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의 애니와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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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 피의 역사를 고발하는 스필버그의 개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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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뮌헨 올림픽 선수촌에 난입한 아랍 테러단 ‘검은 9월단’이 11명의 이스라엘 선수단을 살해하자 이스라엘 정부는 모사드를 중심으로 비밀리에 보복 조직을 결성합니다. 출산을 앞둔 아내가 있는 애브너(에릭 바나 분)는 네 명의 요원과 함께 ‘검은 9월단’의 배후를 차례로 암살하지만 자신의 임무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합니다.

‘검은 9월단’의 테러를 다루었다는 것 이외에는 베일에 가려져 도리어 화제가 된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은 유태인인 스필버그가 그 동안 민족적, 사상적으로 친유태적이며 편향적인 영화들을 연출했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뮌헨’은 그런 의심을 일소할 만큼 매우 공정합니다. 피를 피로 씻고, 테러에는 테러로 맞서는 복수의 악순환은 결코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스필버그의 개심이 놀랍습니다. 후반부가 다소 늘어진다는 약점은 있지만 ‘E.T.’와 ‘A.I.’의 소아적 세계관이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터미널’의 미국 우월주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제3세계에 대한 비하, 그리고 ‘쉰들러 리스트’의 일방적 유태인 피해의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과 스필버그 영화에서 감정의 과잉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전력은 온 데 간 데 없으며 아랍과 이스라엘 양측이 행하는 잔혹한 폭력과 학살이 기교 없이 건조하게 고발될 뿐입니다. 누군가 복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피의 역사는 반복될 뿐이라는 ‘뮌헨’의 메시지는 9.11 테러와 미국의 대 테러전쟁을 동시에 비판한 것입니다. 복수와 화해 사이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결말에서 먼 발치 보이는 쌍둥이 빌딩의 모습은 의미심장합니다. 손쉬운 양비론이라고 비판받을 수 있지만 극영화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을 또한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으며 역사를 고발하기에 건조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파리, 아테네, 로마, 베이루트, 런던, 뉴욕을 오가는 리얼한 첩보물이라는 관점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나름대로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폭력을 한껏 과장시켜 경쾌하게 묘사하는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비교해 보면 암살을 행하는 주인공이 자신과 가족의 살해 위협에 시달리며 정신적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에서 ‘뮌헨’은 대단히 사실적입니다.

유태인이 아니면서도 유태인 역할을 소화한 에릭 바나의 연기는 확실히 중량감이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비밀 요원 책임자 에브라힘으로 등장하는 ‘샤인’의 제프리 러쉬와 폭탄 전문가 로버트 역으로 등장하는 ‘증오’의 프랑스인 감독 마티유 카소비츠도 인상적입니다.

사족입니다만 노출과 잔혹성에 있어 미성년자가 보기에는 부적합한 작품임에 분명한 ‘뮌헨’이 15세 관람가로 국내에서 무삭제 상영 중인 사실은 놀랍습니다. 영화의 주제가 교훈적이라면 노출과 잔혹성 따위는 상관없는 것인지 다소 걱정스럽습니다.

덧글

  • 퍼플 2006/02/10 07:56 #

    이번주에 개봉했나요?
    동생이 아주 보고 싶어 하던 영화라서 이번 주말에 보러 가야겠네요. ^^ (게이샤의 추억도 봐야하는디... ㅜ.ㅜ)
  • FAZZ 2006/02/10 08:59 #

    심의 내는 사람들이 뭐 이미 인터넷으로 잔혹한 것에 많이 노출되어 있는 요즘 아이들이니까.... 하고 생각했었을 수도 모르겠습니다. 뭐 실제로 그런 경향이 없지는 않은듯 하고요.
    암튼 옛날에는 조금만 노출이 있어도 조금만 폭력적이어도 가위질 하고 그랬는데..... 세상 많이 변하긴 했습니다.
  • 이준 2006/02/10 11:28 # 삭제

    1. 사실 이전의 사고방식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수 있다는 건 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홀로코스트와 같은 전대미문의 사건과 연관된 문제는요. 홀로코스트 생존자 출신인 엘리위젤이 "팔레스타인 독립문제"에 대해서 극단적인 견해를 표출하는 걸 보면 상당히 찝찝한 건 사실입니다.

    2. 소아병적인 스필버그 영화의 극단은 뭐니 뭐니 해도 "태양의 제국"이 아닐까요? 물론 원작 자체가 상당히 몽환적인 분위기입니다만.. 이전에 돌던 이야기대로 데이빗 린이 만들었으면 어떤 작품이 나올런지(콰이강의 다리도 원작과 영화가 상당히 다른 색체이듯이 말입니다.^^)

    3. 80년대만 해도 "반공"이면 19금 묘사도 가능했었죠. 이 작품이 그런 작품과 동일하게 보면 안되지만 홀로코스트 관련한 극화들은 TV 방영이라도 꽤나 노출이나 잔인성의 정도가 도를 넘은게 많았습니다.

    4. 검은 구월단에 대한 복수극은 이전에 미니시리즈인지 TV영화인지 했었습니다. 완전한 액션물은 아니고 나름의 잔인성과 허무주의가 짙게 깔려 있더군요
  • 엄다인 2006/02/10 13:30 #

    개인적으론 너무 드라이한 영화였습니다.
  • shinjism 2006/02/10 16:57 #

    이번주에 보려고 하는데 이제까지 읽어본 평들의 공통점은 다 "이제까지의 스필버그가 아니다" 이군요. 저도 "쉰들러 리스트"의 마지막이 꽤나 짜증이 났었는데 "뮌헨" 기대됩니다.
  • 디제 2006/02/11 10:17 #

    퍼플님/ 예, 이번 주에 개봉되었습니다.
    FAZZ님/ 하긴 요즘에는 여성의 상반신 노출 정도라면 15세 관람가도 많더군요. '조제와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고 그렇고요.
    이준님/ 언젠가 이준님과 제가 덧글로 언급했던 드라마 '홀로코스트'의 노출도도 상당했었죠. --;;;
    엄다인님/ 저는 스필버그가 하드 보일드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하드 보일드한 것을 좋아하구요.
    shinjism님/ 걸작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수작임에는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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