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에 책임을 묻는다



누구를 위한 '칼럼'인가
소통을 거부하는 그들이 '블로거'인가

이글루스에 연재되는 '오늘의 칼럼'(이하 '칼럼') 중에 margarta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에스콰이어’ 편집장 박소영님의 ‘게이 세계에서 꿋꿋하게 살아가기 1’에서 게이는 ‘징그럽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물의를 빚었습니다. 소수자에 대해 거침없는 언어폭력을 행사한 것입니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덧글을 통해 엄청난 논란에 휘말리자 박소영님은 ‘구차한 변명, 한번 해보지요’에서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하기보다 교묘한 표현으로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일개 잡지의 편집장으로서 자신의 글에 대해 무책임한 어처구니없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서 ‘박소영님 자신뿐만 아니라 편집장으로 근무하는 에스콰이어’의 이미지에도 먹칠을 가했습니다. 만일 ‘게이 세계에서 꿋꿋하게 살아가기 1’이 인터넷 곳곳으로 퍼져 동성애자 커뮤니티 등에서 집단 반발하고 ‘에스콰이어’ 불매 운동으로 확산되어도 꼼짝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일차적인 책임은 부적절한 언어폭력을 행사한 박소영님에게 있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이글루스에 있습니다. 이글루스가 애당초 밸리의 얼굴에 ‘칼럼’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 ‘칼럼’의 필자나 편집 방향에 대해 이글루스 이용자들의 그 어떤 동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단행된 것입니다. 저는 박소영님의 문제의 칼럼이 게재되기 이전인 ‘칼럼’의 초창기부터 이글루스의 공지에 덧글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1차 의문 제기 바로 가기, 2차 의문 제기 바로 가기) 군사정권 시절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와 같은 ‘칼럼’의 태생적 한계로 인해 문제가 유발될 수 있음을 진작부터 예측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글루스는 제 지적 덧글을 무시한 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박소영님의 문제의 칼럼이 올라왔지만 이글루스는 이 칼럼에 대해 그 어떤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더욱 당황스러웠던 것은 문제의 칼럼이 단지 조회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칼럼 주간 베스트’에도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칼럼’의 필자들은 이글루스 이용자 내부가 아니라 외부의 인사 중 원고료를 지불하고 이글루스에서 섭외한 사람들입니다. ‘칼럼’에 ‘본 칼럼은 이글루스의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명시하지 않은 이상 그 내용에 대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글루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글루스에 가입한 이용자가 자신의 이글루 안에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게시물을 올린 것보다 더욱 심각한 책임이 이글루스 측에 있는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 ‘게이 세계에서 꿋꿋하게 살아가기 1’에 대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당했다고 판단한 동성애자들이 박소영님 일개인뿐만 아니라 박소영님을 섭외해 지면을 제공한 이글루스까지 고소할 경우 책임을 함께 물을 수도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박소영님의 문제의 칼럼 이전에도 이글루스의 이용자들은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함량미달인 ‘칼럼’에 대해 무관심해왔습니다. 결국 문제는 터졌습니다. ‘칼럼’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들은 일차적으로는 ‘칼럼’의 필자 일개인에 있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필자를 섭외해 지면을 제공한 이글루스에 있습니다. 호응도가 저조하고 문제나 일삼는 외부 필진에 의한 ‘칼럼’의 존폐 여부에 대해 이글루스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상실한 ‘칼럼’을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하는 것입니까?

