저 입을 벌린 채 스크린을 응시할 뿐이었습니다. 총을 맞아도 끄떡없이 질주하는 T-1000의 위용은 국내의 코미디 프로에서 개그맨이 몸에 은박지를 붙이고 달리는 장면으로 패러디될 정도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무적에 가까웠던 전편의 T-800이 약자로 전락해 무결점의 T-1000과 맞서는 대결 장면은 힘과 스케일 면에서 그 어떤 슈퍼 히어로 영화에 밀리지 않습니다. 느와르와 액션, 호러와 스릴러를 뒤섞은 서사구조는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알차며 찹니다. 명대사 ‘I'll Be Back’의 재연이나 고속도로 → 공장 → 터미네이터의 부활이라는 클라이맥스의 흐름은 전편의 공식에 충실한 패러디입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2’가 전편에 뒤지지 않는 속편이 될 수 있었으며 여전히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기술적 완성도나 액션의 스케일 때문만은 아닙니다. CG로 도배된 엄청난 스케일의 최근의 액션 영화들은 막상 엔드 크레딧이 올라오고 객석을 일어서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남는 것이 없지만 ‘터미네이터2’는 개봉 15년이 지나도록 깊이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간미(휴머니티)’ 때문입니다. 무표정한 살상 기계 T-800이 소년 존과 어울리며 살인을 피하고 인간의 웃음과 눈물을 이해하게 되며 아버지가 없는 존이 T-850의 보호를 받으며 부성애와 이별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과정은 존이 어머니 새라를 이해하게 되어 아버지(T-800) - 어머니(새라) - 아들(존)으로 유사 가족을 형성하며 서로를 아낀다는 점에서 감동적입니다. 따라서 조나단 모스토우의 2003년작 ‘터미네이터3’의 실패 원인을 두 터미네이터의 파괴력 부족이나 액션의 스케일 같은 점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영화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미에 호소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터미네이터3 - 어이 없는 운명론과 아날로그 액션의 부조화

저예산 SF 영화로 흥행에 성공한 ‘터미네이터’의 성공에 힘입어 7년 만에 개봉된 속편 ‘터미네이터2’의 화두는 모핑 기법의 본격적 사용으로 대변되는 최첨단 영상 기술와 엄청난 스케일의 액션이었습니다. 액체 금속 터미네이터 T-1000이 자유자재로 변형하는 모습이 ‘바벨 2세’의 로뎀에서, 핵폭발 장면이 ‘아키라’에서 차용된 것이라는 수군거림과는 별도로 만화나 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실사를 통해 구현된 최첨단 기술의 향연에 당시의 관객들은 그저 입을 벌린 채 스크린을 응시할 뿐이었습니다. 총을 맞아도 끄떡없이 질주하는 T-1000의 위용은 국내의 코미디 프로에서 개그맨이 몸에 은박지를 붙이고 달리는 장면으로 패러디될 정도로 시대를 풍미했습니다. 무적에 가까웠던 전편의 T-800이 약자로 전락해 무결점의 T-1000과 맞서는 대결 장면은 힘과 스케일 면에서 그 어떤 슈퍼 히어로 영화에 밀리지 않습니다. 느와르와 액션, 호러와 스릴러를 뒤섞은 서사구조는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알차며 찹니다. 명대사 ‘I'll Be Back’의 재연이나 고속도로 → 공장 → 터미네이터의 부활이라는 클라이맥스의 흐름은 전편의 공식에 충실한 패러디입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2’가 전편에 뒤지지 않는 속편이 될 수 있었으며 여전히 걸작으로 손꼽히는 이유는 기술적 완성도나 액션의 스케일 때문만은 아닙니다. CG로 도배된 엄청난 스케일의 최근의 액션 영화들은 막상 엔드 크레딧이 올라오고 객석을 일어서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남는 것이 없지만 ‘터미네이터2’는 개봉 15년이 지나도록 깊이 각인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간미(휴머니티)’ 때문입니다. 무표정한 살상 기계 T-800이 소년 존과 어울리며 살인을 피하고 인간의 웃음과 눈물을 이해하게 되며 아버지가 없는 존이 T-850의 보호를 받으며 부성애와 이별을 경험하며 성장하는 과정은 존이 어머니 새라를 이해하게 되어 아버지(T-800) - 어머니(새라) - 아들(존)으로 유사 가족을 형성하며 서로를 아낀다는 점에서 감동적입니다. 따라서 조나단 모스토우의 2003년작 ‘터미네이터3’의 실패 원인을 두 터미네이터의 파괴력 부족이나 액션의 스케일 같은 점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영화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미에 호소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