by 디제 | 2006/02/08 21:58 | 일상의 단상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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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ocknCloud at 2006/02/08 22:13
함량미달의 칼럼이 결국에는 일을 터뜨렸군요.
이글루스가 계속 칼럼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안녕하세요.. 밸리타고 왔습니다. ^^
Commented by devi at 2006/02/08 22:28
개인적으로 다시 이오공감을 좀더 강화했으면 좋겠네요...
이용자가 외면하는 컨텐츠는 살아남기 어렵습니다.
Commented by 제리스 at 2006/02/08 22:39
전 저 박소영님보다 몇사람의 '키보드 워리어'들의 행동을 보고 동성애자(게이)분들을 '유기견'이하로 보는 한 이글루 유저분의 글이 더 기가 막힐따름입니다.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6/02/08 23:11
마지막 문장에 정말, 공감하고 가요.
칼럼이라는 건 그냥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단어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할 텐데 말에요.
게다가 칼럼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줘야할 이글루스도 많이 아쉽습니다.
정말 진지하게 이글루스가 고민해주었으면 좋겠어요.
Commented by FOE뽀에 at 2006/02/08 23:15
그렇지않아도 지적하신 저 포스팅과 그 덧글들을 봤습니다.(처음으로 칼럼에 들어가본,,,쿨럭)
시간이 갈수록 제3자들에 의해 분위기가 더 험악해지는 것이 여타 다른 포탈사이트의 덧글란과 다를바가 없더군요...
'이글루스는 조금은 다르다'라는 일종의 저의 고정관념이자 선입견이 서서히 무너지는 듯 했습니다.
뭐,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니 이런 일도 생기고, 저런 일도 생기는 거야 당연하겠습니다만
소위 '메인' 아이템(?)으로 밀고 있는 칼럼에서 저런 일이 생겼으니 더 늦기전에 운영진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해집니다.
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6/02/08 23:29
가든 때도 그랬지만 컬럼도 이글루스 회사측의 무책임 내지 무성의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이미 받고 있고요.
게다가 한 번도 그런 거-이른 바 다양한 컨텐츠-원한다고 한 적 없지 말입니다.
Commented at 2006/02/09 00:0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hikage7 at 2006/02/09 00:26
오늘도 저 사람 글이 올랐더군요. 칼럼은 그냥 없애버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Commented by XERO at 2006/02/09 01:24
칼럼이라는 타이틀을 쓸만큼 수준이 되는지 이글루스에 질문부터 하고 싶군요... 정말 함량미달입니다. (이글루스에서 원고료까지 지불하신다구요? 그런 글에 말입니까?)
Commented by 디제 at 2006/02/09 03:46
RocknCloud님/ 어서오십시오. 저도 칼럼을 폐쇄하던지 필진을 물갈이했으면 좋겠습니다.
devi님/ 이용자가 외면하는 컨텐츠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씀 정말 정확하신 지적입니다.
제리스님/ 문제 글이 올라왔는데 손을 놓아버린 이글루스의 책임이 저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나무피리님/ 황당한 건 박소영님은 자신의 포스팅이 문제가 되자 '잡지 기사도 아닌데, 뭘...'이라는 식으로 빠져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신분으로 이곳에 칼럼을 연재하는지 잊고 있나 봅니다.
FOE뽀에님, XERO님/ 사실은 저도 칼럼을 거의 읽지 않고 있다가 첫 번째 문제 제기 포스팅을 할 때 지난 칼럼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도무지 읽을 거리가 없는 함량미달의 글들입니다.
Commented by 디제 at 2006/02/09 03:47
highenough님/ 동감입니다. 가든이고 칼럼이고 간에 기본에 충실했으면 좋겠습니다.
비공개님/ 저는 그 글이 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글에 분노하시는 분들은 포털이 아니라 이글루스의 메인인 밸리에 올라왔다는 사실아닐까요. 그것도 이글루스가 원고료를 지불하며 지면을 제공한 '사회적 명망이 있는 전문가' 필자가 말입니다.
hikage7님/ 저도 지금과 같은 성격의 칼럼은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이준 at 2006/02/09 08:53
보통 신문에 칼럼을 빙자한 함량미달의 정치적인 글들이-보수건 진보건- 올라옵니다. 그 경우는
1) 신문사에서 은근히 밀어주고 일종의 지원을 하는 경우
2) 신문사가 손을 놓고 있는 경우로 볼수 있죠

일반적으로 문제되는 필자들의 칼럼은 1)의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 경우는 2)라는 생각이 듭니다. 1)의 경우는 "정치적 여론조작과 언론상업주의"라는 비판이 있지만 2)는 "직무유기"라는 말이 나옵니다. 1)도 문제이지만 2)도 결코 그냥 볼수는 없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Mariluz at 2006/02/09 10:08
안녕하세요, 트랙백 해주신 것을 보고 왔습니다. 근데...... 트랙백 한다고 말씀이라도 해 주시지 그러셨어요 ^^;
이글루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체계적이고 엄밀한 심사는 커녕 아이디어만 가지고 무작정 실행만 해서 빈축을 산다는 느낌이 들어요. 이오공감을 강화하는게 나을 것이라고 위에 어떤 분이 말씀하셨는데, 제가 알기론 이오공감 선발 기준 및 과정도 그저 허술할 뿐입니다. 누군가가 이메일을 보내 어떠한 포스팅을 추천하면, 아무런 심의 없이 그게 그냥 뜨는 모양이더군요.

어쨌든.. 이번 일이 박소영씨 개인 뿐 아니라 이글루스 운영팀도 각성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분과 경계가 없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블로깅"이라는 이글루스의 운영철학을 방패로 "구분과 경계가 적나라한, 누구나 꼬투리잡아 차별할 수 있는" 칼럼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되겠지요.

글 잘 읽었습니다. 트랙백 감사해요 : )
Commented by 디제 at 2006/02/10 03:51
이준님/ 최근 이글루스가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느낌이 든 것은 저뿐만은 아닐 것입니다.
Mariluz님/ Mariluz님의 초기 문제 제기에 진작부터 공감했습니다.
Commented by 대치동건담 at 2006/02/13 10:08
저 분의 새로운 컬럼글을 주간 베스트에 떡하니 또 올렸군요.
이글루스 운영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Commented by 디제 at 2006/02/14 00:12
대치동건담님/ 호모포비아 포스팅 이후 비판적인 이글루스 이용자들의 조회수가 많아서 지난 수요일의 칼럼이 주간 베스트로 주말에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주 수요일이후에도 계속 새글이 올라오지 않고 중단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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